[04/2월] 직무스트레스-1

일터기사

[노동자건강상식]

직무스트레스-1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김정원

당신이 길을 지나가는데 텔레비전 리포터가 “스트레스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질문을 한다. 그것도 생방송이다. ‘스트레스? 뭐지?’ 일상에서 참 많이 사용하지만, 막상 설명을 하려고 하면 쉽게 떠오르지는 않는다.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전형적인 스트레스 상황이다. 비록 답은 못했지만 당신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이미 경험하였을 것이다. 아침에 아내와 용돈이나 자녀문제로 다퉜을 수 있다. 직장에서 상사 혹은 동료와 과중한 업무, 혹은 업무분담 문제로 고민했을 수도 있다. 혹은 회사 내 구조조정으로 만성적인 실직위기를 겪고 있거나, 혹은 이미 실직을 당한 상태여서 심한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적으로 우리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트레스’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섞여 있다. 하나는 스트레스요인(리포터의 질문)이고 하나는 스트레스반응(뛰는 심장)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반응)에 관한 것이다. 또 동일한 스트레스(요인)이라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 리포터의 질문의 경우,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었다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식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대처방식의 차이는 개인성격(A유형 성격)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이용 가능한 자원(동료나 상사의 지지, 지식의 정도, 경제적 여유 등)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 왜 우리 몸에서 이런 스트레스 반응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어두운 밤길을 걷고 있을 때 뒤에서 칼을 든 강도가 쫓아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때 우리 몸의 반응은 (긴장이 되면서) 심장은 빨리 뛰고, 혈압이 상승하며, 폐는 호흡이 가빠진다. 또한 (빨리 달리기 위해) 근육으로 가는 혈관은 확장한다. 이때 혈액을 측정하면 카테콜아민, 코르티졸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의 증가를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자율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수질의 두 가지 축에 의해 모두 조절된다. 선사시대, 우리의 조상들이 위험한 동물을 만났을 때 싸울 것인가 아니면 도망갈 것인가(fight-or-flight)의 중요한 상황에서 위한 육체적 활동을 준비시키는 정상적인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즉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의 정상적인 반응으로, 모든 스트레스가 나쁜 것은 아니며, 보통 개인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아주 복잡한 육체적·정신적·개인적·사회적 요인과 상호작용하며,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결국 다양한 신체-정신적 건강과 사회생활에서의 장애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직무스트레스란 무엇인가?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에 의하면, “직무스트레스(Job Stress)란, 업무상 요구사항이 해당 노동자의 능력이나 자원, 바램(요구)과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기는 유해한 신체적 정서적 반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시간당 8개를 생산할 수 있는(직무능력) 노동자에게 시간당 10개를 부품을 생산하여야 한다는 업무(직무요구)를 줌으로써 직무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직무스트레스는 흡연, 음주 등을 증가시키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에 영향을 주며, 수면장애, 약물남용 그리고 다양한 뇌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다음 회에는 직무스트레스의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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