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월] 인터넷과 이라크전쟁, 그리고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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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이라크전쟁, 그리고 블로그
노동자의 힘 안동길

91년도 이라크전쟁이 발발할 당시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미국 CNN방송이 장악했다. 미국의 CNN방송국이라는 곳을 그때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당시 ‘전쟁 상황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을 마치 불꽃놀이와 같다는 표현을 했던 CNN방송미디어를 통해서만 전쟁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10여년이 흘러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될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거대 방송 매체인 CNN은 그 당시에 획득했던 권위를 다시 한번 과시하기 위해 10여년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준비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 걸프전 당시에는 CNN 같은 거대 자본 방송매체만이 그 상황을 전달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미국국가권력과 온갖 첨단 무기의 위용을 자랑하는 군수자본 등의 입장만이 일방향으로 전 세계에 전파될 수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대안매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안 매체는 바로 인터넷이었다. 여전히 방송이라는 매체의 비중은 작아지지 않았지만, 이라크 전쟁이 진행 중일 때 걸프전 당시만큼 CNN을 주목하지 않았다. 생중계라는 현장성과 영상 매체라는 직관성을 지닌 방송매체를, 인터넷은 정보전달의 신속함과 참여라는 양방향성을 무기로 물리쳐버린 것이다. 반전평화의 의견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공유되어 나갔다. 그러한 역할을 한 것들 중에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 바로 1인 미디어라고 불리는 ‘블로그’라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당시 살람 팍스(필명)라는 이라크 사람은 ‘라에드는 어디에 있나(www.dearraed.blogspot.com)’라는 블로그를 통해 전쟁 상황을 서술해나갔다. 파괴적인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이라크인의 입장이 전 세계의 네티즌들에게 전파되어 나갔던 것이다. 이것은 곧 전세계 반전운동에 힘을 실어 주었다.

마무리 한다면, 인터넷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거나 블로그의 유용성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집합체인 방송과 언론이 아닌 곳에서 참된 진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우리 스스로가 대안매체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작은 box)
블로그(blog)란?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인 블로그는, 복잡한 절차 없이 간단하게 자신의 글, 그림, 사진 등을 인터넷 상에 기록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 인터넷 상의 일기장.’1인 미디어”문턱이 낮은 대안 미디어’라고 불리며, 개인 홈페이지보다 사용법이 훨씬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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