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월/투쟁의현장] “생전 처음 닭장차를 타봤어요.“

일터기사

[투쟁의 현장]

“생전 처음 닭장차를 타봤어요.”
– 보건의료노조 서울대간병인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편집실 박지선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겼어요. 정말 큰일 날 뻔 했어요”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추운 아침의 피켓팅을 마친 피곤한 상황에서도, 정금자 지부장은 그 때를 생각하며 치를 떨었다. 지난 2월 27일 19시경, 서울 노동청의 병력투입 요청으로 10여명 되는 조합원과 연대단위가 200명이 넘는 전투경찰에 의해 폭력 연행되었다. 군작전을 방불케 한 강제해산 과정에서, 대부분이 5,60대였던 간병인 아주머니들은 개 끌리듯이 노동청 건물에서 끌려나왔다. 그 와중에 4명의 아주머니들이 실신을 하여 구급차를 불러달라 요청하였음에도, 이들은 사람이 쓰러지건 말건 그저 무자비하게 끌어내는데 혈안이 되었을 뿐이다.

지난 2000년부터 서울대병원은 무료소개소를 폐쇄하고, 불법 유료소개업체의 도입을 시도하였다. 유료소개업체는 환자에게 불안정하고 위험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고, 간병인들에게는 가입비, 월회비, 웃돈을 요구하는 등의 폐해가 있다. 서울대간병인지부는 고용보장과 무료소개소의 운영을 통한 서비스의 질 보장을 위하여 6개월 간 투쟁을 전개하여 왔다. 지난 2월 17일 노동청장과의 면담에서 불법공급사업을 중단할 것과 서울지역 유료간병소개소 실태조사 등을 약속받았지만, 열흘 뒤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간병인지부 조합원들을 기다린 것은 공권력 투입에 의한 강제 해산과 연행이었다.

생전 처음 닭장차를 타보고, 생전 처음 철창 안에 갇혀 보았다는 간병인지부 조합원들. 5,60대의 연약한 어머니들을 폭도로 몰고, 공권력에 항의해 옷을 벗고 항의하는 조합원을 강제로 연행하는 경찰의 작태에서 이들의 분노는 식을 수 없었다. 현재는 병원, 노동청, 교육부, 노동부 등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고, 청구성심병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해주겠다는 말 한마디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일할 수 있도록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인데, 이걸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정말 무능한 정권이죠. 오늘 내가 이렇게 속을 줄은 몰랐어요. 끝까지 싸워야죠.”
저임금에 고된 노동으로 굵직굵직해진 간병인지부 조합원들의 손마디는, 그야말로 가정과 자식을 위해 고생한 어머니의 손이었다. 이제 그 손으로 쥔 주먹을 무능한 정권과 자본에게로 내지른다. 중간착취 분쇄와 의료의 공공성을 위해 투쟁하는 힘 있는 어머니들의 투쟁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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