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월] 이제 정말 바로 세워야 한다 -정립회관 농성투쟁

일터기사

[현장통신2]

이제 정말 바로 세워야 한다
-정립회관 농성 투쟁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문상민

8월 10일. 정립회관 농성 50일째. 경증의 장애인 및 비조합원을 앞세워 폭력을 행사했던 사측에서는 낮 12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동안 경증 장애인을 사주하여 비조합원들과 함께 극한 폭력을 행사하며 농성장을 침탈해왔다. 농성장과 연결된 내벽들과 창문들을 쇠파이프와 공사용 공기구를 휘둘러 파손시켰다. 농성장 안을 지키고 있던 중증의 장애인들은 무방비상태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공포감을 느끼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파편들을 피해 모포로 몸을 휘감고 있었다. 폭력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 있던 정보과 형사들도 구경만 하고 있었다.
8월 11일. 농성 51일째. 뚫린 벽면이 휑하고 유리파편과 소화가루가 채 제거되지 않은 11일 아침 10시경, 수십대의 차량에서 내린 100여명의 사람들이 사측 직원들의 안내 하에 정립회관 본관 현관으로 들어오려 하였고, 사측은 저녁 8시 30분경 농성장 전원을 완전 차단했다. 낮부터 굶었던 동지들에게 음식을 갖고 연대해 온 동지들을 마구 구타하고, 심지어는 김밥 배달 온 아주머니를 구타해 허리를 다치게 했다. 전원이 나간 농성장에 밤 10시 30분경 유리창으로 돌팔매질을 했고, 나가려는 사람들을 마구 구타하는 등 사람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둘렀다.

대한민국 최초의 장애인 이용시설인 정립회관(한국소아마비협회에서 운영)은 90년과 93년에 시설비리 척결과 시설운영의 투명성, 민주성을 요구하며 농성을 했었다. 하지만 2004년 오늘에도 똑같은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립회관 운영규정에는 분명 시설장의 정년을 만 65세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관장의 정년이 다가오자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이사회를 기습적으로 열어,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미 11년간 관장을 역임하고 있던 이완수 관장의 2년 연임을 결정했다. 시설장의 정년 도입(만 65세)과 공개적인 채용을 지향하는 사회복지계의 희망을 무시하는 작태이다. 또한 직접민주주의 방식을 통한 장애인 당사자 대표의 참여와 선택 보장을 철저히 짓밟아 버린 폭거이다. 이러한 한국소아마비협회의 비민주적 관장임명에 대해 분노하여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 22일 정립회관을 기습적으로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규모의 장애인 수용시설 성림재단은 횡령 및 투기, 인권탄압, 강제노역, 의문사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공대위와 노조가 맞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공대위는 ‘현 정립회관 관장에 대한 정년제 규정 폐지를 철회할 것’, ‘정립회관 이용자 대표의 대표성을 보장할 것’, ‘정립회관 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 민주적 시설 운영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이완수 관장은 93년 취임시 모 장애인 잡지의 인터뷰에서 “내일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리를 비울 생각이지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라고 10년 전에 이야기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했던가? 정립회관의 ‘정립’은 한자로 ‘正立’ 이다. 박정희가 지었다고 한다. 이제 정말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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