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1월]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을 뒤엎기 위하여!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일터기사

[현장통신1]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을 뒤엎기 위하여!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백한주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에는 두 군대에 천막이 처져 있다. 하나는 회사 본관 앞에, 또 다른 하나는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 이렇게 한 공장에 있는 두 군대의 천막이, 노동탄압과 불법행위를 밥 먹듯이 하는 회사에 맞서 투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지난 9월 30일 진행된 정규직 노동조합 집행부의 신임투표 부결로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난 뒤, 본관 앞의 정규직 농성장은 아무도 잘 사람이 없는 쓸쓸한 농성장이 되어 버렸다. 같은 9월 30일 대정폐업으로 8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차디찬 바닥으로 내몰렸다. 10년 넘게 일한 일터에서 한순간에 쫓겨나게 된 것이다. 해고자 86명은(가공부1명 포함) 비정규직의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투쟁에 나섰고, 지역동지들과 함께 노동조합 앞에 천막을 치고 투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천막농성이 22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역동지들과 대정폐업에 부당해고된 동지들, 그리고 지회 조합원들 30~40명이 돌아가면서 철농을 지키고 있고, 차디찬 공장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밤에도 돌아가는 공장 안의 시끄러운 기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고 있다.

2005년 4월 10일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가 설립되었다. 4월 12일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대우차 창원지부의 6개 하청업체에 대한 2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정, 세종, 국제, 종합, 달마, 청우 등 6개 하청업체에 소속된 843명의 노동자들에 대해 “노무관리상 원청에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근거로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지회는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을 전개하면서, GM대우의 사용자성 인정과 정규직화, 직접고용을 놓고 투쟁을 하고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고용의 안전판이라는 이데올로기와 비정규직이 없으면 힘든 일을 자기가 해야 된다는 사측의 여론공세, 현장 활동가와 대의원의 소극적인 태도로 현장은 자본에 의해 잠식되어 갔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비정규직지회는 태어났지만, 현장 활동가와 대의원들의 조직과 실천이 뒷받침되지 못하였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해서 회사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조합원을 방치하였다. 회사는 노사합의 불이행에 항의하는 대의원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 해고하였고 노동탄압에 맞서 준법투쟁을 전개한 조직실장을 또다시 해고하였다.

그리고 비정규지회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지역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 몇몇 대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치고, 이는 결국 집행부 신임투표로 이어졌다. 신임투표는 비정규투쟁에 대한 조합원의 여론이 확인되는 과정이었다. 사측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66%의 불신임 결과가 말해주었다. 노동자의 힘, 연대. 그것이 사측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게 확인되는 과정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후 사측은 지부장과 사무장을 차디찬 유치장에 가두어 넣었다. 회사는 대정폐업하기 전, 창원지부 신임투표 공고가 나가자마자 용역깡패들을 회사에 상주시키고 출입증 패용을 하라는 등 현장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부서협의에서 현장을 죽이는 안건들로 부서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본조 이성재 위원장과 GM대우 책임자와의 비정규직관련 교섭이 예정되어 있는 날이다. 지회동지들이 발행한 소식지를 보면, 현재 창원공장에서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계속되는지를 알 수 있다.
“ 비정규직 관련 교섭에 지회 당사자도 함께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 우리는 해고된 조합원 86명 전원을 GM자본이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한다.”
“GM대우창원 비정규직지회는 우리의 운명에 관련된 교섭에 비정규직지회가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당사자를 배제한 상황에서 결정되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정규직 노조의 교섭에 의한 10만원보다 비정규직 노조의 자주적 투쟁으로 따낸 1만원이 우리에겐 더욱 소중하다.”

너무도 당연한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은 자신의 운명을 자본에 맞기고, 이제 비정규직의 운명을 정규직이 결정하려 하고 있다.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을 뒤엎기 위해 난 오늘도 용역깡패와 관리자, 경비들이 이중 삼중으로 설치한 정문 앞 장벽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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