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해미
집에서 시원한 수박에 선풍기 틀어 놓고 누워 진심으로 ‘쉬는’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다음 비디오들을 벗 삼으시면 어떨까? 동지들을 위한 여름휴가 비디오 특선!
(경고: 필자의 개인적 취향이 70%쯤 반영되었음. 개인적으로는 좀 더 엽기적이고 톡톡 튀는 영화를 좋아함.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빌리 엘리어트 (2001년, 감독: 스티븐 달드리)
대처리즘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철퇴가 내린 광산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영국노동자들의 삶을 꼼꼼하게 보여준다. 노조위원장인 큰 아들과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사내’답지 않은 둘째아들 빌리, 그리고 부인도 없이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그들의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크리스마스날 돈이 없어 아끼던 피아노를 부숴야 하고,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아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파업 중인 광산의 갱도로 달걀을 맞으며 내려가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 아픈 영화이다. 무거운 진실 속에 경쾌함이 묻어나는 영화.
데드 얼라이브 (1992년, 감독: 피터 잭슨)
극단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완성시킨 피터 잭슨의 상상력을 보고 싶다면 강력추천하는 영화이다. 대책 없는 마마보이와 좀비로 변해가는 엄마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여름 영화의 대명사답게 3000리터의 가짜 피를 쏟아 붓는다. 그러나 기괴하게도 기분이 나쁘기보다 재밌다. 장르에 대한 분류가 공포+코미디라는 것이 이 영화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블레어 위치 (1999년, 감독: 댄 미릭)
최근에 가장 각광받은 공포영화로 블레어 위치를 빼 놓을 수가 없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려 200년 전부터 내려오는 블레어 마을의 마녀 전설을 찾아 떠난다. 35만 달러의 초 저예산 독립영화로 1억원의 대박을 터트렸고 ‘블레어 위치 마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고 보는 것이 공포를 배로 즐기는 방법이다.
송환 (2004년, 감독: 김동원)
블레어 위치와는 다른 ‘진짜다큐멘터리’이다. 12년의 제작기간, 500여개의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800시간의 역사가 두 시간 반 동안에 담겨있다. 장기수 할아버지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간 감독의 12년 세월에 존경을 표하게 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자신의 무기력과 부끄러움에 대한 겸허한 시선이 담겨 있는 영화는 조용한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노팅힐 (1999년, 감독: 로져 미셸)
워킹타이틀표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이다. 너무 하드고어 하거나 무섭거나 무거운 영화가 싫다면 줄리아 로버츠와 휴그랜트의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 빠져 보는 것도 좋다. 유명한 여배우가 노팅힐이라는 조그만 동네의 서점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이를 통해 만들어져 가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영화는 행복함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구하기가 어렵다면 공포영화의 대명사 ‘엑소시스트’와 ‘샤이닝’,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담긴 ‘인어공주’, 가족 영화로서 ‘아이앰 샘’, 치밀한 시나리오의 힘 ‘범죄의 재구성’, 아이들과 함께 보겠다면 ‘니모를 찾아서’, 사회적 문제인식을 담고 싶다면 ‘랜드 앤 프리덤’과 ‘노맨스 랜드’를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중언론 참세상에서 제작한 <우리 앞에 놓인 길-하이텍 노동자 집단산재신청부터 전원 불승인까지.(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media_report&id=1084)>를 반드시 보실 것을 강권(!)하며, 모두들 즐거운 여름휴가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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