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2월] 지금껏 힘차게 싸우고 있습니다! – 투쟁의 현장, 그 이후…

일터기사

[현장통신]


지금껏 힘차게 싸우고 있습니다!
– 투쟁의 현장, 그 이후…

정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선전위원회

서울지역 통신산업 비정규직 노동조합
서울지역 통신산업 비정규직 노동조합 위원장 윤순재

2005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지역에 있는 48개 전화국 중에 44개 전화국을 순회하면서 매일 아침 출근투쟁을 전개하였다. 작년보다 임금이 30% 이상 삭감됐으며 노동강도는 더 강화되고 근로시간이 늘었으며 많은 노동자들이 상당한 피로도를 호소함에 불구하고, 바로 노동조합의 조직화로 연결되진 않았다. 현장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잘 움직여지지 않았으며, 사업장 안에서 각 개인들이 얼마나 파편화 되었는지 알았다. 또한 우리의 실력이 부족함을 피부로 느꼈다.

9월 27일에는 임시총회를 통해 새로운 호흡을 가졌다. 상반기에 노동조합을 선전했다고 한다면 하반기에는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화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기로 결의하였다. 9월에는 인터넷을 통해 전국의 150여명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무조건 및 불만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분석 중이다. 10월에는 지방에서 노동조합을 추진하기 위한 주체들이 나타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그 지역을 조직할 것을 결의하였다. 지금은 소수이지만 지방 곳곳에서 노동조합을 향한 관심과 노조 가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투쟁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까지 선전되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전화국에서 일하는 통신산업 노동자들은 대부분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 그러나 시간외수당, 월차수당, 휴일근무수당 등 기본적인 임금을 무시하고 있으며, 퇴직금 또한 주지 않으려는 전화국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것을 요구하면 바로 계약해지 되기에, 더러워서 통신 일을 그만두고 타 업종으로 전직한 노동자들도 상당수다. 전화국에서 앞으로 10년 있어도 지금과 달라질 것이 없기에, 희망이 없기에 10년 가까이 붙어온 전화국을 떠난 것이다. 아직까지 노동조합이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며 안타깝다.

전화국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전화국 안에서조차 단결하는 것이 어렵다. 우리는 우리의 투쟁과 조직이 상당히 장기적으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현장이라는 대지에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의 길이 장기적이기에 장기적 전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전망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논의 중이다. 내년에는 분명 더 구체적인 투쟁과 조직 계획으로 더 깊이 뿌릴 것은 분명하다. 각 사업장 내에서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들을 배치할 것이고, 이것으로 조직화 및 단결력을 강화시키며, 각 사업장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연계를 갖고 전진할 것이다.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 탄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380일간의 명동성당 농성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주노동자의 단결과 노동권확보를 위해지난해 5월 3일 창립을 선언한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그러나 노조설립신고를 하자마자 법무부는 바로 아노아르 위원장을 불법표적연행하였고, 노동부는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 통보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이후부터 전면화되고 있는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정책은 단속반이 공장과 집에 직접 진입해 퇴로를 막고, 이주노동자들을 연행하고, 무조건적인 인간사냥식 소탕작전을 펼치는 등, 단속 과정에서의 폭력과 인권침해는 날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권탄압, 노동권탄압에 저항하는 이주노동조합의 항의와 투쟁은 노동조합 설립 이후 더욱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 이주노조 탄압 분쇄! 고용허가제 철폐!’를 위한 명동성당 릴레이 1인시위, 결의대회, 집중집회투쟁 등을 통해 ‘고용허가제’ 시행 1년의 실상을 알려내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확보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노아르 위원장의 체포과정에서 단속반원들의 반인권적 폭행에 의해 발생한 거의 전신에 걸친 타박상, 찰과상에 대해 이주노조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인권위는 법무부의 불법폭력 연행을 용인하는 ‘인권침해 기각결정’을 내렸고 이에 항의, 지난해 12월 6일 이주노동자의 결집과 연대를 호소하며 ‘국가인권위 점거농성 투쟁’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이주노조는 앞으로 집회 및 선전전, 한국 노동자들과의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이주노동자 문제를 사회쟁점화하고,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의 ‘노동허가제’ 입법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2006년엔 전국적 조직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2006년은 보다 탄탄한 이주노조로 뿌리내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엔텍지회 사수에서 엔텍지회 강화로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산안부장 성세경

전국금속노동조합 엔텍지회는 2005년 4월 5일 설립했다. 그러나 사측은 교섭을 해태하면서 5월 11일부터 파업투쟁을 전개했다. 회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5월 17일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파업은 ‘장기전’으로 이어졌다. 영동과 황간 가두 투쟁, 회장집 앞 1인 시위, 청주노동사무소 집회, 본사 상경투쟁 등 5개월 동안 집중적인 투쟁을 전개했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었다.

10월 4일 ‘본사점거’를 전개했다. 8월과 9월 7차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 요구안에 대한 수용불가만 있었다. 더 이상 충북경총과의 교섭은 의미가 없었다. 9월 말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10월 초 국정감사 등의 일정을 고려해 10월 4일 본사를 기습적으로 점거했다. 점거투쟁을 하면서 모회사인 에넥스 앞 1인 시위, 서울지역 선전전, 투쟁사업장 결합에 삼삼오오 결합했다. 이렇게 49일간의 엔텍본사 점거투쟁을 전개했고, 11월 21일 합의서를 체결했다. 사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권력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34명의 조합원들이 똘똘 뭉쳐 공권력을 돌파하고, 교섭을 통해 충북경총을 ‘아웃’시키고, 금속노조를 ‘인정’받았다.

문제는 11월 21일 이후부터였다. 합의서에는 11월 30일 전에 조합원들을 현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했지만 사측은 조합원 34명 중 21명을 출근자로, 13명 대기발령자로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노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압박했다. 비조합원 6명은 회사가 알아서 선정하고, 노동조합도 7명에 대해 조합에서 알아서 선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고, 조합원 모두는 현장에 복귀시켰고, 조합간부 7명은 노조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또한 단체협약은 12월부터 11차까지 교섭을 진행해 61개 전체조항을 가합의했다.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면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노조 전임자의 문제였는데, 1명으로 의견접근을 이뤄냈다.

남은 쟁점은 대기발령 중인 7명의 간부들이 현장에 복귀하는 것이다. 엔텍지회 간부들은 전체 조합원들을 일단 현장에 복귀시키고, 간부들은 똘똘 뭉쳐 노조를 사수하고 강화하는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엔텍지회는 장장 9개월간의 투쟁으로 만들어지고, 그 투쟁의 경험은 고스란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 패배란 결코 있을 수 없다.

36명(2명 가입)의 조합원과 1명의 조합원은 똑같다. 2006년 조합원들은 노동조합과 함께 자신의 삶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엔텍지회 ‘사수’에서 엔텍지회 ‘강화’로 구호가 바꿨듯이 현장 구석구석 뿌리내리는 민주노조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 민주노조사수투쟁 1년을 뒤돌아보며
경기지역일반노동조합 신세계이마트분회 조합원 이종란

지난 2005년 12월 21일은 우리가 노동조합을 시작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작년 이맘때, 우리는 몇 달을 공을 들여 준비한 노동조합 (경기지역일반노동조합 신세계이마트분회)을 회사측에 공표했다. 우리의 주장은 너무 평범하고 소박했다. 연장은 동의해서 시키기, 한달 60~70여 만원인 임금을 조금만 더 올리기, 인격모독이 다반사인 관리자들의 태도를 바꾸기,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쓰지 말고 상시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인정하기 등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소박한 꿈은 상상을 초월한 탄압으로 모진 시련을 겪어야 했다. 공포와 두려움, 분노와 눈물로 하루가 십 년 같을 정도로 많은 탄압을 받았다. 악몽 같은 겨울이었다. 무노조경영방침으로 인한 노조와해공작이라는 것은 빈틈없이 순식같이 벌어졌다. 일 안 주기, 개별면담, 미행, 도청, 감시, 금품매수 등의 회유와 탄압은 조합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인척한테까지 미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겠다며 이 악물고 버틴 조합원 4명 중 1명은 일주일만에 해고, 남은 3명은 3개월 정직, 복귀 일주일만에 다시 해고, 갑작스런 복직(7월 5일), 복직 5일만에 다시 계약만료통보라는 두 번의 해고를 겪어야 했다. 또한 2월에 수원지법은 이마트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이마트가 무노조경영을 가지고 있다”등 특정문구사용금지를 시켰고, 그래서 우리는 투쟁이 꼭 필요한 시기에 현수막, 피켓은 물론 방송, 신문, 인터넷 등 어떠한 곳에도 그러한 표현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반복되는 징계와 두 번의 해고, 표현금지 가처분, 걸핏하면 경찰서에 업무방해니, 명예훼손이니 하면서 계속되는 고소… 노동조합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동안 회사는 노동조합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지만, 우리는 투쟁을 통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얻었다. 우선, 동지와 연대의 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조합원은 4명인데 이마트 앞에서 집회나 문화제를 하면 100명씩 되는 연대의 힘! 우리 때문에 1인시위를 하다가 폭행을 당하고, 기자회견을 하다가 머리가 찢어지기도 하고, 우리의 투쟁을 시로 표현해준 동지, 노래로 만들어준 동지, 해고돼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며 농사로 지은 쌀가마니를 주신 동지 등… 1년이 지난 지금. 회사의 무식한 탄압과 해고의 칼날보다 기억에 남는 건 동지들의 마음이다. 연대의 힘이다.

지난 11월 28일 경기지노위는 계약만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즉, 계약기간이 끝난다 하더라도 계속근로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도록 함으로써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회사쪽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하려면 사회통념상 해고에 이를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의 해고가 정당한 사유가 없이 행해진 부당해고라는 것이 판정내용이었다. 작은 승리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국회에서 입법논의 중인 기간제(계약직) 입법안보다 훨씬 진보적인 판정이었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복직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는 판정이었다.

1년 동안 단 한 번도 흔들림이 없었던 회사이기에 경기지노위의 복직판결을 쉽게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회사의 복직명령 거부는 우리를 분노케 했다. 수지점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와 어렵게 따낸(이마트 알바가 용인서에 1년 내내 집회신고를 하러 오는 바람에) 지난 12월 17~20일 4일간의 집회기간 동안 우리는 열심히 투쟁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선전전과 약식집회와 촛불문화제까지 꽁꽁 언 손을 녹이며 우리의 정당한 싸움이, 소망이 현실화 될 것을 간절히 바라면서…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전국 이마트의 소식이 경기까지 들려오는 것이 놀랍다) 전국의 모든 이마트 계산원들이 우리의 복직소식을 궁금해 한다고 한다. 또한 몇몇 이마트 점포에서는 회사 관리자들의 태도와 복지가 많이 좋아졌다며 고맙다고들 한다. 우리는 여기서 민주노조의 희망을 발견한다. 더디긴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가 앞으로 전진한다는 것을 믿으며 복직되는 그 날까지 아니, 무노조경영의 낡고 잘못된 깃발을 내리고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조 깃발이 올려질 때까지 우리는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

사옥 철야농성으로 2006년을 맞이하는 성진애드컴 노동자들

직원들을 하인인 양 욕설과 고함으로 부리고 왕처럼 군림하던 곳,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감시카메라 10여대와 도청장치를 설치하여 조합원들만을 표적 감시하고,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생리휴가’에 대해서도 ‘생리진단서를 제출하라’는 상식이하의 노동탄압, 인권탄압을 자행되는 곳!

을지로 인쇄골 성진애드컴 사옥 옥상엔 회사를 점거하고 죽을 각오를 하고 올라온 인쇄노동자들이 있다. 인격적으로 존중해달라, 노조인정, 단체협약을 체결해 달라는 너무나도 상식적인 을지로 인쇄골 성진애드컴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04년 5월 노조설립 이후 지난 1년 6개월이 넘도록 무성의와 노조분쇄 책동으로 일관하였다. 노사가 단체협상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합의했음에도 말을 바꾸어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노조에 가입한 사원에 대해 부당한 부서이동과 징계ㆍ해고를 서슴치 않았다. 6개월이 넘는 노조의 천막농성투쟁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 12월 20일, 직원들에 대한 사장 아들의 공개 사과, 부당 인사발령에 항의한 해고조합원의 원직 복직, 노동조합 인정과 단체협약 체결, 부당징계 철회와 임금 체불 해소 등을 요구하며 을지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성진애드컴 사옥을 기습 점거하였다. 노조는 지금도 무기한 현장 철야 옥쇄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용역깡패들을 동원한 사측의 침탈 시도와 공권력의 위협 속에서도 성진애드컴 노조는 사측의 성실 교섭이 있기 전까지는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점거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한다.

원직복직 쟁취 ! 민주노조 사수! 승리할 그 날까지 투쟁!
–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대전충북지역 금속노조 사무장 임헌진

길거리에서 또 다시 맞이하는 추운 겨울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이제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마지막 웃음이 남아있다. 지난 2005년 7월 21일 대전 노동청 불법파견 판결의 의미는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이 투쟁하지 않으면 쟁취할 수 없다”라는 것을 교훈으로 삼으며 조합원들은 결사 투쟁하고 있다. 이러한 당연한 판결 결과를 얻기 위해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는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비롯한 강고한 투쟁, 그리고 지역과 전국 동지들의 연대 투쟁의 힘으로 쟁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이 불법파견 판결 이후에도 자본과 정부의 탄압에 의해 표류되고 있는 것을 조합원 모두가 알고 있기에 “다시 시작한다”라는 마음으로 자본을 교섭 자리에 끌어내기 위한 투쟁을 고민하고 조합원과 같이 토론 속에서 정리하고 있다.

장기적인 투쟁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생계 대책이다. 조합원들의 생계는 정말 심각하다. 두 아이에 부모님이 지병으로 생계를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처절함 속에서도 투쟁을 해야 한다. 또 지병을 앓고 있는 부인의 치료를 도와가며 투쟁을 하고, 아이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계속 치료받아야 하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투쟁을 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러한 조합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 조합원들은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여기서 지면 다시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후대 아이들에게는 비정규직을 물려주지 말자!” “살면 살수록 빚만 늘어 가는 마이너스 통장이 점점 불어만 가는 생활을 우리는 청산하고 싶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2004년 10월 22일 노동조합을 만들어 스스로 노동자임을 선택했고, 확고한 의지로 현장에서 강력한 투쟁을 펼치다 작년 12월 25일 직장폐쇄와 더불어 12월 31일 계약해지를 당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졸지에 실업자가 된 것이다. 노동실업이 사회적인 문제로 이야기되는 시점에 노동자가 실업자가 되어 길거리에서 쫓겨나 생존권을 사수하는 투쟁을 펼쳐야하는가 의문스럽기도 했지만 조합원들은 결연한 각오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청주지방노동사무소의 불법파견 1차 판결은 합법으로 내리면 조합원들이 오합지졸이 되어 노동조합을 포기하고 현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자본의 판단으로, 노동자의 처절한 절규를 모르는 오판이었다. 조합원들의 분노를 가지고 불법파견 재진정을 하여 얻어낸 대전 노동청의 판결을 통해, 최악의 조건에서도 7개월 넘게 강고한 주체로 강고한 투쟁과 연대투쟁으로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의 투쟁을 묵인하였던 지역 여론과 언론도 이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되찾아 갔다. 지금은 법조인, 학술인, 종교인 등을 비롯한 지역의 모든 지식인과 시민단체까지 망라하는 범도민 대책위를 결성하고 충청북도청, 청주지방노동사무소, 충북지방노동위원회 등 모든 관계기관까지 적극적인 사태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대전노동청의 불법파견 판결뿐만이 아닌 노동자들의 마지막 법적 보호 수단인 부당해고구제신청건을 취하하는 결단을 필요로 했다.

‘도민의 기업’이라는 하이닉스 반도체와 매그나칩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도덕적 기업 윤리 의식을 발휘하여 노․사간 직접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 위해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신청 최종심판 자리에서 공익위원들의 화해 권고안을 겸허히 수용하였다. 그리고 범도민대책위와 충북 노사정협의회는 지난 21일과 22일 노사간 직접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권고안을 발표하였다. 또한 천주교 신성국 신부는 직접 대화 해결을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조합원들과 함께 회사 정문에서 진행하고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정치적 압박 투쟁과 함께, 이제 원청인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이 직접 교섭 자리에 나올 수 있도록 회사 정문 앞 전조합원 노숙 및 단식농성 등 평화적으로 투쟁을 전개하고 그럼에도 이들이 끝내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한다면 결단을 내릴 것이다. 반드시 공장으로 들어갈 것이다. 결연한 각오로 “죽을 순 있어도 물러설 수 없다”는 구호를 함께 힘든 상황을 지혜롭게 싸워 나갈 수 있도록 단결하고, 가족이 지지하고 내 옆의 동지와 함께 뜨거운 동지애로 투쟁할 것이다. 정면에 바라보이는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반드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조합원 모두와 함께, 그리고 전국의 동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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