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월/요양자이야기] 건강을 지키면서 노동하고 싶다.

일터기사


건강을 지키면서 노동하고 싶다

산재해고노동자 박한용

산재사고로 허리를 다쳐 신길운수라는 버스회사에서 해고된 버스노동자입니다.

지금까지의 신길운수내에서는 극소수의 조합원을 빼고는 산재요양 후 근무 복귀를 시키지 않으며 결국 해고를 시켰던 점을 보더라도 회사에서는 우리 버스노동자들을 하나의 기계 부품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몸 멀쩡해서 근무를 할 수 있는 동안 뼈빠지게 부려먹고, 이 회사에서 몸이 축나서 산재를 당하거나 하면 그때는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것이다. 버스운전을 하다보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돈통을 들다가 허리가 삐끗할 수도 있다. 매일 운전을 하다 보니 허리와 어깻죽지가 뻐근하니 아파올 수도 있다. 더구나 최근 말로는 주 5일제라면서 점점 더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버스운행을 본다면 이런 산재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는 더 많아졌다. 이런 모든 것이 바로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가? 바로 회사에 노동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어차피 우리는 노동자이고, 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이 서서히 부서져가면서 결국은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게 되면 자신만 몸이 아프고 힘든 것이 아니다.
버스노동자들은 대부분이 장시간 운전과 의자에 않자 있는관계로 근골격계가 많이걸리며 배차시간 관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집에있는 가족들도 함께 힘들어지며, 심지어는 한 가정이 파탄날 수도 있다. 이런 중대한 문제가 회사에 노동하면서 유발되는데, 막상 산재요양이 끝나고 나면 그 길로 회사에 복귀시키지 않고, 해고시키거나 퇴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힘없는 우리 재해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회사에서 불이익 당할까봐 말도 못하고, 몸은 점점 더 골병 들게 되는 것이다. 과중한 업무에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다친 노동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변호사 찾아가고, 근로복지공단 찾아가야 하는가?

현재 우리식구는 사랑하는 아내와 중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인 두 아들이 올해 졸업반이다. 신길운수에 입사하기전에는 지방으로 짐을싣고 다니는 장거리 화물운수업을 했는데 자주 집을 떠나있어 가정에도 소홀하고 가족도 보고싶어 집근처에 있는 신길운수에 입사한 것은 1993년 10월 중순이었다.
직장생활 즐거웠고 가정에도 늘 화목했다. 그러던 2003년 6월 오전근무를 마치면서 돈통을 들고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허리를 부딪쳐 심한 허리통증의 부상을 당하게 된 것이다.
나는 줄 곳 588번(현604번)인 신월동에서 신촌을 거쳐 중구청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12년간을 운전하였다.
회사가 끝내 산재를 불인정 하였지만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를 인정받아 2004년 8월까지 산재가 종결되어 당월 26일에 회사에 9월부터 일을 하겠다고 업무복귀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나에게 전에근무하던 588번(현604)노선에 근무를 시키지않고 출퇴근이 어려운 거주지와도 왕복74km 떨어진 송파차고지로 일방적으로 전보발령을 내렸던 것이다.

송파차고지에서 41번 버스의 노선견습을 마쳤지만 회사는 계속해서 승무를 시키지 아니하여.. 수십여차례 승무를 요구하였지만 계속하여 사표만을 강요 하며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회유를 하고 “다른 운수회사에 취직시켜줄테니 거기가서 일해라.!” 며 여기(신길운수)만큼은 일을 시킬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많은 동료들과 정이 들어서 떠날 수가 없다고 거절 하며 계속하여 복직시켜 달라고 요구하던 중 사장은 또다시 다치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 “복직은 시켜줄수 없다”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입혔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 사장은 복직을 거부하였다.
10월 11일 사무실을 찾아가 사장과의 또다시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면담자체를 거절하며 그 다음날 회사에 복직을 시켜달라는 공개질의서를 보내게 되고 회사에서는 우편으로 “복직을 받아 드릴수 없는 이유”란 제목으로 산재를 인정할수 없다는 내용과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으로 10월 14일자로 해고인지 애매모호하게 보낸것이다.

서울시내버스체계 개편과 맞물려 신길운수에서는 2004년 5월부터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노동자들을 재계약 하도록 했다. 70여명의 장기 근속자 명단을 게시판에 붙이고 전체 조합원 교양부터 개인 면담을 진행하면서, 한 마디로 회사는 노조가 ‘나 몰라라’ 하는 틈을 타서 신길운수 버스노동자들을 협박했다.
버스 구조조정 이후, 거의 매일 서울시는 버스자본가들에게 지침을 공문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
이러한 현장의 고용불안으로 산재처리 요구는 산재보험 적용을 받고 회사에 사표를 제출 하겠는가? 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노조또한 사측과 한목소리가 현실인 것이다.

신길운수를 비롯한 전국의 모든 버스사업주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버스노동자들이 골병이 들든말든 득이 되는일은 무조건 진행하고 있다. 그게 결국 버스노동자들에게는 피눈물 나는 탄압이었지만. 그런데 이런 구조조정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 진행되던 각종 불법적이고,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는 일들이 지금도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한마디로 완벽한 ‘신구의 조화’이다. 좋은 것들이나 현재까지 유지되어야 할 텐데, 이건 자기들이 보기에 가장 좋은 것들, 거꾸로 얘기하면 노동자들이 보기에는 가장 안 좋은 것들만 골라서 행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현장에서근무중 재해를 입고 해고당해 복직투쟁을 전개한지 2년 1개월이란 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악질자본 중에 악질인 신길운수 자본은 꿈쩍도 하지 않는 태연함을 보이고 있고, 오히려 거짓집회를 빌미로 우리들의 집회를 방해하는 공작까지 펼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우습고 유치한 신길운수자본의 행동에 힘 받아 또다른 나와 같은 해고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더욱더 가열찬 투쟁으로 싸워 투쟁으로 복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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