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월]명분도 실익도 없다. 단군 이래 최대 환경 파괴 사업, 새만금

일터기사


명분도 실익도 없다.

단군 이래 최대 환경 파괴 사업, 새만금

박재순(민주노총 전북본부 선전부장)

단군 이래 최고의 국토확장사업이라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대법원이 ‘계속공사’ 결정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2004년 1심판결 이후 중단된(그러나, 사실은 보강공사 명복으로 공사는 지속되고 있었다) 방조제 33km 중, 바닷물이 통하는 마지막 2.7km의 끝물막이 공사가 하루 100m 이상을 전진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방조제 33km를 축조하여 40,100ha 해수면을 28,300ha의 토지와 11,300ha의 담수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를 간척하는 엄청난 대규모 간척사업이다.

새만금 사업의 시작은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가 전주유세를 진행하지 못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북민심을 달래기 위해 13대 대통령 선거를 엿새 남긴 시점에 공약으로 발표된다.
당시 정부부처는 이사업이 공사재원조달이 어렵고 ‘식량을 수입하는 것이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농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라며 경제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었으나, 공업화와 발전에서 소외됐다는 전북도민의 개발소외의식을 이용하기 위해 정치 논리로 시작됐다. 이후 91년 방조제 공사가 시작되고는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매번 선거 때마다 ‘새만금 사업으로 전북도민의 발전을 이루겠다’는 환상을 전북에 심어왔고 그 결과 전북도민 상당수도 이를 철석같이 믿게 되었다.

새만금 사업은 지도로 보면 매우 간단하다. 군산에서 고군산군도를 거쳐 변산반도까지 자로 그은 듯 방조제가 막혀 있다. 그 안에는 동진강, 만경강 하구가 포함되어 있다. 강 하구 두개를 한꺼번에 막는 간척공사는 세계 유례가 없다고 한다. 이 방조제 안으로 우리나라 전체 갯벌의 10%에 해당하고 전라북도 갯벌의 65% 이상이 포함돼 있다.

갯벌은 생산성으로만 봐도 농지의 몇십 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백합, 동죽을 비롯해 실뱀장어까지 인근 어민들에게 바로 공장이었고, 통장이었다. 특히 백합은 우리나라 생산량의 80%가 새만금에서 나고 있다. 수백만 수천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터전이고, 서해 연안 어장 어류의 70%가 갯벌에서 알을 낳고 성장기를 보낼 정도로 수많은 종류의 해양생물들의 산란 및 성장 장소이다. 거기에 수많은 철새들의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갯벌에는 무수한 미생물들이 유지나 바다로부터 흘러온 유기물을 분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들은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는 유기물을 제거해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콩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새만금 지역 갯벌 6천만 평이 하루 10만 톤 처리규모의 전주하수종말처리장 40개와 맞먹는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의 강들이 육지에서 배출한 유기물을 거두어 서해로 흘러 드넓은 갯벌에 풀어 놓는다. 갯벌에 사는 무수한 생명들은 이 유기물을 쉴 새 없이 먹어치우며 제 몸집을 불리고 사람들은 이들을 잡아 올려 식량으로 삼고 다시 유기물을 배출한다. 이처럼 갯벌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의 중간에서 사람과 자연과의 순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농지보다 수십 배의 생산성을 갖고 있지만 이보다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일들을 갯벌이 우리에게 해주고 있다.

또, 시화호나 영산강호를 보아 잘 알듯이 강을 막아 만든 담수호의 수질을 보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새만금 담수호는 강을 두 개나 틀어막아서 담수호의 수질은 최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이 썩으면 바다로 방류도 못하고 그냥 놔둘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현재는 이 갯벌과 바다 연안에서 갯벌과 바다가 내는 소산을 먹고 살던 수천 명의 어민들이 갯벌과 바다의 뭇생명과 함께 며칠이면 한순간에 일터를 잃을 위기에 놓여있다. 그물을 들고 그레를 들었던 어민들이 물대포를 들고 끝막이 공사저지를 위해 해상시위며 집회에 단식농성까지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방조제가 90% 만들고 나서 새만금 사업이 90% 진행된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 그러나 방조제 공사는 새만금 간척사업 전체 공사 중 기껏해야 2-30%에 지나지 않는다. 간척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갯벌이 농지로 되는 것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 경제성으로 보나, 생태적으로 보나 농지보다 훨씬 큰일을 하고 있는 갯벌을 죽이고, 수십 년 후에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농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새만금 사업이다.
경제적 실익도 없고, 농지조성이라는 명분도 상실한 채 정치적 논리로, 소수의 건설자본의 배를 불리기 위한 사업이 바로 새만금 간척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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