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월]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조건 실태조사연구 – 1

일터기사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의 건강권과 노동조건 실태조사연구

김정원 / 한노보연 부산연구소

제한없는 이윤확대, 자본주도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정은 실업과 불안정 노동, 고용불안, 그리고 노동강도강화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이 땅의 노동자 누구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광풍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이로 인한 노동자 건강의 파괴는 지하철 노동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지하철 등 궤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효율성 (혹은 생산성) 중심의 지속적인 인원감축의 구조조정은 자본의 의도대로 관철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고용불안과 직무스트레스, 육체적 피로의 증가는 노동자들의 피해의 증거이다. 부산지하철의 경우, 승무노동자의 사상사고와 안전사고로 인한 직무스트레스, 차량지부의 근골격계 질환, 역무지부의 감정노동(승객과의 마찰) 등 다양한 요인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지하철 노동자의 작업이 대규모의 사고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동강도강화와 관련한 노동조합의 문제제기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지하철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노동환경의 대표적인 예인 지하환경(석면, 라돈, 한정된 공간 등)과 교대제 등은 노동자 건강권을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본 연구는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동강도의 강화지점과 이로 인한 건강영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특히 교번제와 사상사고라는 승무노동자 특유의 노동조건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조사를 하였으며, 이러한 노동조건과 사상사고에 기인한 건강장해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대안(사상사고 복귀 및 직무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과 노동강도강화저지를 중심으로 한)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3회에 걸쳐 연재하며, 이번 호에서는 승무노동자의 일반적 노동조건과 노동강도의 변화에 대해서 설문과 면접결과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1회. 승무노동자 노동강도의 강화와 악화된 노동조건

2회. 승무노동자 노동조건과 건강영향

3회. 승무노동자 건강권을 위한 대안은?

1회. 노동강도의 강화와 악화된 노동조건

1. 지하철 노동자들의 구조조정과 노동강도강화과정

부산지하철의 일반적 노동강도 강화과정을 알아보기 전에 서울지역의 다른 지하철과 궤도 사업장의 노동강도 강화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1.1. 도시철도공사의 노동강도강화

도시철도공사는 1994년 수도권 도시철도 사업 분리운영 결정 및 공사 설립 이래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한 경영전략,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현장통제를 시도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1999년 정원감축을 통한 1,700여명의 인력감축을 시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본사·현업 조직 통폐합 및 팀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였다. 이로 인한 도시철도공사의 2002년까지의 인력변화의 과정은 아래와 같다. (그림 1. 도시철도 공사의 인력변화 양상 : 일터 5월호 참조)

이후 인력감축으로 발생한 부족한 인원은 대대적인 외주용역화 도입 및 확대로 충원되었다. 업무대행용역 (전동차 중/경정비 용역, 공익근무요원 확대운영 등), 기술용역 (저가낙찰시설물 하자검사 용역, 토목구조물 관련용역, 전산시스템 OA기기 유지보수용역 등), 유지관리용역 (본사 및 연수원, 차량사업소 시설관리용역, 각종 청소 및 방역소독 용역, 승강 및 소방설비 유지보수용역 등) 등이 그 구체적인 예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용이하게 진행하기 위해 노사협조주의적 노동조합 육성으로 적극적인 구조조정 파트너쉽을 확보하고, 각종 교육, 훈련, 평가제도 등을 통한 현장노동자 관리 및 통제를 통한 현장통제를 시도하였다. 안전 및 효율성 향상 교육 역시 동원되었다. 이들 과정은 모두 공세적이었고, 추가개통과 연장운행, 인력감축 등을 통해 매우 일상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였다.

1.2. 서울지하철; 구조조정과 노동강도 강화 지축정비, 2004년 근골 설문조사

구조조정과정은 서울지하철도 다르지 않았다. 노동강도 강화를 위한 인사고과, 성과주의 임금, 팀제 도입 등 작업조직개편, 현장작업자에 의한 통제와 관리, 생산성 향상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수단들이 동원되었다. 이러한 개입들은 효과를 발휘해, 결과적으로 입사당시의 노동강도변화가 증가했다고 한 노동자가 198명으로 응답자 중 73.1%에 달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강화과정은 서울지하철 공사의 치밀한 구조조정 흐름과 연결된 것이었다. 이를 위해 ISP(업무프로세스 분석을 통한 정보전략계획), SAMS(전략적 자산관리시스템), BSC(균형성과측정지표), RIMS(차량분야 정보화시스템), 6시그마, One-Plus, 5S운동 등의 각종 ‘사업장 문화정책’과 함께, 서울지하철 공사 흑자경영 추진 계획(2003)은 인력감축계획을 함께 함으로써 구조조정을 구체화 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근무제의 변경, 자동화 추진, 민간외주용역 확대 등의 과정을 거쳐 인력감축을 통해 06년까지 총 740억원(연평균 247억원)을 절감하려는 노력을 진행하였다.

도시철도, 서울지하철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과 노동강도강화의 문제는 부산지하철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본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에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강도강화가 어떻게 일어나며,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및 결과

2.1. 설문 및 면접조사방법

승무노동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하였으며, 전체 조합원 340명중 312명(91.7%)이 설문에 참여하였다. 설문은 개인적 특성, 수면실태, 노동조건, 노동강도의 변화, 그리고 건강실태관련으로 구성하였다.
(표 1. 설문지의 구성 : 일터 5월호 참조)

통계분석은 각 독립 변수들은 연속변수의 경우 증상을 기준으로 하여 t-검정을, 구간변수의 경우에는 카이제곱 검정과 ANOVA test, Cochran-Mantel-Haenszel 검정하였다. 유의수준은 p=0.05를 기준으로 하였고, SAS 9.1 통계패키지를 이용하였다.

2.2. 연구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승무지부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는 37.6세(±12.4), 현 업무의 근무 기간은 평균 7.1년(± 3.7)이었다. 소속은 노포 75명(24.6%), 신평 65명(21.3%), 호포 108명(35.4%), 광안 54명(17.7%), 대저 3명(1.0%)이었다. 직급은 6급이 42.0%로 가장 많았고, 8급 72명(23.1%), 5급(20.8%)이 다음으로 많았다.

(1) 노동강도와 노동조건

먼저,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강도가 강해진 과정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하였다. 노동강도가 강해진 연도는 2005년 122명(50.0%), 1998년 62명(25.4%), 1999년의 순서로 응답하였으며, 주요한 원인으로 05년 운행시간의 30분 연장, 04년에는 시격의 조정, 98년과 99년에는 1인 승무제로의 전환 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노동강도의 주요한 내용도 이와 유사하게 시간연장(115건, 44.9%), 1인 승무(82명, 32.0%), 운전시격조정 (13명, 5.1%)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구조조정, 노사대립, 출퇴근, 피로 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림 2. 노동강도 강화의 내용 : 일터 5월호 참조)

승무노동자의 노동 강도 변화 항목에서는 ‘내가 일하는 부서에서 전보나 파견이 늘어났다’, ‘정신을 더 집중해야 한다’, ‘운행중 사상사고가 늘어났다’, ‘경영혁신, 1인 1아이디어 등 현장관리 및 통제가 강화되었다’, ‘내가 일하는 부서에 새로운 작업방식이나 새로운 작업이 늘어났다’등의 문제를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제기하였으며, 응답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호선별로 달랐는데, 2호선은 30분 연장근무, 시격 조정에 대한 기관사의 정신적 쫓김 등으로 인해 절대적, 상대적 노동강도가 높다고, 1호선은 구내 용역으로 인해 양적 유연화의 평균 점수가 보다 높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위의 결과와 유사하게, 구체적인 노동조건에서도 운전 시간 증가와 강제 전보로 인한 출퇴근시간의 증가, 1인 승무로 인한 작업환경 변화, 그리고 지하환경과 외주, 하청 등으로 인한 고용불안 등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그림 3. 승무지부 노동조건 핵심 항목 : 일터 5월호 참조)

(2) 노동일수, 출퇴근 및 운행시간

노동강도, 그리고 노동자 건강과 밀접한 노동일수와 관련하여, 응답노동자의 70%가 ‘적다 혹은 매우 적다’로 답하였으며, 반면 야간 근무일수가 너무 많다고 30.2%의 노동자가 답변하였다. 또한 61.2%정도는 야간근무 때 병가·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노동일수와 특히 야간일수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야근시 수면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이 약 70%(매우 불만족 포함)정도로 나타났다. 수면은 인간이 정상적인 활동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수면부족은 피로감, 공격성, 불안 등을 증가시키고, 사고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면 시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4. 휴일수의 적정성, 그림 5. 수면시설의 만족도 : 일터 5월호 참조)

근무일 역시 교번제의 불규칙한 출·퇴근 문제가 응답자의 66.6%에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휴일수의 부족과 수면시설의 불만과 함께, 승무노동자의 피로문제와 긴밀히 연결이 되어있다. 특히 교번제의 문제는 승무노동자 모두가 경험하는 중요한 노동조건이며,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해외와 국내사례 등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교번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림 6. 교번제와 스트레스 : 일터 5월호 참조)

“교번근무로 생활리듬이 깨지다보니 식사시간의 편차가 있고 취미생활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맞지 않아 할 수가 없다. 명절때도 그렇고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도 시간이 잘 맞지 않다. 집사람도 저 때문에 저한테 맞추어서 생활하다 보니 같이 속이 안좋아 진거 같다.새벽출근은 집이 가까워서 좀 나은데 저녁 출근은 꺼려진다. 저녁 출근은 일하다 4시간 정도 자고 다음날 아침까지 타는데 4시간을 거의 안자는 경우가 많다”

노동시간과 관련하여서는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운전시간’은 1호선이 4시간 18분(현행 4시간 38분), 2호선이 4시간 30분(현행 5시간 9분)이었다. 승무노동자의 건강을 기준으로 할때, 현행 운행시간을 20분 및 39분의 운행시간 단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2호선의 승무노동자들의 최근의 운행시간 30분 연장과 지하역사가 더 많은 노동조건을 고려할 때 부산지하철의 경우, 2호선은 특히 1호선보다 지하구간이 더 많다., 노동시간의 단축필요성이 더욱 증가한다는 것은 아래의 면접결과에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그림 7. 적정 운전시간과 현 운전시간의 비교 : 일터 5월호 참조)

“2호선 사람들과 얘기 해보면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연장근무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하고 지상역이 없고 지하역만 있다 보니 시간이 길어진데 대한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더라. 지하가 공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감기가 걸리면 잘 안 낫고 비염도 심해 졌고 코풀면 시커멓고 귀주위에 먼지가 많다. 혼자서 어두운 곳을 다니다 보니 외롭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처음에는 피곤했는데 지금은 적응이 된 것 같은데 몸 상태가 않 좋을 때는 두 바퀴 도는게 피곤하다. 예전에는 한 바퀴 돌고 쉬고 광안에서 호포 갔다가 다시 광안 오는 것으로 끝났는데 지금은 풀로 2바퀴 도니까 피로하다. 게다가 2호선은 지하 구간밖에 없는 것에 적응이 되지 않더라. 가도 가도 끝이 없더라. 갑갑하고 무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특히 2호선 운행시간 연장과 관련하여 승무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육체적, 정신적 피로의 증가를 경험하였거나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표 3. 30분 연장관련 질문 1 : 일터 5월호 참조)

결과적으로 2005년 2호선에 도입된 운행시간 30분 연장운행에 관해서는 30분 연장운행을 경험한 기관사와 경험을 하지 못한 기관사 모두에서 대부분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4. 30분 연장관련 질문2 : 일터 5월호 참조)

(3) 한국형 직무스트레스와 안전・사상사고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항목을 통해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점수는 물리적 환경(70.0점), 직무자율(59.2점), 관계갈등(50.7점), 조직체계(67.7점), 직무불안정(62.2점), 직장문화(42.9점), 총점(56.8점)으로 국내 생산직 노동자 평균점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물리적 환경과 조직 체계관련 항목이 높았으며, 승무 지부의 경우 직무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이 두 항목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여기서 “물리환경”이라 함은 직무스트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노동자가 처해있는 일반적인 물리적인 환경을 일컫는 것으로써, 작업방식의 위험성, 공기의 오염, 신체부담 등을 말한다. 승무지부의 경우, 지하환경에서의 근무와 이와 관련한 유해가스, 라돈, 석면 등의 노출이 특히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조직체계”항목의 상승은 조직의 전략 및 운영체계, 조직의 자원, 조직 내 갈등, 합리적 의사소통 등이 직무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림 8. 직무스트레스 : 일터 5월호 참조)

직무스트레스 요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하철 승무노동자들 대부분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복귀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현장의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 사상사고의 실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지난 1년간 경험한 안전사고는 ‘출입문을 닫는 과정에서 승객이 출입문에 끼이는 사고’가 168명(평균 14.7회)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신호오인으로 인한 사고, 사람이 선로에 뛰어드는 인명사고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출입문을 닫는 과정에서 승객이 출입문에 끼이는 사고의 경우, 근무기간을 고려할 때 지하철 승무노동자 대부분이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9. 운전중 안전사고 경험자 수, 지난 1년간 : 일터 5월호 참조)

“단전은 비일비재하고 문에 끼는 사고는 비오는 날에 우산을 승객들이 끼우는 경우가 많고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 있다가 지팡이가 빠져서 출입문과 벽사이에 끼인 사고라든지 할아버지가 출입문에 부딪히면서 보청기가 떨어져 출입문 못닫게 하는 경우, 아가씨들이 가방 끼어서 몸은 안에 있고 가방은 밖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CCTV로 보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동작이 늦다보니 출입문 안전사고가 많다. CCTV는 작게 보이기 때문에 뚫어지게 보면 보이는데 CCTV를 항상 신경 써서 보는 것도 사람이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차는 시간 맞추어 가야 한다”

특히, 중대한 부상이나 사고 등 사상사고를 경험(39명,12.5%), 사고장면이나 시신을 직접 목격 (75명, 59.1%), 사고 후 직접 수습(26명, 21.5%), 다른 사람과 수습(37명, 30.6%)하는 등의 경험을 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정신적 외상’에 대한 충격을 고려하여 보다 전문적인 사상사고관리 및 복귀프로그램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일단 발생한 안전사고의 경우에도 대부분 신속하게 처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사고가 신속하고 원칙에 맞게 처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61명(22.3%)이 30~50%, 60명(21.9%)은 50%이상이라고 응답함으로써 신속하고 원칙적으로 처리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가 신속하고 원칙에 맞게 처리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일을 처리하기 위한 인원부족(1인 승무)이 188명(64.0%), 조속한 사고 처리에 대한 압박감이 98명(33.3%)으로 나타나, 사고처리와 응급처치를 위한 인원충원 및 제도적 장치 등 체계적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0. 안전사고 처리, 그림 11. 안전사고가 신속 처리되지 못하는 원인 : 일터 5월호 참조)

사고부상자의 신속한 처리를 통한 부상과 사망의 예방과 사고기관사의 정신적 압박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고발생시 응급처리를 위한 인원의 보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압박감의 한 원인인 한역 정차 시간이 2분 이상 지연될 때 사유서를 제출하는 등의 제도적인 문제점은 향후 폐지 등 적절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동차의 정차, 발차시 승강장과 출입문, 승객을 점검하지 못한 경우 등에 대해서도 시민의 안전과 결부되어 있는 점검문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고가 나면 정신적으로 많이 당황해서 알아도 처치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 사령에서도 책이 회피 하려고 기관사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기관사도 의견을 제시하고 사령도 의견을 제시해서 사고에 대한 기관사가 책임감을 가지고 조치해라고 한다. 사령의 지시만 따라 하는 경우는 벌을 더 준다. 사령에 호출하면 2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사고 나면 혼자서 다 감당해야 한다. 사령에서 2분 정도 늦어도 문책을 안한다면 느긋하게 출입문을 닫고 하겠지만 늦으면 늦다고 사령에서 문책을 하니까 빨리 닫고 빨리 출발해야 한다”

“사상사고시 2인 승무는 조치하기 쉬운데 1인 승무가 되다보니 기관사는 혼자서 안내방송도 해야하고 차량 운전 조치도 해야 하고 구호작업 등 해야할 일이 참 많다. 예를 들어 사람이 쓰러졌는데 이리저리 뛰다보니 8량이면 왕복 300미터 이상이다. 2인 승무는 서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먼저 가서 구호 작업을 하고 다른 사람이 안내 방송을 하니까 많은 차이가 난다”

이러한 결과는 지하철 운전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사상사고에 대한 불안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설문을 통해 나타났다. 승무기관사가 느끼는 안전사고 또는 사상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201명(87.77%)이 느끼고 있으며, ‘매우 많다’, ‘다소 많다’라고 답변한 조합원도 98명(42.79%)이나 있었다. 이는 대부분의 승무노동자가 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어, 스크린 도어전면설치 등 사상사고 예방관련 대책의 수립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그림 12. 사고 발생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감 : 일터 5월호 참조)

또한 사상사고 후 발생하는 격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하여 ‘특별한 문제없이, 쉽게 극복할 것이다’ 혹은 ‘쉽지는 않지만’, ‘혼자서 극복 가능할 것이다’라고 답변한 사람이 118명(51.67%)으로 과반수 정도가 혼자서 극복할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회사 내 자문의사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사람이 21명(9.21%), ‘외부 기관의 전문의사에 의한 상담과 복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사람이 65명(28.51%)정도로 사상사고 후 정신적 충격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답변하고 있다. 특히 사상사고 후 정신건강손상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신적 외상’에 대한 교육, 훈련프로그램과 함께 전문의 상담 그리고 산업의학적 복귀프로그램의 도입 등 쳬계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13. 사상사고 발생시 스트레스 정도 : 일터 5월호 참조)

3. 나가며

이 글에서 부산지하철 승무노동자들도 타 지역의 지하철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과 노동조건의 악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인력감축, 시간연장, 1인승무 등 노동강도의 문제, 휴일수의 부족과 외주하청 등 고용불안으로 인한 노동조건의 문제, 그리고 지하환경, 안전・사상사고와 교번제 등의 일반적 작업환경 모두가 승무노동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리고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지점들이다. 이러한 노동강도와 노동조건으로 인해 승무노동자의 대부분이 피로를 느끼고 있으며, 불규칙한 식사와 위장장해, 사상사고와 교번제로 인한 수면장애, 심혈관계 악영향 및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기타 불안 및 우울증상 등 승무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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