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월/칼럼] 2007년 노동절과 전국해고자들의 투쟁과 결의

일터기사

2007년 노동절과 전국해고자들의 투쟁과 결의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위원장 이 호 동

1. 해고자 복직 투쟁의 어제와 오늘

전국의 해고자들이 전국적 조직화를 시도한 것은 91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전국 해고노동자 모임’ 이란 명의로 유인물을 발행하면서 부터이다. 92년 5월 ‘전국 해고자 수련회’를 개최하여 전국 해고자조직을 결성할 것을 결의하게 된다. 그 해 전국노동자대회에 “전국 구속·수배·해고노동자 원상회복 투쟁위원회”의 투쟁을 알리고, 93년부터 본격적인 투쟁을 전개하며 투쟁의 상징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왔다. 물론 최근 몇 년 새 해고자투쟁의 지형과 양상의 변화에 따라 조직적 진로와 전망에 대한 논란이 상당기간 존재했고 대중적 고립을 자초하기도 했다. 특히 2003년부터 2006년까지의 기간 동안은 내우외환을 극복하기 위한 진통이 심각했던 기간이다.
그러나 상당기간 진행된 조직적 어려움을 특유의 저력으로 돌파하면서 끝내 위기를 극복했다. 양대 악법이 맥없는 저항속에 통과된 2006년, ‘비정규악법 폐기, 로드맵분쇄 전국현장공투단’을 제안하고 투쟁을 전개하면서 전국투쟁의 선봉에 다시 섰다.
조직력의 약화로 수도권 일부 사업장에 한정되었던 원직복직 투쟁전선을 가능한 한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9.11노사정 야합의 기만성과 반노동자성을 12년만에 다시 한국노총을 점거하며 실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해고동지들이 대다수인 ‘한국노총 항의농성단’이 9월 19일 어용한국노총 해체투쟁이 의미가 큰 만큼 탄압도 강경했다. 이에 4명이 구속 상태에서, 4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법정투쟁을 진행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18일, 사법부가 불구속상태였던 4명을 추가로 법정 구속시켜 현재 총8명의 동지들이 아직도 강릉, 여주, 원주, 영등포에서 분노에 찬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이 동지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각별히 부탁드린다.특히 작년 12월에는 4년여 만에 전국해고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조직적 건재를 천명하고 투쟁을 결의한 바 있다.

9월19일 해고동지들이 대다수인 ‘한국노총 항의농성단’ 이 벌였던 어용한국노총 해체투쟁은 그 의미가 큰 만큼 탄압도 강경했다.

현재 전국의 해고자들은 수 천 명에 이를 것이나, 복직의 의사를 가지고 다양하게 운동에 복무하거나 원직복직을 위한 투쟁을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동지들은 천 여 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해고자 숫자만큼이나 해고의 양태도 다양하며 최근 비정규직 양산에 따라 비정규해고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전해투 사업에 반영해서 비정규해고투쟁에 사업의 배치를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올해 전해투는 30여명 정도 회의와 교육이 가능한 농성장을 민주노총 근처로 이전해서, 동지들과 조직의 신청에 따라 사용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동지들의 투쟁과 사업에 작은 기여가 되었으면 한다.

2. 해고자 복직 투쟁의 향후 과제

자본과 정권의 탄압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해고된 그 순간부터 단 하루를 복직하더라도, 원직복직을 위해 투쟁한다. 투쟁을 통한 원상회복, 즉 원직복직만이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탄압의 직접적 결과가 해고라면, 원직복직은 자본의 탄압 철회의 결과이며, 해고자 투쟁 승리의 다른 이름이다.
따라서 자본과 노동조합 양자 모두에게 해고자원직복직 문제는 투쟁에 있어서도 협상에 있어서도 가장 첨예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자본은 해고자의 현장복귀를 막기 위해 온갖 악선동을 통해 현장에서 분리하려고 한다. 공안당국은 이에 보조를 맞춰 틈만 나면 옭아 넣으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해고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복직보다 동지의 복직에 더 기뻐하고, 노동계급의 선봉에서 부과되는 임무를 회피하지 않으며, 원직복직 투쟁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이것이 바로 해고자의 자존심이자 해고자 정신이다.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은 흔히들 외로운 투쟁이라고 한다.그러나 힘들고, 외롭고, 긴 투쟁이라고 해서 현장으로 돌아가려는 해고노동자에게 투쟁이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따라서 어떤 시기, 어떤 조건에서도 해고자의 복직 투쟁은 기본적과제이고 최우선 과제이다.

해고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작년 말 통과된 양대 악법은 해고자 양산법이고 말살법이다. 이는 현재 원직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에게도 향후 복직전망을 어둡게 할 뿐 아니라 신규해고자의 무차별적 양산이 예고된다. 결국 비정규 악법은 무차별적인 비정규해고자 양산을 의미한다. 노사관계로드맵은 복수노조 유예,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부당해고 처벌완화, 해고자 금전보상제는 ‘일단 해고’와 ‘해고자 청산’을 통해 현장복귀의 꿈을 제도적으로 좌절시킬 것이다. 해고자 투쟁에 있어서도 양대 악법은 희대의 악법인 것이다. 양대 악법 통과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현장은 ‘공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민주노조운동이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참패를 당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의 해고자들은 현장이 어려울 때 선봉에 서서 투쟁으로 전망을 뚫는 해고자 정신에 입각해서 각종 투쟁과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9.11노사정 야합으로 인해 민주노총 9.19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공조파기가 결정된 한국노총과 산하 사업장에 대한 노조민주화 투쟁을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다.양대 악법 대응투쟁은 작년 말에 끝난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 대응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본격적인 투쟁의 선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비정규ㆍ로드맵 양대 악법이 시행될 현장에서부터 치열한 투쟁을 통해 실질적으로 무력화, 폐기시키는 투쟁을 다양하게 전개해야한다. 그 출발을 메이데이를 통해서 신호탄을 쏘아야 할 것이다.

전해투는 2007년을 패배를 극복하고 대반격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며 그것이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념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해서 해고자투쟁의 단위 현장에서부터 패배감과 고립분산성을 극복하고 전국적 투쟁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의 해고자들은 결사투쟁의 자세로 복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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