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ㅣ12,1월ㅣ노동자의 詩 ] 콘베이어 밸트 타고 목숨까지 골병과 함께 흘러간다

일터기사

콘베이어 밸트 타고

목숨까지 골병과 함께 흘러간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 강성신

몰라서 싸우지 않았고 싸우기 전에는 몰랐다.
수십 번 교육을 받았지만 싸우기 전에는 몰랐다.
정말 싸우기 전에는 몰랐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두렵고
사랑하는 아이를 안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그렇게 아프고 그렇게 힘든 줄은

당연히 일하다 아프면 산재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들은 아픈 것도 부족해 악다구니를 지르고 신너를 뒤집어쓰고
죽음을 준비해야 만이 대답을 했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몸을 풀고
일도 돌아 가면서하고
일하는 방법과 자세도 바꾸면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수백 수천 번 반복되는 단순작업
밤 낮 없이 일하는 야간노동
잔업 철야특근에 장시간 노동
죽도록 일하는 노동강도가
골병들게 하는 진짜 원인이었다.

원인이 없어지지 않는 한
암처럼 계속 골병으로 아플 수밖에 없고
골병을 넘어 죽음을 향해 콘베이어 밸트를 타고 흘러버린 청춘처럼
우리의 몸도 서서히 아프며 죽어 갈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죽어갈 것인가. 자본가 놈들의 이윤을 위해
우리는 노동을 팔고 있지 우리의 몸뚱이와 목숨까지 팔지는 않았다

이제 하나 되어 당당히 외치자.
아프면 쉬었다 일 하고
더 나아가 아프지 않고 일 하고
아프기 전에 쉴 권리를 만들기 위해

콘베이어 밸트 따라 청춘을 흘러 보낸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골병으로 흘러 보낼 수 없지 않은가.
이제는 더 이상 콘베이어 밸트 위로 청춘 함께 목숨을 흘러 보내지 말자.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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