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ㅣ12,1월ㅣ특집2 ] 현장 참여 연구 사례

일터기사

‘현대자동차 노동강도 평가와

대안마련을 위한 연구 사업’ 사례 곱씹기

– 울산공장을, 방법론과 과정을, 1과제와 3과제 중심으로-

한노보연 이훈구

1. 들어가며

2005년 10월에 최종보고서를 발간한 지 벌써 만 3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노동강도관련 연구사업 돌아보기를 통해 연구활동에 참여한 이들과 현장당사자들 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이들이 성찰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하는데 일조하고자 본 사례를 정리해보았다. 노동강도의 문제는 최근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다양한 주장과 고민 그리고 대응과정의 어려움에 주요하게 작동한 실천적인 의제이고, 나아가 자동차산업의 위기 아니 자본주의 위기국면에서 현장 노동자정치를 복원하는데 각별한 의미로 곱씹어 볼 내용이라 여겨진다. 연구소가 견지하고자 했던 소위 ‘참여행동연구’라는 것이 실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공유하는 것을 통해 당시의 문제의식과 활동을 다수의 기억으로 재구성하여 다수의 노동자들이 임금노동자로 순응당하는 질서로부터 현장통제의 일주체, 삶의 일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데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

2. 연구사업의 대강

1) 필요성

IMF 이후 현대자동차 자본은 고용 규모 축소, 외주・하청 비율 증대, 전환 배치 증대 등 노동 유연화 전략을 지속해왔다. 98년 정리해고는 그 현장 참여 연구 사례2단적인 예 중 하나이며, 노동 유연화 전략은 전지구적인 자본주의 위기상황에서도 그 정도를 더해가며 여전히 GT 목표 달성을 위해 진행중이다.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노사합동 프로그램, 주간연속 2교대제 사업과 노동강도 예비평가 사업 등이 이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모아가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장의 변화들은 노동자의 현장 통제력을 강화하고 노동강도를 저하시키기 위한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2) 목적

당시의 사업목적은 아래와 같았다.
첫째, 현대자동차에서 노동강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강화되어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다. 이를 바탕으로 일상적인 현장실천 조직 방안을 마련하고, 살맛나는 일터를 만드는 계기를 형성한다.
둘째,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일으키는 육체적, 정신적 부담 요인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유해요인 개선과정을 평가하여 노동자 참여방안을 구체화한다.
셋째, 교육과 훈련을 통한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일상에서 구체적 실천에 나설 수 있는 현장 활동가 양성에 기여한다.
넷째, 노동강도 강화의 직접적 피해자인 근골격계 질환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노동강도 저하와 현장개선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마련하여 현장 개선의 주체로 조직한다.

3) 내용

울산공장의 1공장, 엔진공장, 소재공장 등 3개공장을 중심으로 아래 그림처럼 3과제로 나누어 진행하면서, 동시에 활동가들과의 설문 및 면접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일반)의 구조조정 및 노동강도 강화기전 분석, 사측의 교육과 홍보 및 이데올로기 공세에 대한 평가, 노동자들의 의식과 저항과정 평가 등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근거를 정리하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천 지침을 마련하였다. 일련의 활동과정에서 현장일상활동 주체형성, 쌍방향 소통과 공감을 통한 필요의 재전유, 정책대안을 이는 이후에 현장노동자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졌다. 특히 노동조합의 대응방안과 관련하여 기존 보고서, 사측 선전물, 노동조합 및 현장 제조직의 유인물 등 각종 자료의 수집과 검토, 활동가 면접과 설문 조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4) 실행기획

사전에 기획된 실행기획안은 단계별, 역할별(담당 공장별 포함), 과제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단계별 구분은 크게 사전토론과 실행기획, 주체조직화 및 활동준비, 현장조사 역량강화 및 실천단 교육 준비와 실행, 중간점검 및 중간보고, 현장개선 및 요양자 조직 그리고 대중행동 준비, 최종보고서 작업, 이후 후속기획 등으로 나누었다. 역할별 구분은 해당공장별(1공장, 소재, 엔진 등) 담당별로 나누고 각 공장별로 대책팀과 실천단을 조직하고자 하였다. 과제별로는 1과제는 교육과 선전, 설문과 면접, 현장실천조직 등으로 세분하였고, 2과제는 노동강도 평가사업을 맡았고, 3 21  과제는 대안연구(활동가 설문 및 면접 그리고 고용이데올로기 분석 포함)를 주관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실행기획을 마련하였었다.
현장 참여 연구 사례2

5) 활동개괄

3월 말경 해당부서 대의원 교육을 시작으로 하여 11월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연구원들과 상집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매월 전체 월례 회의와 세미나를 통하여 진행 경과를 공유하고 점검하였다. 1과제 선전팀은 3월 24일부터 매주 노동조합 신문 기획 기사를 연재하면서부터 수시로 노동조합 소식지를 통하여 주요 진행 경과를 현장에 알렸고, 현장팀은 대중행동 대자보를 통한 현장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2과제 노동강도 평가 프로그램 개발팀에서는 1~2주 간격으로 연구원과 프로그램 개발업체 점검 회의를 가지고 120명가까운 이들에 대한 육체부하조사를 하였다. 각 과제별로 연구원들의 수시 점검 회의와 토론이 있었다. 연구원 2-3인이 상당기간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일상적으로 활동을 점검하였다. 3과제 팀은 각종 선전물 분석과 함께 현장활동가 설문과 면접 등을 통해 소위 ‘고용이데올로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였다.

3. 실제 사업을 중심으로 곱씹기

: 이상의 문제의식과 경과에 기초하여 1과제와 3과제 중심으로 함께 나누고 진전시켰으면 하는 내용을 정리해본다.

1) 사업 필요성 및 목표 그리고 노조 활동주체(연구팀) 참여방안

이 사업은 선행연구 사업이었던 주간연속 2교대제 사업과 노동강도예비평가 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사전 기획 논의되었다. 그 과정에서 당위적 문제의식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목표인 주간연속 2교대제 실현을 위한 사업으로 이해한 이들과 노동강도 저하 그자체를 중시하는 사업으로 이해한 이들 사이의 다름이 있었다. 이는 지금도 크게 진전시키지 못한 노동강도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또한 노동조합 정책대안적 접근이냐 아니면 현장주체를 조직하는 것이냐의 다름이 있었지만, 상호의 문제의식을 서로 충분하게 해소하는데 이르지 못한 채 사업집행의 시급한 필요성과 노조활동의 흐름 등을 근거로 사업 집행과 결합을 확정하였다. 소통과 공감은 사업의 진행과정 중에 해야 하는 과제로 이월되었다. 그렇다고 정책대안 중심적 태도와 현장조직력 강화를 위한 실천 중심적 태도가 말이나 글처럼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었을 뿐 아니라, 이분법적 구분을 전제하고는 둘 사이의 간극을 긍정적인활력으로 만들기 쉽지 않았다. 노조 사업예산중 상당한 규모였고, 노조차원에서는 노동안전실의 사업예산이고 일차 담당주체가 노안실이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제기된 의견이 바로 노동조합 집행부 전체와의 소통과 공감 그리고 참여를 일상적으로 진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이외에 상집 중에 기획실, 노안실, 교선실,2현장 참여 연구 사례 조직실 등이 참여하는 포괄적인 전체 연구사업팀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장의 현안문제와 기왕의 노조활동 포화상태를 극복하는 내재적 활동에 이르지 못하면서, 월단위 보고를 받고 소통하는 주체로 역할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는 활동과정 내내 현장쟁점화와 주체형성 그리고 대중 직접행동을 실물로 만드는데 어려움으로 작동하였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노동조합 일상활동과 관련하여 조직체계와 운영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현실의 벽에 부딪쳐 사업일정 중심으로 부각되고 연구진 중심의 활동+현장연구원 지원 수준의 합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예컨대, 다양한 부서활동을 아우르는 집중적인 활동과제를 선정하는 것을 중심으로 총체적인 역량배치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현장노동자들의 필요와 행동을 직접 조직하기 위한 활동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임금과 고용이 아니면 조합원들이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자조적인 문제의식을 극복해 나갈 현장의 요구와 필요가 녹아있는 꺼리를 구체화 하는 것이 관건이고, 조합원들이 예상하는 활동의 방식으로는 실천제안에 끌리고 쏠리게 하기는커녕 개별화된 관성적인 태도와 시비조차 걸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 전체 실행 기획

연구사업의 전체 실행기획에서 초기에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크게 3가지로 잡았다. (1) 업무별, 과제별 역할나누기를 중층적으로 구성 운영하는 것을 통해 연구사업팀 전체 차원의 소통과 공유를 일상화해서 현장 직접 활동부위를 넓히고 심화시키는 것 (2) 현장쟁점화를 위한 독자적인 선전기획을 사전에 하면서 사업진행경과에 대해서도 일상적인 보고를 통해 사업에 대한 공감도를 유지 강화하는 것 (3) 전체 연구팀이 현장활동을 함께 집행할 대책팀과 실천단을 조직, 운영하는 것 등이었다.

(1) 연구팀 직할로 공장별(1공장, 엔진, 소재 등 세 개 공장) 담당과 과업별 담당(설문면접, 현장실천조직, 선전과 교육 등 1과제, 노동강도평가 2과제, 이데올로기 분석 및 대안연구 3과제)을 연구진과현장연구원들로 구성하였다.

그러나 현장연구원의 역할은 연구진의 현장방문시 현장상황 조율을 하였고 함께 현장순회하는 것도 그리 녹녹치 않은 현실이었다. 이는 고착화된 현장 활동가들(상집, 현장조직 활동가, 대의원, 소위원, 실행위원 등) 사이의 소속, 성향, 근속연수, 선거구특성, 활동력 등의 다름이 큰 어려움으로 작동된 듯하다. 노조 상집조차 현장활동의 활력을 갖기 위해서는 특히 해당 대의원과의 쌍방향 소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였으나, 이를 진전시킬 만한 상호 신뢰와 공동활동의 경험이 매우 미흡해왔던 현실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 싶다.
동시에 현장연구팀 성원들의 기존 일상업무가 조정되지 않으면서 실제 연구사업에 매진할 여건이 형성되지 못하게 되어 대책팀 및 실천단을 조직하고 운영할 주체로서 역할은 사실상 요원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매월 월례회의시 대안마련 연구를 중심으로 세미나를 진행한 것이다. 그리고 대의원들은 육체부하조사 참여자 조직, 면접참여자 조직, 설문지 수거, 일상활동내용 조합원들과 공유 등 나름의 역할을 하긴 하였으나, 대책팀 성원으로서 실천단을 조직 운영하는 역할에는 미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현장의 주요사업의 일환으로 연구사업을 진행할 경우, 노동조합의 의결 및 집행 구조와 연구사업을 진행을 위한 의결 및 집행구조간의 실시간 소통과 공동논의 공동결정의 기풍을 축적해 나가기 위한 노력과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안 혹은 현실의 어려움은 현장연구사업의 활력을 키우기보다는 축소시키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 현장쟁점화와 실시간 소통을 위한 교육 선전은 선행연구과정에서 실시했던 현장선전에 이어 연속성이 있었다. 즉, 현장노동자들 내부에 주간연속 2교대제와 노동강도 예비평가 과정에서 보고 읽은 내용에 대한 공감이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전 선전활동과 달리 현장선전에 있어서 기존의 어떤 선전보다 현장노동자 생산현장의 일상적 동선에 접근하고자 하였으나, 실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장행동 대자보에 참여하는 정도를 보고 유추할 수밖에 없는 일방향적 시스템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측이 어느 정도 관장하고 있었던 일상공간으로서 화장실 선전 등을 활성화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것이지만, 이도 현장의 조직력과 일상활동의 힘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바 있어서, 기획하였다 하더라도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지 여부는 또다른 문제라고 여겨진다. 때문에 교육선전의 경우, 사업기간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장쟁점화를 위한 재정 및 역량배치가 중요하지 싶다. 사람이 바뀌면 단절되는 혹은 다시 처음부터 새로이 해야 하는 이러한 활동관행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지 싶다.
더구나 교육선전이 내용을 알리고 실시간 소통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일상활동의 초동주체 조직과 현장분위기를 진전시켜 직접행동을 위한 재전유과정에 초점을 두었던 애초의 문제의식을 달성하는데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한 문제의식의 단초는 현장행동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하였던 대자보 활동에서 찾을 수 있지 싶다.

– 상집 교육 및 사업설명회 2현장 참여 연구 사례
– 해당공장 대의원 교육 및 수련회 그리고 대의원정례회의 참관
– 전체 소위원 교육
– 해당공장 실행위원 수련회 및 간담회
– 조합원 노안교육
– 노보원고<노동강도란, 최종결과보고 2회>,
– 노조신문 기획기사<예비평가 결과를 중심으로 3회(노강강화 정도, 강화 결과, 노강저하 어떻게), 건강권 쟁취의 달의 의미, 노동자의 건강을 기준으로 한 노동강도 평가, 노강평가에서 직무스트레스 조사의 의미, 노강평가사업 1과제중심의 진행경과, 노강평가사업 2, 3과제중심의 진행경과, 1차 현장행동 프로그램 주요결과, 누적노동강도에 대하여, 예비설문 주요결과와 분석에 대하여, 요양업무처리지침에 대하여, 골병과 노동강도, 피로 견디지말고 없애자, 이제 노동에 찌들어온 일상을 되찾자, 건강하게 일할 세상과 일터 만들기, 노동강도 강화로 노동과 자본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등 17회>,
– 노조소식을 통한 사업보고<4/15, 4/22, 5/20, 5/27 등 4회>,
– 칼라소자보 8종(주 2종씩 4주연속)과 현장행동 대자보(1차 3회, 2차 1회) 및 월별 주별 활동일정표 등 현장 휴게공간 전체 부착 및 23개 식당앞 부착,
– 이외에도 전조합원용 노동조합 건강권 수첩 내용 감수, 승용1공장 비정규 노조 활동가 노안교육, 상집 최종결과 설명회, 울산공장-아산본부-전주본부 대의원 최종결과 설명회 등 어찌보면 짧은 시간내에 어떻게 진행했을까 할 정도로 적지 않은 활동을 전개하였다.

1과제에서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던 대자보를 이용한 현장행동 프로그램은 노동강도 평가 기간동안 1차 현장 행동 프로그램으로 3차례 진행하였고 2차 현장 행동 프로그램으로 1차례 총 4회를 진행하였다. 그 내용은 우리부서 문제점에 스티커 붙이기, 지난 한 달의 노동시간/휴식 및 여가/숙면일수/만족도 등 곱씹기, 현장노동자를 힘들게 하는 원인 들어내기, 몸 그림에 아픈 곳 스티커 붙이기 등 이었다. 이어서 준비했던 5번째 프로그램은 현장개선의 우선순위와 대안에 대한 의견수렴이었고, 3차 대자보는 플래시몹과 같은 방식의 직접행동제안을 담는 것이었으나, 현장 주체 조직 25  화의 실패와 사업일정에 밀리면서 사실상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다. 반드시 하나의 얼개로 현장에서 실행에 옮겨보았으면 하는 실천프로그램이라고 여긴다.

(3) 전체 연구팀이 현장활동을 함께 집행할 대책팀과 실천단을 조직, 운영하는 것
사업초기에 연구진들은 현장에서 나름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가지고 있는 상집과 대의원들과 사업의 목표와 실행기획 그리고 역할나누기에 대해 소통과 공유과정을 통해 대책팀과 실천단을 조직하고자 수련회 등을 기획 집행하였다. 이는 아무리 올바르고 절실한 대안이라하더라도 이를 실행에 옮기고 진전시켜나갈 주체가 없다면 사상누각일 수 있듯이, 이 사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체조직의 가능성이 현실로 될 때, 전체 연구팀내부와 주체들에게 현장과의 긴장을 유지 심화시켜 나가면서 연구사업에 보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 초기과정에서 사실상 조직자체가 무산되었다고 판단한 이후, 여러 가지 유의미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아웃소싱되는 식의 기존 연구사업이 갖는 한계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활동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애초의 사업목표 달성에 있어서, 주체형성과 필요의 재전유 및 직접행동의 활력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뒤로 한 채 절름발이 식의 활동에 그치게 되는 우를 범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적으로도 최종연구사업의 보고서에 대한 이해와 활용은 그저 옳은 당위적 지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싶다.

4) 신뢰 형성, 주체 형성, 주체직접행동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의 기억은 공포 그 자체였다. 더구나 그 기억조차 다수의 공동의 경험을 재구성하는데 이르지 못하고 있고, 소위 ‘고용이데올로기’라는 왜곡된 자본의 논리에 스스로 갇혀있는 현실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연구팀은 활동가들의 의식, 활동, 이데올로기에 대한 독자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아프고 잘못된 기억의 원인을 다수의 주체들이 공동의 기억으로 재구성할 때, 자본이 조장한 공포로 무너지거나 개별화되어 ‘있을 때 벌어야지’하는 임금노동자로서 순응당하는 과정과 현재 상황에 대한 찾기, 나누기, 함께하기 등이 필요하였다.

활동의 성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체들 내부에서 동의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의견들을 가진 활동주체들과의 쌍방향 소통에 기초한 신뢰구축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판단한다.

5) 일상성과 지속성의 측면

활동가들 및 현장노동자들과의 신뢰 형성, 주체형성 그리고 직접행동은 그간의 활동과정 및 공유정도 및 밀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회적인 연구사업으로는 계기와 시작점으로서 유의미 할 뿐,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일상적으로 공감하는 대 27  자적이고 즉자적인 필요를 중심으로 함께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동시에 올곧은 주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옳고 선명한 주장을 정리하는 것 못지않게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상호 혹은 스스로 들키고 읽히는 것부터 들어내고 읽는 것까지 다양하고 다층적인 씨줄날줄의 망을 벼르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4. 마치며

앞서 정리한 내용을 기초로 하여 소위 ‘참여행동연구’를 지향하는 현장연구사업이 견지해야 하는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씌여지는 노동과 활동으로부터 주체적인 활동으로
2) 빼앗긴 몸과 맘을 되찾는 내재적 활동으로
3) 노동자답게 현장+일상의 필요를 지역의 노동자들 함께 행동으로
4) ‘참여행동연구’역시 일부이자 전부를 지향하는 주체와 방식 그리고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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