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월/노동자의 시] 새싹에게 고맙다

일터기사

새싹에게 고맙다

노동자 시인 조성웅

점심시간마저 도둑질 당했다
밥 먹자마자 일하러 나가면서 야외휴게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든다
어느 듯 골리앗 크레인 근처로 봄이 오고 있지만, 이 봄 기운을 깨버리는
관리자들의 지시, 통제의 목소리만 가득 찼다

봄빛처럼, 봄빛처럼 내게 새싹이 왔다.
통제 속에서 얼마나 견뎠을까
누구 하나 희망을 품지 않는 곳에서 천천히,
그러나 흐르는 물결처럼 살아 움직였던 것들
새싹은 모든 살아 있는 기운을 불러 모은다.
나조차 밝고 따뜻한 기운속으로 불러들인다.
나를 대하는 새싹은 참 친절하다.

봄빛처럼, 봄빛을 품은 새싹처럼 나도 강해지고 싶다.
문득, 새싹에게 고맙다

* 이 시는 노동자 시인,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 조성웅 동지의
네 번째 시집 「물으면서 전진한다」에 나오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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