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7월/현장의 목소리] 동우화인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믿겨지십니까?

일터기사

동우화인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믿겨지십니까?

불법적인 상여금 삭감!! 비인간적인 화장실 출입제한!!
작업장내 원인모를 유독 가스 누출!!
강제적인 잔업과 특근!! 일방적인 근부 전환 배치!!

금속노조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

이 모든 일들이 지금 동우화인켐(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5월 26일 조합원 13명과 함께 총회를 열고 금속노조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이하 ‘분회’)를 설립하였습니다.
동우화인켐은 1991년 설립한 회사로 국내 전자재료업계의 선두주자로 성장하여왔고 1991년 자산 800억이었던 회사가 지난 2007년에는 매출 1조 4520억을 달성하는 등 무려 7년 사이에 20배 가까운 발전을 하였습니다.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전액 출자한 외국계 회사로서 우리 평택공장에서는 반도체용 각종 고순도 chemical 및 첨단 디스플레이 소재인 편광필름, 칼라필터, 확산판을 생산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1,000여명에 하청업체 비정규직 1,000여명, 기타 건설관련 용역 500여명 등 총 2,500여명이 무려 9만평의 부지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우화인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믿겨지십니까?
동우화인켐에는 청소 일을 담당하셔서 흔히 ‘청정’이라고 불리는 비정규직 아줌마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걸레질 방향이 틀렸다’는 둥 말도 안 돼는 이유로 불법적으로 상여금이 떼이고, 소장에게 상품권을 상납하지 않고 밉보인다는 이유로 강제 전환 배치되고, 잔업하고 퇴근 후에 정규직 통근버스에 함께 타지 못하게 하여 렌트카로 집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십니까?
게다가 아주 치사하게 남자들은 식당에서 아침을 먹어도 되고 여자들은 먹지 말라며 남녀 차별하고, 월급이 나오는 날에는 속옷 차림으로 노동자들을 불러놓고 일일이 이름과 급여 액수를 불러가며 무슨 상품권을 가져오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소장이 있다는 데 믿겨지십니까?
지난 4-5년 동안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노조가 없어서 어디에 하소연할 때가 없어서 아들이 정규직에 다니고 있어도 아들에게도 지금껏 숨겨 왔다는게 믿겨지십니까?
바로 지금 동우화인켐 평택공장의 하청 노동자들이 겪는 설움입니다.

이 분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실 것입니다.
분회가 활동한 지 불과 한 달 조금 지났지만, 그 동안 떼먹힌 상여금의 일부를 지급받고 그렇게 원망스럽던 청정 담당 허 모 소장과 청정 담당 반장이 출근을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것은 분회가 지난 7월 1일, 청정 소장 출근 저지 투쟁을 하며 얻은 성과입니다. 조합 간부가 모여 출근하던 소장을 온 몸으로 막아서고 지나가던 노동자들에게 ‘이 자가 비리 소장, 인간말종 허 모 소장’이라고 폭로하고 출근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청정 노동자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시작입니다. 우리 분회에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고 책임자가 퇴사할 때까지 투쟁 할 것입니다.

6월 12일 작업장 가스누출 사고, 하지만 작업은 계속된다!
‘가스냄새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 ‘악취로 숨쉬기조차 곤란하고 메스껍고 눈이 따갑다’, ‘구토 증상이 있고 발열이 심하다’ 증상이 이런데도 억지로 일을 시키는 악질 관리자들이 있습니다. 비정규직인 우리 신분을 이용해서 우리들의 약한 처지를 이용해서 더욱 악랄하게 괴롭힙니다. 현장에서 이런 가스 누출이나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면 바로 작업을 중지시키고 대피시켜야 하는데 생산량과 매출액에 눈이 멀고 회사에 아부하기 좋아하는 관리자들은 우리가 일하는 기계로밖에 안 보이나 봅니다.
지난달에 노동부와 산업안전관리공단에서 검찰을 대동하여 두 차례 가스누출 현장 조사를 나왔습니다. 그들은 가스 측정기를 설치하고 가스 누출시 작업자 대피 체계를 마련할 것, 현장에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둘 것, 작업자 중 특수건강검진 대상자를 선별하여 실시할 것등을 명령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책상과 의자 하나에만 의지하며 쉬는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필름에 먼지 앉는다며 일어나거나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면서 각종 유독 냄새를 맡아야 하는 우리 주부사원들에게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때 고통스럽습니다. 게다가 화장실 한 번 가려고 하면 무슨 화장실 출입증이라고 해서 그것을 받아야만 다녀올 수 있고 입실시간과 퇴실시간을 정확히 체크해야 하는 회사가 바로 동우화인켐입니다.
유치장이나 감옥에서도 화장실은 내 마음대로 갈 수 있는데 이건 뭐 생리현상을 막을 수도 없고 주부사원들이 화장실 출입회수를 줄이려고 일부러 물을 안 먹는다면 이해가 되십니까?
일부는 방광염과 신장계통에 문제가 생겨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 또한 이해가 되십니까?

동우화인켐이 7년 만에 연 매출 1조 4천억원이 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런 고통을 참고 버티며 일궈 낸 성과입니다. 우리들의 피와 땀을 고스란히 짜 내서 빼먹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나이 먹었다는 이유로 반말과 폭언에 욕설까지 해대며 인격 모욕적인 행태를 벌이고 심지어 상여금을 무려30%나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깎았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되거나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산업안전보건법에 위반되는 일은 비일비재하여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야근 교대조로 전환 배치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분회에서 강압적인 잔업 특근 철회를 주장하고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고 하니까 이제야 일일이 동의를 구하고 잔업을 시키는 모습은 정말 어이없습니다. 그 동안은 모두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잔업을 시켰다는 것 아닙니까?

굳이 법을 지키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법은 이미 권력을 가진 자들이나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해 군림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최소한의 사람된 도리를 지키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권만큼은 지켜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조가 생겨서 이제 아들한테도 내가 얼마나 억울한지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청정 어머님의 눈물이 생각납니다.
KBS 이모 PD가 취재하면서 ‘편하게 말씀하세요’ 수차례 말을 했는데도 인터뷰 내내 ‘이 말은 하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시던 어머님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가셨습니까?
소장 출근을 저지하던 날에 무려 70명이 넘는 청정 어머님들의 집회는 얼마나 감동적이었습니까?

이제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찾습니다.
우리가 나서야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한 달 조금 넘은 신생 노조지만, 든든한 조합원들이 있고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국내 200대 기업이라는 삼성전자 최대 협력업체 동우화인켐에서 더 이상 그 명성에 걸맞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동우화인켐 비정규직 분회는 더 열심히 이기는 날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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