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월/추모글] 어찌 할까요! 보고싶고, 그리워서 어찌 할까요!

일터기사

어찌 할까요! 보고싶고, 그리워서 어찌 할까요!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 황민웅, 故 이숙영씨의 합동 추모제가 지난 8월 19일 삼성기흥공장 부근에서 열렸다.

故 황민웅씨는 1997년 7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입사. 1라인 설비엔지니어로 근무하다 2004년 10월 급성 백혈병 진단받고 2005년 7월 23일 3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故 이숙영씨는 1994년 광주여상 3학년 재학중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입사. 3라인에서 故 황유미씨와 2인 1조로 일을 하던 중 2006년 7월 급성 백혈병 진단받고 2006년 8월 17일 3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아래 글은 합동추모제에서 故 황민웅씨의 부인 정애정씨가 낭독한 추모글이다.

어찌 할까요! 애닯고, 서러워서 어찌 할까요!

죽음이 둘을 갈라놓기까지 함께 하자던 약속이 평생일줄 알았는데, 그 죽음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지금이라도 ‘나왔어!’하며 휘파람 불며 개구진 얼굴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이 지옥같은 현실을 어찌할까요!

19살 고등학교 졸업전의 소녀를, 현장에서 제조하는 일 밖에는 가르친게 없는데, 군복무 마친 사회생활을 처음 접하는 25세 청년을 현장에서 설비 점검하는 것 밖에는 알려주지 않았는데, 정작 눈 가리고 귀 막은 것은 누굴진데,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노동탄압이란 무엇인지, 노동착취가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과연 그 누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삼성이라는 허울아래 한 솥밥을 먹은 친구들이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참혹한 현실을 묵인하고 은폐하는 그들을 두고 어찌 피해자들에게만 해명하라 하고 증명하라 하는지 이 억지스러운 현실을 어찌 감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산사람은 목구멍에 밥알을 넣으니 산다 치고, 눈도 못 감고 죽은 영혼은 어찌 달래주어야 한단 말입니까!

청춘을 바쳐 열심히 일한 노동의 댓가가 꼭 죽음이어야 한단 말입니까!

어찌합니까! 이 처절함을….

어찌합니까! 이 한 맺힘을…

커갈수록 아빠를 쏙 빼닮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빠의 죽음을 자랑스럽게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아빠는 너희들을 지켜보며 웃음 짓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 안에 노동자를 대신 할 수 있는 조직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제2, 제3의 피해가족이 계속 속출되고 있는데 이 억울함을 대변 할 수 있는 조직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모든게 의문투성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과연 노동자를 위한 경영입니까?, 사업주를 위한 경영이란 말입니까?

이 모든 것의 판단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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