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ㅣ03월ㅣ안전보건연구동향] 직장 내 따돌림은 개개인의 성격 특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가?

일터기사


직장 내 따돌림은
개개인의 성격 특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가?
–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안전보건연구동향 2월호 발췌 –

한노보연 김대호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 소위 ‘왕따’라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된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대개는 ‘왕따 성격’이라는 것이 있어서 가해자의 표적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하며, 집단 따돌림의 경험이 피해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행동을 야기시킨다고 짐작하기도 한다. 중․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은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방범순찰’을 시켜서 집단 따돌림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치기도 했는데, 방법순찰은 효과가 있었을까?

사회적 이슈는 아니지만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 직장인의 약 5-10% 정도가 직장 내 집단 따돌림에 노출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영국에서는 집단 따돌림의 문제를 매우 심각한 ‘반-생산적인 행위’라 규정하고, 캠페인이나 언론보도를 통해 (건방지게도) 국민들을 각성시키려 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집단따돌림’ 현상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의 노동현장에서 집단 따돌림의 문제에 대해 보고된 바는 없지만 노동자 개인의 건강과 정신적 안녕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집단따돌림’ 현상은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직장 내 집단 따돌림은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모욕하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배척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직장 내 집단 따돌림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어떤 상호작용이나 과정이 반복적, 정기적이고 (예를
들면, 매주 단위로) 일정 시간에 걸쳐(예를 들면, 약 6개월간에 걸쳐) 일어나야 하며, 갈등 당사자가 동일한 강도의 힘(power)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집단 따돌림이라고 부를 수 없다. (Einarsen 등. 2003)

집단 따돌림은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포식적 유형의 집단 따돌림이고 다른 하나는 논쟁과 관련된 집단 따돌림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는 포식자(가해자)가 쉽게 공격성을 발휘하고 무너뜨릴 수 있는 (따돌림의) 대상으로 평가되어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것으로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잘 보이는 형태이며, 후자는 업무와 관련된 갈등이 불거져 집단 따돌림 상황으로 전개되는 경우이다.

직장 내 따돌림에 관한 연구는 두 가지 측면에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하나는 심리사회적인 ‘근무환경 및 직장 분위기’ 요인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과 개인적 특성’ 요인이다.
근무환경 요인 가설은 직장 내 집단 따돌림 현상은 긴장감이 높고, 경쟁적인 분위기의 근무환경, 경영에 대한 불만족, 역할 갈등, 업무 환경에 대한 통제력이 낮은 업무, 단조롭고 도전적이지 않은 업무, 개인의 성장을 덜 격려하는 조직 문화 등과 관련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성격과 개인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는 가설이다. 최근 Coyne 등(2000)의 연구자들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덜 외향적이고 덜 독립적이며 더 불안정하고 더 양심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런 성격요인이 집단 따돌림의 위험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슷한 다른 연구에서는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들이 정서적 안정성과 지배차원의 점수가 평균적으로 규준 집단에 비해 낮았고, 불안, 걱정, 예민성 차원에서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성격의 취약성에 대한 구조화된 연구는 부족한 상태이며, 그러한 성격을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는지 따돌림 이후에 생긴 성격의 취약성인지는 아직 모른다.

이제 소개될 연구에서는 노르웨이에서 직장 내 집단 따돌림의 경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통제 집단)을 성과 연령 그리고 같은 업무과제를 가진 사람들로 짝지어서 조사하였는데 두 그룹 간에 성격은 <표 1>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났다.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들은 통제집단에 비해 불안감이 높고, 신경증의 수준이 높으며, 보다 쉽게 당황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양심성 차원에서는 따돌림 집단의 경우 통제집단에 비해 덜 관습적이고, 정리된 것을 덜 좋아하며, 의존적 경향이 덜 했다고 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직장 내 외향성 차원에서도 두 집단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따돌림 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덜 사회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흥분 추구 경향이 덜했다고 한다. 순종성 차원에서는 따돌림 집단이 통제 집단에 비해 호감이 덜 가고, 이해심이 적으며, 수완이 좋지 못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에 지적 능력은 두 집단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마치 집단 따돌림을 개인적 요인으로 몰아세우는 것 같이 보이나 ‘집단 따돌림 집단’(72명)을 다시 2가지 군집으로 나누어서 분석해본 결과는 그렇지 않다. 군집1은 46명(64%), 군집2는 26명(36%)이었는데 군집1과 군집2는 서로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었으며, 군집1과 집단 따돌림의 경험이 없는 통제집단 간에는 별다른 성격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피해자 집단의 2/3가량은 성격 측면에서 통제집단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내용을 종합해보면 ‘왕따’ 피해자들의 취약성을 의미하는 일반적 성격 프로파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집단 따돌림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성격은 간과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인이지만 조직 내 집단 따돌림을 예방하기 위한 개입을 시도할 때에 주안점은 피해자의 성격이 아니라 조직적 요소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터]

*출처 : “Do targets of workplace bullying portray a general victim personality profile, Scandinavian Journal of Psychology, 2007, 48, 313-319”라는 영어로 된 논문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고맙게도 한글로 해석하여 기관지에 개재한 것을 참고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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