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l 08월 l 연구소리포트] K 대학병원 노동자의 교대제 개선을 위한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

일터기사

바로잡습니다‼
[일터-7월호-연구리포트]에 실린‘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 노동자 긴급 (정신) 건강 진단 결과‘는 노동건강연대가 아닌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조사 결과입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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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김 인 아

1. 개요
2008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발표한 ‘병원 사업장의 교대근무 개선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간이 단축되던 2004년에서 2005년에 노동시간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2005년에 최저점을 보인 후 완만한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국립대학병원, 사립대학병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주 40시간제시행이 중소규모 병원까지 확대되고 있음에도 노동시간이 감소되지 않고, 오히려 2006년 조사보다 증가한 것이다. 주40시간제 시행에 따른 부족인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간 경쟁격화와 대형화, 중소병원의 경영악화에 따라 노동조건이 후퇴하였다. 특히 통상근무를 하는 노동자들보다 교대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더 길고, 직종별로는 간호사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게 나타나고 있다. 간호사들의 대부분이 3교대근무를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교대제인 간호사직종에서 노동시간단축이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K 병원 노동자들의 교대 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지역 병원에 따라 일부 직종의 경우는 교대형태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K 병원은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2004년의 47.9 시간에서 2007년 48.4 시간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간호사의 경우
에는 2004년 48.2 시간에서 2007년 47.2 시간으로 약간 감소하였으나 다른 병원에 비해 가장 긴 노동시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는 수익률이 반영된 결과로 생각이 된다. 한편 지역병원의 확장 개원 등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 간호사, 신생아실 간호조무사, 중환자실 업무원 – 3교대
◦ 수술실 – 통산근무 + 수술실 3명 당직, 마취과 1명 당직
◦ 외래 – 통상근무
◦ 영상의학과 – 통상근무와 비정규직2명과 정규직1(정규직이 돌아가면서)명이
야간근무를 전담, 야비야비야비야비 형태
◦ 진단검사 – 통상근무 + 야간에는 정규직 2명이 교대근무, 야비야비야비 형태
◦ 안전요원, 경비 – 주주야비주주야비, 시간외수당 발생
◦ 보호요원 – 통상근무 + 당직 2명
◦ 시설 – 주주야비주주야비, 시간외수당발생
◦ 사무접수 – 통상근무하고 토요일은 당직근무
◦ 영양팀 – 1조는 05시∼2시30분, 2조는 10시30분∼7시30분으로 주6일, 주48시간 근무
(각 조별 약간의 시차 근무)
◦ 병동 델리버리, 중앙공급실 : 연속 2교대 (D+E) 근무

K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며 이는 높은 이직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교대제 개선을 위한 노동조건 실태와 이로 인한 건강영향에 중점을 두고, 더불어 전반적인 건강권의 문제로 확대해 고민하고자 하였다.

2. 조사 결과

◦ 법정 노동시간 이외의 근무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비 3교대 간호사는 마취과와 수술실 간호사의 특성이 반영되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3교대 간호사의 평균 근무시간도 9.5시간으로 나타났다. 수술실과 마취과의 경우는 시간외 수당이 인정되는 시스템이 있는 반면 병동 3교대 간호사의 경우에는 발생하는 시간외 근무에 대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가 없다. 한편 휴식시간도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필요할 때 휴가를 못 쓴 경험이 간호직종에게 많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으며 실제로 근속이 짧을수록, 원할 때 휴가를 못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이런 경향은 근무표를 작성하는 수간호사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할 수 있었다.

#1. 내 휴가를 좀 제대로 썼으면 좋겠다. 일 년에 일주일이라도 계획해서 갔다 오고 싶다. 4년 째 인데도 뭘 계획해서 간 일이 없다. 특히 명절 때 주려면 확실하게 주던지 어느 누구 하나도 만족할 수 없는 근무표를 준다. 명절날 다 쉬는 날이 없다. 못 내려가서 어쩌니 이런 식이다. 자기는 다 쉬고서는 힘들었겠다. 이렇게 말한다.

◦ 간호사들의 경우에는 실제로 점심시간이 없거나 있더라도 먹으러 내려가기 어렵다는 대답이 많았다. 특히 팀 간호(team nursing)이 도입되어 일부의 환자를 완전히 책임지는 시스템에서 일을 하는 경우에는 시간이 있더라도 먹으러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식사 시간뿐만 아니라 화장실을 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지난 3개월간 업무에 쫓겨서 식사를 못한 경험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물었다. 3교대 간호사에서 ‘전혀 없다’의 비율이 1.6%로 가장 낮고 ‘15회 이상’이라는 대답이 36.0%로 가장 많았다. 비3교대 간호사의 경우에는 ‘1-5번’이라는 응답이 51.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전혀 없다’는 대답도 35.2%정도였다. 상대적으로 3교대 간호사들이 식사를 못 할 정도로 좋지 않은 노동조건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력부족으로 인하여 화장실을 갈 시간도 없이 일을 한다고 하였다.

#2. 화장실에도 제 때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변비가 많고 방광염에 걸리신 분도 있습니다. 따로 점심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서로 교대해서 먹고 일이 바쁠 때면 못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휴식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휴식공간도 없습니다. 여자 탈의실이 있기는 한데 근무시간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점심 먹는데 10분에서 15분정도 걸리는데(밥 먹고 와서 바로 양치하는 정도의 시간) 따로 점심시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서로 교대해서 먹고 일이 바쁠 때면 못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 때는 80% 정도 먹는데 이브닝은 교대해서 먹다보면 일이 많을 때는 다른 한 팀이 못 먹을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저희 팀도 이브닝 4일째인데 3번을 못 먹은 사람이 있어요. 나이트는 인계 시간과 겹쳐서 거의 아침을 못 먹고, 야식 시간도 있는 걸로 아는데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4. 막내는 한 시간이나 50분 전에 미리 와요. 물품 받고 5-10분 남으면 미리 커피 한 잔 마실 정도.. 그리고선 바로 일 들어가요. 인계하고 나면 각자 배치를 해서 인계하고 각자의 업무를 맡게 되는데, 너무 바쁘죠. 정말 화장실 못갈 때도 많고요. 물 한 모금 못 먹고, 퇴근 할 때까지 뛰어다니고요. 옛날에는 걸어다니면서 일을 했다면 지금은 걸어다니면 안 돼요. 뛰어다녀야 시간대까지 마무리 짓지 옛날처럼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일하면 그만큼 일이 딜레이(지연) 돼요.

◦ 몸이 아픈 경우에도 조퇴가 불가능하다고 하였으며 개별적으로 심하게 아픈데도 불구하고 나와서 일을 한다거나 약을 복용하면서 매우 어렵게 일을 한 사례가 있었다. 이런 노동조건하에서 노동자들은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직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은 집단은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로 93.5%가 이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다음으로 비3교대 간호사의 88.0%가 이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병원별로 살펴본 것과 큰 차이가 없이 주로 업무량과 자존감의 저하가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간호사의 경우에는 이직의 이유로 의사와의 갈등이나 그로 인한 자존감의 저하를 언급하기도 했고, 교대 근무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이직을 고려한다는 대답도 상당수 있었다.

#5. 나이트가 너무 힘들어서. 저희 병동 선생님은 나이트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어요. 다른 선생님 하나는 유산 됐어요. 유산 돼서 자기 이제 일 안 한다고….

◦ 여성에 대해서 살펴보면 비3교대 간호사에서는 물리환경이 상위 25%안에 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보였고, 직무요구,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직장문화 항목이 상위 50%안에 드는 높은 점수를 보였다. 3교대 간호사에서는 물리환경, 직무요구, 직장문화 항목이 상위 25%안에 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단축형 총점이 모두 상위 50%안에 드는 높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3교대 간호사의 직무요구도와 물리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전국 평균보다도 매우 높게 나타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불면증, 수면부족, 코골기, 낮동안 졸리움 증상 모두 3교대 간호사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면증의 경우 증상 유병률이 89.4%로 매우 높았으며 수면부족이 86.2%, 낮동안 졸리움이 79.1%, 코골기가 55.2%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유병률이 높은 집단은 비3교대 간호사로 불면증, 수면부족, 코골기, 낮동안 졸리움의 증상 유병률이 각각 75.4%, 71.5%, 47.2%, 74.1%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이외의 직종에서는 증상별로 약간 씩 순위의 변동이 있으나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6. 생리도 아닌 것이 뭔가 스쳐지나가고선 생리를 안 해요. 그래서 제 친구들한테 다 물어 봤는데 자기들도 가끔 힘들면 그런다고 하고요. 생리를 기본적으로 잘 안 하고, 해도 옛날에는 규칙적이었는데 규칙성이 사라지고 기간이 길어야 3일. 무슨 폐경인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도 제 동기들 보면 생리를 따박따박 하는 애들이 한 명도 없어요 정말. 그리고 저희 결혼하신 선생님들도 심지어는 불임이어서 불임클리닉 다니시고 계속 임신 안 돼서 OBGY(산부인과) 진료 받으러 다니시고. 한 분은 아예 그만 두시고.

◦ 교대 근무로 인한 어려움을 심층면접으로 확인해본 결과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그중 가장 부담이 큰 것은 번표가 불규칙적이고 나오는 시기도 정해져 있지도 않고 여유가 없어서 실제 자신의 생활을 계획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 근무표 작성과 관련해서는 수간호사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근무표가 수간호사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게 돼서 보복성 번표가 난무하는 경우가 있었던 반면 일부에서는 합리적 시스템과 배려를 통해서 비교적 안정된 형태로 번표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근무표 작성이 수간호사의 권한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는 경우도 있었고 여기에 병원의 위계적 문화가 반영되면서 연차가 짧으면 개인 생활을 희생해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근무표 작성에 대한 규정이나 지침과 함께 작업자들의 요구도를 반영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밤 근무 후에 휴식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밤 근무후 퇴근한 날을 휴일로 잡기 때문에 실질적인 휴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었으며 밤 근무의 경우 근무 시간이 길어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7. 가장 힘든 건 듀티가 너무 불규칙하다는 거예요. 데이, 이브닝, 나이트가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돌아가면 좋은데 완전히 불규칙적이어서 생활하기 어렵고 근무표가 5월 10일부터 6월 10일 까지 이런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매월 초부터 말까지 계산하는 영어 학원도 다닐 수가 없고 취미 생활도 하기 힘들어요. 나이트도 7일로 제한되어 있지만 어느 땐 더 하기도 하구요. 나이트 근무가 가장 힘드니까요.


#8. 근무표 작성에 수간호사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지 않는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나이트 근무만 7일로 제한하고 있지만 데이, 이브닝도 기간에 제한을 두어서 근무가 어느 한 쪽으로 몰리는 현상과 수간호사가 임의로 마음에 드는 사람과 싫은 사람에게 마음대로 근무를 주지 않도록 하는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근무에 균형이 맞지 않을까요. 또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면 해요. 휴식시간도 따로 없고 공간도 없고 너무 열악합니다.

#9. 예측이 안 돼요. 그리고 약속을 기본적으로 아예 못 잡아요. 저희가 번표가 정말 잘 나와야 5월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5월 말이잖아요. 사실은 다음 달에 나와야 돼요. 제가 10날까지는 나와 있는 상태고 반 걸쳐 있잖아요. 대부분이라면 지금 반 뛰었으니까 반은 나와야 되잖아요. 저희 5일 지나서 나와요. 3~4일 전에 오픈시켜요. (중략) 저는 일요일에 한 번도 못 쉬었어요 여기 와서. 이번 달 오는 토요일 처음 쉬어 봐요.


#10. 근무표는 저희가 10일까지 나오잖아요. 10일까지가 근무고 11일부터 새 근무표로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새근무표가) 초에 나와요. 그러니까 6월 초, 7월 초 이런 식으로 초에 나와요. 안 나올 때는 4일 전에도 나오고 하루 전에도 나오고. (그러면) 힘들죠. 제가 며칠 날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만약 제가 7일이라고 치면 7일인데 번표가 안 나왔어요. 애들이 7일날 전화해서 야, 너 13일 날 뭐냐? 그러면 1주일 후인데 나 그 날 뭔지 몰라 이렇게 말하면 다들 놀래죠. 왜 모르느냐고. 1주일 후의 상황을 제가 예측을 못 하고 사니까.

#11. 번표는 컴퓨터상 원티드를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아시다시피 간호직이 워낙 군대보다 빡센 수직연계기 때문에 신규 때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그리고 좀 연차가 돼야만 할 수 있는. 그래서 일단 원티드를 내는데 그렇다고 해서 번표가 나오기 하루 전 이런 게 아니라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에 미리 신청을 해야 되며 번표는 진짜 뭐 10일 전에 나오면 양반이죠. 10일 전에 나오면 양반이시고 정말 하루 전에 나올 때도 있습니다.


#12. 밤 근무가 너무 길어요. 밤 근무가 낀 주는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12시간 거의 일하니까 피곤하죠. 쭉 자다가 저녁에 출근하고 나이트오프면 쭉 자다가 다음날 출근하고 그래요. 나이트 오프는 오프가 아니죠. 그냥 쭉 잠자는 시간이에요. 나이트 오프 후엔 이브닝 데이는 없어요. 한 명 휴가를 몰아주면 한 명은 근무가 쏟아지는거죠. 그게 불만이예요. 수선생님에 의해서 짜진 대로하는 거죠. 컴플레인 계속 하면 수선생님이 더 그렇게 짜요. 번표가 너무 형평성이 없고 수선생님 마음이예요. 형평성있게 합리적으로 짤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귀찮으니까 그냥 짜는거에요. 깊게 고민을 하지 않고요.(중략) 원래 이브 스플릿 데이는 주면 안 되는데 자기가 리퀘스트했다는 표시를 해놔요. 그래서 나중에 노조가 물어보면 네가 원해서 한거잖아라고 오히려 이렇게 되묻는거죠. 정말 거짓이예요. (중략) 근무표가 한 달 안에는 나오는데 항상 바뀌어요. 만약 다음 달에 교육 스케줄 들어왔다 그러면 계속 바뀌는 거죠. 예측할 수가 없어요. 내 오프가 어느 순간 교육 휴가로 바뀌기도 하구요. 엉뚱한데 휴가가 들어가 있으면 그냥 오프로 바뀌고 휴가가 없어지는 거예요. 자기들 멋대로 바뀌는 거죠.

3. 결론 및 대안

높은 직무 요구와 교대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인력 충원이다. 이직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일이 힘들어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 서비스의 질을 고려할 때도 인력 충원은 필수적이다. 현재의 수준에서 생각하자면 최소한 신규자들의 훈련기간을 안정되게 보장 할 수 있고 스플릿과 같은 좋지 않은 근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수준의 인력 충원은 당장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간호보조 업무를 하는 인원들의 충원도 필요하다.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비간호사 직종의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서도 이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병원 간호사의 3교대는 교대 근무에 대한 일반적 평가 기준 및 권고 사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3교대 근무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최소한 4조 3교대의 교대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인력충원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교대 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지향하는 한편 단기적으로 현재의 교대제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근무표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수간호사의 권한을 일부 집단적인 것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근무표가 일차적으로 병동에서 작성이 되더라도 몇 가지 기준에 대해 적합하게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심의 할 수 있는 근무표 관련 심의 기구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근무표가 규칙적으로 작성될 수 있도록 근무 시작 일을 기준으로 요청을 받는 날과 근무표가 발표되는 날, 서로의 근무를 바꿀 수 있는 여유일 등을 정규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행 1달 단위로 만들어지는 근무표의 주기에 대해 노동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변경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노동시간과 관련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의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현재 공식화 되어 있는 휴식시간을 실제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팀 간호를 하고 있는 3교대 간호사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일 수 있지만 그 외의 직종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휴식시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또한 현재 야간 근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휴식시간이 명문화조차 되어 있지 않다. 야간 근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휴식시간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담이 되는 작업 환경을 작업자 중심으로 개편하고 직무 요구도를 줄이기 위한 인력 충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소한의 휴식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전체적으로 작업자에 대한 각종 지원 및 복지 체계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감정 노동의 정도가 심하고 근무 형태상 가정과 일의 양립이 어려운 병원의 특성을 고려한 스트레스에 대한 중재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4. 나가며

이번 조사를 통하여 병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교대제로 인한 고통만큼이나 조직적 특성으로 인한 성희롱과 언어·신체적 폭력이 높고 감정노동이 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고 자기 자긍심도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매년 200여명의 간호사가 병원을 떠난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나 인력과 교대제, 노동조건에서의 문제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최근 해당 병원에서는 노동조건개선과 근무표 개선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되고 조금 더 인간적인 교대제를 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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