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 04월 | 성명] 암을 키우는 공장, 삼성은 고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

일터기사

암을 키우는 공장,

삼성은 故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

–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 故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목놓아 애도합니다. –


강경상고 3학년 재학중이던 2004년 12월27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입사하여, 입사한지 32개월만인 2007년 9월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려 투병하던 박지연씨가 2010년 3월 31일 오전 11시경 스물셋의 나이로 끝내 숨졌다.

박지연씨는 죽는 그 순간까지 눈을 편히 감지 못했다. 온몸은 차가워지고 폐와 신장이 망가져 얼굴은 몰라볼 정도로 부어있었으며 죽는 순간까지 파르르 떨던 뜬눈을 감지 못했다. 너무도 건강했던 지연씨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 지연씨는 우리에게 외치고 있었다. “난 죽고 싶지 않아!”라고.


우리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故황유미씨, 故황민웅씨, 故이숙영씨 죽음 앞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라는 외침이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염원했다.

하지만, 2010년 3월 31일 우리의 염원은 무참히 짓밟혔고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故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병을 준 삼성은 병원비를 주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면하겠다는 파렴치한 행각을 당장 중단해야한다. 병원비를 내는 것은, 원인제공자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다. 그 어떤 가족력도 없었고 감기조차 쉽게 걸리지 않았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이 걸린 이유는 삼성에서 노출된 화학물질과 방사선, 야간근무와 스트레스 밖에 없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 집단 백혈병 발병에 대해선 아무 책임도 없는데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인냥 호도하며 병원비를 주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면하려는 작태에 [삼성을 생각한다]가 사실이었음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다.


삼성은 박지연씨의 죽음 앞에 진실로 책임을 밝히고 무릎 꿇고 사죄해야한다. 위기상황이라며 복귀한 황제 이건희 회장은 생일잔치에서 먹는 천만원짜리 거위간과 수백만원짜리 와인이 안전조치 없이 일하다 세상을 떠난 故황유미씨, 故황민웅씨, 故이숙영씨, 그리고 故박지연씨의 죽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한다.


삼성은 돈다발이 아니라, 양심과 책임과 사죄로 故박지연씨 영정 앞에 서야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삼성반도체의 유해한 환경과 작업조건을 공개하고 개선해야한다. 또한 지난 3년간 병마와 싸우다가 녹초가 되어버린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위로금을 지급해야한다.


‘초일류기업’ , ‘가고 싶은 회사 1위’라는 브랜드 가치가,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도록 감시와 폭력, 탄압으로 노동자들을 짓밟고 안전조치 없이 일을 시켜 죽은 노동자들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폭로하고 박지연씨의 억울한 죽음이 세상에 알려져, 지연씨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0년 4월 1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故박지연씨 애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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