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10월| 일터다시보기] “별일 아닌 듯 산다”를 읽고 나서

일터기사

통권 105호 2012년 9월호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별일 아닌 듯 산다”를 읽고 나서

사회진보연대 조영민

비정규직은 고용불안, 임금수준의 격차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대우에 대한 격차도 만들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누구나 도덕적으로 동의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러한 말이 무의미 하다. 경제위기를 국민에게 전가하며 만들어진 비정규직은 노동자가의 격차를 만들어내며 사람이 사람을 무시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간접고용, 특수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은 회사일을 하면서 회사직원이 아닌 모순적인 형태를 지닌다. 원청의 눈치를 봐야하는 그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할 수밖에 없으며 열악한 조건을 감수하더라도 인간적인 모멸감에 시달려야 한다. 비정규직에 여성일 경우의 노동조건은 위의 글보다 더욱더 열악하다. 또한 근무형태 중 교대제라는 것도 문제다. 불규칙한 생활은 신체리듬을 파괴하며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최근에 발표된 논문에는 야간노동이 암의 위험요인 중 하나라는 결과도 있다. 불규칙한 교대제, 그로 인해 얻는 불건강해지는 상황에 대해 원청, 용역업체 그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대제는 고용인을 늘리면 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돈에 눈이 먼 자본은 그런 간단한 해결책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단 한발자국도. 간단한 해결책이 있음에도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 하는 자본의 행태에 난 분노를 느낀다. 위와 같은 인터뷰 사례는 결코 새롭지 않다. 너무나도 이러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심지어 가족들에게서도.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써 회사를 운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자부하는 이들에게 모순적인 고용형태는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대형마트에 시설관리노동자가 없으면 대형마트가 장사를 할 수 있을까? 병원에 청소노동자가 없으면 병원이 그 청결함을 유지 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고 그 중 가장 더럽고 고된 일을 주로 하고 있는 노동자가 지금 이 시대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박수를 치고 존경의 인사는 못할망정 그들을 싼값에 고용하며 책임을 회피하며 고용을 무기로 핍박하는 자본의 행태는 배척되어야만 한다.

다른 것은 다 견딜 수 있겠지만 인간적인 모멸감은 정말 못 견디겠다고 하는 말이 가장 뇌리에 박힌다. 내가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도록 만드는 더러운 세상. 21세기,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모두가 잘 살게 된 것 이라고만 믿었던 세상이 실상 그렇지 않았다. 부디 인간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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