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 9월 | 성명] 2년 만에 또, 용광로가 덮친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

일터기사

[성명] 2년 만에 또, 용광로가 덮친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
– 벌금 몇 푼으로 끝낼 일인가. 산재사망 처벌 특별법 제정하라! –

LS엠트론 계열사 CASCO공장(전북 정읍)의 용광로가 20대 청년 노동자 2명들 덮쳐 사망케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를 느낀다. 2년 전인 2010년 9월 7일 충남 당진의 환영철강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용광로에 빠져 사망한 사고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년 전 밤샘작업 중 피곤에 지친 청년 노동자가 용광로 앞에서 휘청이던 그 순간, 그를 보호해 줄 10만 원짜리 안전난간은 없었다. 흔적도 없는 참혹한 죽음을 애도하며 어느 예술가는 “그 쇳물을 쓰지 마라”며 흐느꼈고, 인터넷에서도 수많은 애도의 물결이 넘쳐 났다.
그러나 꼭 2년 만에 또 다시 용광로 쇳물은 청년을 앗아갔다. 여전히 사업장 90% 이상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노동자가 죽어나가도, 법원의 처벌은 벌금 몇 백만 원이 고작이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 돼도 노동부는 자율안전만 내세우며 인력부족을 핑계로 사업장 관리 감독을 나 몰라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사고당시에만 보도경쟁을 벌일 뿐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러한 구태의 반복 속에 한국은 OECD국가 중 산재사망 1위라는 부끄러운 오명을 십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만 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어나간다. 민주노총은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구한다.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구조적인 살인, 산재사망 처벌 특별법을 제정하라”
2년 전 환영철강의 용광로 산재사망 사고는 “4.28 산재사망 시민추모위”를 발족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작년과 올해 2번에 걸쳐 산재사망 시민 추모문화제를 개최 한바 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산재사망 처벌 및 원청 책임성 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대중운동을 전개할 것을 결의한 바 있으며, 추진 중에 있다.
청년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고에 애도를 표한 수많은 시민과 노동자의 뜻을 모아 산재사망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나갈 것을 다짐하며 다시 한 번 추모의 시를 꺼내 읽는다.

2012년 9월 10일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그 쇳물을 쓰지 마라 (2010년 용광로 청년 사고 당시 추모시)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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