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5월|직종별 건강장해]주물편

일터기사

▮주물편▮
한노보연 선전위원 안착한

20년 이상 근무한 주물 작업 노동자의 80%에게서 진폐증

주물 작업이란 제품의 형상과 같은 틀을 만들고 그 틀 속에 녹은 쇳물을 부어서 식혀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이 있는 쇠(기차바퀴, 역기, 밸브, 망치, 스패너 등등)는 모두 주물 작업을 통하여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물 작업은 우선 나무로 제품의 모양과 같은 목형을 만든 다음, 그 목형을 이용해 모래로 틀을 만들고, 쇠를 녹여서 틀에 붓고 굳힌 다음 틀을 제거하는 순서로 이루어진다. 주물에 사용되는 모래(주물사)에는 유리규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주물 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진폐증에 걸리게 된다. 특히 형 해체 작업과 모래처리 작업에서 분진 노출이 많기 때문에 진폐 발생 위험이 높다.
영세 사업장의 경우에는 하나의 건물 내에서 모든 공정들이 이루어지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 의하면, 20년 이상 근무한 주물 작업 노동자의 80%에게서 진폐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주물 작업자의 5명중 4명이 진폐증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진폐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이 5년, 10년 근무하는 사이에 서서히 발병하며, 주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진단되는 것이 보통이다. 흉부X선 검사에 병변이 보이고 폐기능 검사상 이상소견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병은 상당기간 진행된 것으로 이 때 치료를 시작해도 늦은 경우가 많다. 이 병에 대해서는 아직 특효약이 없어 일단 생긴 진폐증을 없애주는 방법은 없으며, 예방이 최선의 치료일 뿐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공정의 분진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형 해체 작업의 경우에는 반드시 습식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국소배기 장치를 설치하고 작업장내 청소를 통해 쌓여있는 분진이 다시 날리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작업자는 방신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주물 작업자, 또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작업공정
분진
금속흄
유해가스
유기용제
소음
고열
용해작업




주입작업



조형·도포

형 해체

모래처리

마무리


▲ 주물제조 자업시 노출가능한 유해인자

이외에 주물 작업자에서 생길 수 건강장해는 금속 흄에 기인하는 중금속중독, 그라인더 작업등의 소음에 기인하는 직업성난청, 열 환경에서의 열중증 등이 있다. 중금속 중독은 쇳물을 녹이는 작업을 하는 용광로 작업자와 틀에 붓는 주입 작업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높은 온도에서 일하기 때문에 고열로 인한 열중증의 위험에도 동시에 노출되어 있다.
영세 사업장의 경우 부분 냉각기와 같은 냉각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지 못하고 국소환기 장치도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고열의 쇳연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곳이 많다. 작업자는 방열복, 보호장갑, 적외선 차광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고열 작업자들은 물과 소금과 같은 전해질을 섭취해야 하지만 고체로 된 소금덩어리를 집어먹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이는 오히려 위장관계에 자극만을 더하고 과다한 식염 섭취로 만성병을 유발할 수 있다. 올바른 방법은 물에 소금을 0.9% 정도로 타서 마시는 방법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온 음료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중금속 중독은 진폐증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견하기 어렵다. 주물의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중금속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주철주물의 경우에는 철, 주강주물은 망간, 동합금주물은 납·카드뮴·아연·동, 경합금주물은 알루미늄 등의 분진에 노출된다. 해당 공정에 대해서는 가급적 흄확산을 방지하이 위한 작업공정의 격리, 국소배기장치 등을 설치해야 하며, 작업자의 노출을 막기 위해 방진마스크를 사용하고, 작업복은 반드시 작업장에서 세탁할 수 있도록 하고 집에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다.
소음으로 인한 직업성 난청은 가장 흔한 직업병 중 하나이다. 특히 형 해체 작업과 마무리 작업에서는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음이 심하다. 그라인더 주위에 칸막이를 설치하여 소리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작업자는 반드시 귀마개나 귀덮개를 착용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직업병이 그러하듯 소음성 난청 또한 진행이 서서히 되기 때문에 노동자 본인은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처음에 느끼는 증상은 여자 목소리를 잘 못 알아듣는다던지, 텔레비전을 보면서 주위 사람보다 볼륨을 크게 하는 증상이다. 자신에게 이러한 증상이 있는 노동자는 일상적인 대화에 큰 불편이 없더라도 난청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주물 작업은 그 자체가 발암공정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 주물제조 작업의 노동자에서 폐암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입, 냉각하는 공정에서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국제암 연구기구에서는 주물작업을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직업성 노출로 정의하고 있다. 담배가 가지고 있는 폐암의 위험성을 주물 작업이 같이 상승시켜주기 때문에 주물 작업을 하는 노동자라면 반드시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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