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5월|현장의목소리]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의 108일

일터기사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의 108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도봉구 지부장 최 종 은

2012년 4월 17일 오후 7시!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의 부당해고 철회,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는 합의문이 작성되었습니다.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의 투쟁은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에서 신음하고 있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단히 뜻 깊은 투쟁이며, 값진 승리입니다.
중년 여성인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한일병원 분회를 결성하였습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한일병원에서 철수 방침을 밝힌 (주)아워홈을 상대로 수년간 미지급된 잔업수당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CJ프레시웨이가 한일병원 식당의 새로운 용역업체로 선정되면서 2012년 1월 1일자로 모두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

해고는 살인이다!!

▲ 한일병원과 합의문 작성뒤 병원로비앞에서
중년의 나이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망연자실하지 않고, 해고 통보를 받은 첫날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김중겸 이사장이 살고 있는 도곡동 집 앞으로 찾아가 “부당해고 철회하고, 고용승계 보장”을 촉구하는 투쟁을 선포하였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매일 한일병원 후문과 정문 그리고 이사장 집을 오가며 시민들을 만나고 유인물을 건네며 수천명의 시민들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아냈습니다.
비정규직 식당노동자들의 흔들림 없고 물러섬 없는 투쟁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과 직원들이 연대의 손길을 보내왔습니다. 도봉구에서는 식당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기위한 대책위가 꾸려졌고, 제 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이 앞 다투어 연대투쟁에 함께했습니다.
식당노동자들은 투쟁 100일째를 맞이하여, 공교롭게도 새롭게 취임한 한일병원장 면담을 요청하며 4월 10일 병원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했습니다. 연좌농성 5일째 거리투쟁 105일 만에 병원장을 면담하고,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자고 약속하였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 팀이 운영되고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마련되었습니다.
4월 17일 오후 5시경…….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병원 측이 약속한 교섭 안을 검토하였습니다. 식당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중년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도 정당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800만명이나 있는 한국사회에서 투쟁으로 이런 결과를 내올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108일간 마음 졸이며 시커멓게 타버린 가슴을 쓸어내리며 오늘 밤은 발편한 잠을 잘수 있게 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합의문에 도장을 찍고 농성장을 철거 한지 한달이 되어갑니다.
한일병원은 4월 30일, 북부지방법원과 도봉경찰서에 냈던 고소 고발 가처분신청을 취하하고 5월 9일 경찰서 조사를 마쳤습니다. 5월 14일은 병원식당에 CJ프레시웨이 대신 새로운 업체가 선정되고 6월 1일쯤 현장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새로운 업체를 상대로 대표교섭권을 따내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폭넓게 조직하고, 노동조합 인정과 전임자 활동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또한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통해 불안한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한달을 일하나 30년을 일하나 똑같이 최저임금을 받아야 했던 열악한 임금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한일병원 식당노동자들은 지역에서 일어난 문제를 지역주민과 지역의 제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으면 정당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수 있다는 최고의 성과를 남긴채 병원에 돌아가서 더욱 열심히 환자들과 직원들의 식사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비정규직 철폐투쟁은 계속 진행됩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계속적인 관심과 지지 부탁드리며, 비정규직 식당노동자들의 ‘부당해고 철회, 고용승계 쟁취’를 위해 함께 해오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투쟁!!

2일터기사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