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6월|특집] “준비된 싸움이었기에!” –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이야기

일터기사

“준비된 싸움이었기에!” –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이야기

발표 : 두원정공 엄정흠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 송홍석

한노보연에서는 2003년부터 심야노동철폐에 주목해왔다. 2005년 현대차 노조와 공동으로 주간연속2교대제 연구사업을 시작하였고, 2007년 노사 합의를 이루면서 주간연속2교대제가 사회화되었다. 하지만 현재 현대, 기아차 등 완성차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는 노동자의 필요와 요구에 조응한 교대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에 두원정공지회는 모범적인 현장활동으로 주간연속2교대제, 월급제, 단일호봉제까지 쟁취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 한노보연에서는 두원정공지회의 사례를 들어보고 이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일터>가 이를 지상중계하였다.
=================================================================================================================

1998년 IMF!! 시기에 두원정공에도 회사의 위기가 왔다. 회사는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고 하고, 노동조합(당시엔 한국노총 소속)은 다음의 것들을 합의해줍니다. 임금삭감, 각종 복지 축소와 함께 희망퇴직을 받고 순환휴직을 돌리고 기계를 계열사(두원공조, 두원중공업, 세원중공업)로 계속 빼돌리고 다시 희망퇴직을 받고 이렇게 3번의 반강제적 희망퇴직을 통해 장기근속자, 여성노동자를 중심으로 약 400여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되었습니다.
이때 당시 보쉬에서는 경영권을 계속 요구했는데, 두원정공의 경영진들은 구조조정의 성공으로 이윤도 남고 자신감도 생기니까 보쉬의 경영권 요구를 거부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측은 일(-)자 형태의 작업장 기계라인을 ‘U’ 자나 ‘O’자 형태로 바꾸게 됩니다. 라인 변경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노동밀도는 더욱 강화되었고, 노동 밀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현장의 인원은 남게 되고 그것은 노동자들에게 화살이 되어 또다시 고용불안 요소로 작용해 갔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이윤은 IMF이전 시기로 늘어나 극대화하게 됩니다.

2001년이 되면서 EU의 환경규제로 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고용 불안이 오는 상황에서 2001년 10월 민주노총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동지들이 새로운 집행부로 선출되게 됩니다. 첫 대의원회의시간에 새 집행부는 철야를 통제할 것을 제안합니다. 6시간씩 하던 잔업을 2시간으로, 10시간 하던 특근도 8시간으로 장시간 근무를 통제하여 고용불안을 해소하려 하였습니다. 이 때 현장에서는 “있을 때 벌어야 하는데 조합이 왜 근무를 통제하냐”며 반발했습니다. 조합에서는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고용불안을 ‘일자리 나누기’로 대처하기 위한 것임을 ‘홍보물 선전, 조합원 설명회, 간담회’를 통해 알려내고 조합원들을 적극 설득하였습니다.

2003년엔 한노보연과 함께 21명의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에 돌입하게 됩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몇몇 환자만을 위한 투쟁이다” “집단요양투쟁으로 일이 더욱 힘들어졌다” “꾀병 환자들을 노동조합이 양산한다” 등등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회는 조합원 간담회와 교육을 통해 집단요양투쟁의 의미들을 얘기하고, 실천단을 만들어 현장개선 활동을 펼쳤습니다. 조합원들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현장이 바뀌어가자 근골격계 집단요양투쟁의 본질적 모습을 알아갔습니다. 부서별로 3명씩 실천단을 만들고, 이 실천단이 전 라인을 돌면서 현장개선 방향에 대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펼칩니다.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 98년 변경되었던 생산라인을 다시 ‘−’자로 펴고 넓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틈타 몇 배 강화되었던 현장의 노동강도는 자연스런 현장 투쟁과 노동자들의 의지에 따라 다시 재조정되었고,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물량을 낮춰버리는 수준까지 왔죠. 이러한 현장개선활동은 2007년 현장개선위 동지들이 현장에 복귀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2003년은 이렇게 구조조정을 저지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2004년 당시 매출이 해마다 급감하는 상태였고, 회사는 “매출에 맞게 매년 60명씩 줄여서 현장에 200명이 남을때까지 인원 조정이 필요하다”며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조합에서는 ‘구조조정 대응팀’을 만들어 조합원 간담회, 면접조사, 교육, 학습 소모임 활동을 했습니다. 또 이 동지들이 전국에 있는 구조조정 사업장을 거의 다 방문하면서 대응방식을 고민하였고, 여기서 얻은 결론은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가 아니라 “두원정공 노동자가 살아야 회사도 산다”, “양보교섭으로 더 이상 얻을 것은 없다”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투쟁에 돌입하였습니다.

2005년 투쟁의 성과로 1998년 구조조정 당시 반출되었던 기계가 재 반입되었고, 계열사(세원정밀)와 합병을 하게 됩니다. 이때 현장에서는 “원래 두원정공 기계니까 사람은 받지 말고 기계만 들여오라”는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조합에서는 “고용창출 및 계열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사실을 설명회, 간담회 등을 통해 조합원들을 설득하였습니다.
한편, 두원정공 사측은 또 다시 매각을 준비하였는데, 보쉬는 노조를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단협을 개악하고, 200명의 인원을 정리해고하고, 아웃소싱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노조에서는 매각반대투쟁을 전개하여 매각을 무산시켰습니다.

2006년 2000억이 넘던 매출이 1000억 이하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회사 전망도 불투명하고, 물량이 줄면서 회사는 물량이 줄어가는 것만큼 인원을 줄여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물량이데올로기로 나왔습니다. 물량은 곧 고용이라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뿌리 깊은 현장의 물량이데올로기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투쟁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근무제도 개선, 즉 주간연속2교대제, 월급제, 호봉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물량이 없으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 “쉬면서 일하는 것으로부터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지고 있는 자본의 위기를 전면적으로 돌파해 나가자!”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를 동시에 쟁취하여 총노동시간을 줄이고 고용과 생존권을 동시에 보장받자는 것이 자본의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투쟁방향이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임금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팀을 구성하였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근무형태 바꾸면 임금 감소는 뻔한데, 왜 하려고 하느냐? 또 출근시간도 당겨져야 하는데 안좋다. 지금이 더 좋으니 추진하지 마라”는 반발도 나왔습니다. 노조측의 ‘고정OT 10시간 보전’ 요구에 대해서도 “일도 안하는데 사측이 주겠냐?”는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지회는 생활임금 확보를 위해 OT 10시간 요구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문제임을 조합원에게 설득해 나갔습니다.

2008년~2009년까지 주간연속2교대제를 위한 연구팀 활동을 했는데, ‘심야노동 철폐’, ‘연장근무(잔업) 불가’, ‘실노동시간 단축’, ‘8시간 노동으로 생활임금 확보’, ‘노동강도 강화 불가’, ‘고용유지, 창출’을 활동방향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에 대한 현장의 의견수렴을 위해 다양한 층위의 면접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상집/대의원/실천단의 면접조사에서는 찬성의견으로 건강을 지키고, 여가생활이 가능하게 하기에, 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을 유지시키기위한 정책이어서, 월급제와 함께 라면 생활임금이 보장될 수 있어서라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고, 반대의견으로는 임금이 줄 것이고, 오히려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고, 현재도 야간에 자고 있다면서 반대하였습니다. 또 다른 주요 반대 의견으로 현대자동차의 교대제 안(출근시간 6시30분)의 예를 들어 교대제를 하면 출근시간이 너무 빨라질 것을 우려하였습니다.
한편, 교대근무 조합원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오히려 반대 의견이 더 많았는데, 반대의 주 이유는 임금저하였고, 그 외에 출퇴근시간 불안정, 더 피곤할 것 같다, 그냥 현행대로 하자고 답했습니다.

< 노사 합의문의 내용 >

1. 회사는 2010년 10월 급여부터 새로운 임금제도인 월급제를 실시한다.
1) 월급제는 시간외수당 30시간을 적용하여 지급한다.
– 관리직 조합원 포함하여 전 조합원에 적용한다.
– 야간근무자(두번째 조)는 교대근무수당으로 심야근로 3시간30분의 50%를 지급한다.
(이전에는 오후 10시부터 4시 20분까지 야간근무였는데, 밤 12시부터 12시50분까지의 식사시간을 무급으로 했으니까, 근무체계가 바뀌면서 일 안하는 12시 50분부터 4시20분까지 3시간 30분 중 50%를 임금보전하라고 한 것)
2) 근무형태는 8+8을 직도입한다.
3) 근태(지각, 조퇴 등) 관련 사항은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4) 노사는 인원 이동 관련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활한 생산이 되도록 노력한다.
5)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열처리(조합원 5명), 보일러, 변전실 등의 특수부서는 해당부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
6) 월급제 시행 전 후 중대한 문제 발생시 노사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한다.
7) 기타 기본급, 통상임금 산정 및 근무시간 등 세부적인 사항은 첨부#1을 따른다.
: 첨부1에는 임금계산공식과 근무표가 있으며, 잔업은 30분 물량만 더해준다(사측은 지속적으로 잔업 2시간 물량을 요구했지만 지회는 거부했습니다), 그 외 세부사항은 부서 대의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2. 월급제에 적합한 단일 호봉제를 2011년 10월부터 실시한다. 이를 위해 단일 호봉제 완성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팀을 2010년 10월부터 구성하여 운영한다.

2010년,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의 동시 시행을 쟁취했습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출퇴근시간이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합의된 다른 사업장은 출근시간이 6시 30분, 7시20분이었는데, 이를 전해들은 현장에서는 출근시간이 너무 빨라질 것을 우려했던 거죠. 출근이 너무 빨라도, 퇴근이 너무 늦어도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 방식은 점심시간이 50분, 휴식시간이 오전오후 15분씩 30분 있었어요. 그래서 출퇴근시간을 조정하기위해 휴게시간을 5분씩 줄이고 점심시간도 10분 줄였습니다. 근무표 중에서 출퇴근시간을 정하는게 가장 고민스러웠고 이거 고민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런데 주간연속2교대, 월급제를 실제 시행하고 나서 현장에 문제가 나타났어요. 합의를 이끌어낸 후 조합이 좀 소홀히 했어요. 합의를 다 끝냈으니까, 이제 됐다 싶었던 거죠. 그랬더니 회사는 합의 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인 9월 20일까지 잔업특근을 풀(full)로 돌리더니, 9월21일부로 잔업특근을 일시에 다 짤라버렸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됐겠어요. 조합원 월급봉투가 확 가벼워진거죠. 제도 시행 전후 물량조작으로 주간연속2교대제로 인한 임금 감소처럼 보이게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현장을 흔든겁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했더니 임금이 감소됐다. 변경된 근무제도 문제가 있다”는 등의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지회에서는 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하여 사측의 의도를 폭로하였고, 생산량 문제는 현장에서 협의 후 직접 결정하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설득이 안됐습니다. 특근이 어쩔 수 없이 풀었는데, 11월 임금에서 특근수당이 반영되고 나서야 현장에서의 반응은 나아졌습니다. 월급제로 임금체계가 바뀌면서 잔업수당보다 특근수당이 더 인상되면서 임금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조합원이 확인하게 된 거죠. 잔업은 30분만 해주기로 한거니까 특근수당을 더 올린거죠.
2011년, 한해는 월급제에 맞는 임금구조의 기초 마련 / 기본적인 임금 상승구조가 필요 / 임금 구조의 단순화가 필요 / 같은 근속기간 노동자간에 임금차이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였습니다. 즉, 위와 같은 원칙을 가지고 단일호봉제 현장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2003년 근골격계 투쟁, 2008년 주간연속2교대제 현장연구 때처럼 이번에도 조합원들과의 끊임없는 만남과 토론과정을 통해 전 조합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단일호봉제 안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호봉제 연구팀은 조합원 샘플 조사(1:1 면접조사) / 확대간부, 실천단 면접조사(3:1 면접조사) / 전체 조합원 면접조사(라인별로 50회 진행)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단일호봉제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명하여 조합원의 동의를 구하였고, 현장의 의견들을 수렴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연구팀의 호봉제 요구안에 대해 다시 현장 설명회, 간담회를 진행하여 요구안을 최종 확정하게 됩니다.
즉, 확대간부 설명회 -> 50명 단위의 조합원 설명회 -> 홍보물 발행, 현장 방문을 통한 현장 의견수렴 및 토론 -> 조합원 공청회 및 요구안을 최종 확정하고 이후 노사 합의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특히 이번에는 합의 이후에도 지속적인 조합원 설명회, 선전작업 등을 계속했습니다. 지난해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후 회사에게 뒤통수 맞았던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현장 선전작업을 하였습니다.

준비된 싸움이었기에… 지금까지 두원정공지회의 투쟁의 과정들을 소개하면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지난 모든 투쟁의 성과는 ‘준비된 싸움’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합원들에게 명확한 방향 제시와 함께, 끊임없이 현장을 순회하고 전체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개별적 이해 관계를 넘어 조합원 전체의 필요와 요구로 함께하는 투쟁을 만들어 나갔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원정공 구조조정 저지투쟁,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투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희망은 현장에 있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것은 간부만의 활동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끊임없이 함께 하는’ 과정을 통해만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질의 응답 및 토론>>

사회자▮ 지금까지 주간연속2교대제부터 월급제, 단일호봉제 문제까지 쭉 얘기해주셨는데, 노동시간의 문제가 고용의 문제, 임금의 문제, 노동강도의 문제와 동떨어지지 않고 같이 갈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범적인 두원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셨다. 질의응답과 토론을 해달라.

질의▮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전 후의 생활의 변화, 건강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를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
응답▮ 작년 근무제도 개선 6개월 후와 1년 6개월 후인 올해 4월 두 차례 설문조사를 했다. 삶의 질과 노동의 질이 좋아졌다는 조합원들이 더 많았고, 특히 올해 들어와서 교대근무자들의 만족도가 더 올라갔다. 새로운 근무제도에 조합원들이 더 적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조합원들이 2011년 60.4%에서 2012년 69.6%로, “노동시간 단축으로 근무 피로도가 줄어들었다”는 조합원은 70%에서 78%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났다”는 조합원은 64.5%에서 67.8%로, “퇴근 후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조합원은 75.9%에서 82.8%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조합원은 57.2%에서 66.9%로(조합원 평균연령이 46세,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들이 12시에 들어오기도 하고 조합원의 절반은 맞벌이니까 일정정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증가하였다.
반면 “퇴근 후 동료들과 만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조합원은 42.6%에서 45.3%로, “자기 계발을 위한 계획을 실행중이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조합원은 48.4%에서 45.6%로 향후 조합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자기계발이나 여가활용하는 측면은 아무래도 회사가 위치한 곳이 시골이다 보니까 문화시설이 큰 도시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불가피한 3교대제근무자(보일러 등 특수부서)들은 근무피로도가 더 늘었다. 인원확충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질의▮새로운 근무제도와 함께 변화되는 두원정공 노동자들의 노동의 여유, 삶의 여유를 제대로 누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조합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조합차원에서만 고민하기에 버거운 측면이 있다면 지역사회 차원에서 고민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응답▮고민이 많다. 조합 내에서 당구, 볼링, 스쿼시, 등산 등 동호회도 많이 만들고 간부들도 그 동호회에 함께하려 하고 있고 지회장배 볼링대회도 열고 해보지만, 조합이 위치한 안성이 시골이라 문화적 인프라가 별로 없어 어려움이 많다. 큰 도시처럼 강좌가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질의▮새로운 근무제도로 바뀐 후 출퇴근 시간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응답▮주간연속2교대제 실시 후 시행한 조합원 간담회에서 밤 12시 퇴근도 늦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다. 출퇴근거리가 먼 평택은 30분, 오산, 수원지역에 사는 조합원은 1시간 정도 걸리니까 집에 가면 새벽 1시, 씻고 자는 시간은 1시30분이나 2시가 되니까 퇴근시간 좀 앞당겨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근무시간을 줄이자고 한다. 현재 7시간 20분 노동하고 있는데 7시간 노동으로 줄여 20분씩 줄이면, 1조는 오후 3시 40분에 퇴근하고 2조는 11시 20분에 퇴근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질의▮현대자동차의 경우엔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 논의를 시작한지가 벌써 10년 가까이 됐는데도 아직 시행도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현재 현대, 기아차 등 완성차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의견1▮기본적으로 노동자적 관점이 상당히 부족하다. 조합에서 노동자의 구체적 필요와 요구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또 노동자 전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문내용을 보면 조합원들에게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조합원들의 필요와 요구를 그냥 다 열어놓고 물어보면 되는데, ‘사측에서 임금을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물량을 보전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출퇴근시간 문제도 고민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모자라 보인다. 또 현대차는 교대근무자만 고려했지, 상시주간근무자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실제 상시 주간근무자의 비중이 훨씬 큰데도 말이다. 판매, 정비부문에 대한 고려도 부족하고. 조합원 전체를 두고 고려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반대도 심하고, 동의도 얻기도 힘든 것이다.
의견2▮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 문제의 핵심은 노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이 되고, 그 결과 노동자의 필요와 요구를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두원정공의 경우 새로운 근무제도를 1년 이상 경험해 보니까, 2조(오후 4시-밤 12시 근무조)때 퇴근시간이 너무 늦다는 문제제기가 들어오고 그래서 퇴근시간이 더 앞당겨졌으면 하는 욕구와 필요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다. 두원의 경우처럼 이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결국은 고용과 물량 이데올로기를 넘지 못하는 한 방법이 없다고 본다.
의견3▮노동자들의 자기 감수성이 낮은 것도 문제다. 실제 자기 몸이 힘든데, 실은 되게 힘들게 일하고 사는데도 고용과 임금에 자신의 삶과 몸을 희생시키고 있다.

질의▮ 두원정공은 무노동무임금이 적용되지 않은 사업장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응답▮ 다른 사업장에서 무노동무임금이 무력화되는 방식으로 두원 사측에서도 똑같이 “성과급을 줄테니까 무노동무임금을 받아라”고 계속 요구하였었다. 조합에서는 이를 물러설 수 없는 원칙으로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임단협 합의사항으로 규정하여 지켜내고 있다.

질문▮ 두원정공지회의 현장연구활동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두원지회내에서 자체적으로 거의 다 해결해내고 있고, 이를 위한 구조를 만들어낸다는데 있다. 구조조정대응팀부터 시작해서 주간연속2교대제나 호봉제 연구팀을 꾸려 조합원들로 팀원이 구성되고 팀원들이 일정기간 그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활동시간(상임)을 따낸다는 점이다. 이것이 두원지회의 굉장한 힘인 것 같다.
응답▮ 구조조정대응팀도 8명이 상임을 했고, 호봉제때도 4명, 근골격계 현장개선위때도 25명 가량의 조합원이 상임 활동을 했다.

질의▮ 두원정공지회 전체 500명의 조합원 중 현재 임원, 전현직 임원, 기왕에 10년 넘게 개선위, 각종 팀 활동 경험이 있던 분들 포함해서 약 100여명이 현장의 분위기를 만들고 알게 모르게 조직도 하고 일상 실천활동도 하고 있다고 보는데, 그것이 두원의 힘이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장의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현재 문제는 없는지,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의견1▮ 지회의 임단협 수준이 타 금속사업장에 비해 높다보니 조합 간부들이 현재에 안주하려 하는 부분, 현상만 유지해도 되지 않겠냐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현장에서 욕구는 많다. 현장의 적극적인 요구가 조합간부를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두원지회가 쟁취한 주간연속2교대제가 보다 많은 금속사업장에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두원지회도 향후 자본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두원사업장이 평균이 되어야 한다.
의견2▮ 동의한다 작년 유성기업 투쟁만 봐도 그렇지만 금속노조라는 틀이 있으면서도 개별투쟁에 머물고 있는 현실, 금속노조 소속이지만 외로운 성처럼 혼자 싸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두원지회도 지금은 잘 하고 있지만, 두원 외부로 확장되지 않으면 깨지기 십상이다. 제2, 제3의 두원정공 지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의견3▮ 맞다. 두원과 같은 사업장을 지역적으로 한, 두개씩을 만들어가는 시도를 해야 한다. 두원지회와 같은 문제의식을 5년, 10년 긴 호흡을 가지고 조합원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해가면서 실현할 기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금속노조 차원에서 긴밀한 호흡을 가지고 공동의 준비나 지원을 기획해보고, 또 심야노동 문제가 금속을 넘어 전체 노동자의 문제, 이를 넘어 전 사회 구성원들에게 확산시켜내고, 이것이 하나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게 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의견4▮ 두원정공지회의 사례를 보면서 배운게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요즘의 보통의 우리들 사례를 보면 집행부들이 요구안을 자기네들끼리 만들어놓고 대의원대회 통과시키면 이게 우리의 요구안이요, 하는게 다다. 그런데 두원은 요구안 하나를 만들더라도 조합원들에게 보고하고 계속 같이 토론하면서 요구안을 성안하고 동의를 얻고 하는 그 과정, 그리고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게 두원의 가장 크게 배울 점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투쟁들을 어떻게 모을까, 어떻게 판을 키울까 이런 고민들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두원정공지회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한지 2년 정도 됐는데, 한노보연에서는 실시 전과 후의 노동자의 몸과 삶의 구체적인 변화들에 대해 면접조사, 건강관련 기초자료조사, 근태자료조사 등을 통해 조사를 해보려 한다. 그 변화의 data들을 꾸준하게 축적해 놓는 일을 하는 것도 의미있고, 이를 사회화하여 자본의 공격으로부터 엄호하는 일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장시간 노동으로부터 노동자의 몸과 삶을 지켜내고 되찾고자 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연구는 심야노동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을 연구소 안팎으로 끌어모아 진행해 보려 합니다. 오늘 여기 와 계신 분이나 이 문제에 관심있는 독자분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3일터기사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