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1월|직종별건강장해] 인쇄 작업과 건강장해 (2)

일터기사


인쇄 작업과 건강장해 (2)

한노보연 회원  김영기

 우리나라 인쇄산업은 주로 영세한 사업장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많고, 그로 인한 건강장해가 나타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하지만 현재 인쇄 작업과 관련하여 직업병 신청을 하는 예는 드문 편이다.
 인쇄 작업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건강장해가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유기용제로 인한 건강장해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근골격계 질환, 자외선, 중금속, 소음 등과 관련하여 장해가 나타날 수 있다.

1. 유기용제에 의한 건강장해
유기용제는 상온, 상압에서 휘발성이 있는 액체로서, 용질의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고 이를 녹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유기용제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다”, “토할 것 같다” 등의 증상을 느끼게 된다. 유기용제는 중추신경계에 마취작용을 일으키고, 식욕부진이나 비점막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이 간에서 대사되어 간독성을 나타낼 수도 있고, 신장에도 작용을 하여 심하면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빈혈로 얼굴이 창백해지며 피부를 거칠게 하고 피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종류에 따라서는 신경 독작용도 알려져 있다.

(1) 신경계
급성 중독의 경우 눈, 피부, 및 호흡기 점막의 자극증상과 함께 중추신경계 억압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대개 유기용제 자체에 의한 것이고, 그의 대사산물 때문이 아니며, 폭로를 중단하면 아무런 장해를 남기지 않고 회복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폭로되면 뇌의 신경섬유에 기능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신경기능에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신경섬유는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영구적인 신경장해를 남긴다. 중추신경계 억압증상은 유기용제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현기증, 두통, 구토, 비틀걸음 등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인쇄기에 환기장치를 하는 곳이 없어, 인쇄 작업을 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 사업장에 유기용제 증기가 확산되어 다른 작업을 하는 노동자도 같이 폭로가 되고 있는 곳이 많다.

(2) 간
간기능 검사상 경미한 변화만을 일으키는 경우에서부터 지방간을 동반하는 간세포 괴사를 일으키는 독성 간염과 간조직의 섬유화를 초래하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유기용제 종류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독작용은 다양하다.
사염화탄소와 헥사클로로나프타렌은 독성 간염을 일으켜 헛구역질, 복부 불쾌감, 회색 내지는 진흙 색깔의 대변, 황달 등이 발생한다.
특히 기존의 간 질환자 즉, B형 간염 보균자, 지방간, 간경화 등을 가진 사람이 유기용제에 폭로될 때에는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3) 신장
급성 신장염을 일으켜서 급성 신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4) 피부
삼염화에칠렌과 같이 피부에 수포를 형성하거나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헥사클로로나프타렌, 다염화비페닐 등에 목, 어깨, 팔, 가슴, 복부 특히 배꼽 및 음낭 주위에 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2. 자외선에 의한 건강장해
제판 공정의 필름 편집 작업 등에서 자외선에 노출된다. 자외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현상과 색소 침착을 일으킨다. 눈에 대해서는 각, 결막 부종과 괴사를 가져오는 자외선 각결막염을 일으킨다. 자외선은 또한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3. 크롬에 의한 건강장해
크롬은 제판 공정의 감광액 내에 중크롬산암모늄 용액으로 들어있다. 피부접촉시 화상, 피부괴사가 국소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크롬 흡입시 기침, 녹황색 가래, 호흡곤란, 녹황색 점액의 구토, 복통, 설사가 생긴다.
만성 증상으로는 비점막 염증이 빠르면 2개월 내에 오고, 그 후 비중격궤양이 형성되고 더욱 진행되면 비중격천공이 온다. 장기간 폭로시 폐암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4. 직업성 암
우리나라에서 인쇄 작업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 폐암으로 요양신청을 한 예는 여러 건이 있으나 그 중에서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은 경우는 없다. 직업성 폐암으로 인정받으려면, 인쇄 산업에서 쓰이는 여러 가지 물질 중 발암물질이 존재해야 하며 그 발암물질의 폭로기간 또한 충분해야 한다. 인쇄 작업에서는 벤젠, 크롬, 각종 독성 유기용제 등이 사용되고 있어 발암성의 근거는 있다. 외국의 역학적 연구에서도 인쇄산업에서 여러 가지 직업성 암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많은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5. 소음성 난청
인쇄기 자체에서 나는 소음에 의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6. 근골격계 질환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조판 편집하는 과정에서, 상지 및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한다. 또, 제판 작업시 부적절한 자세, 포장 및 출하하는 과정에서 중량물 취급으로 인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7. 재해, 사고
인쇄산업에서 가장 위험한 기계가 바로 종이 재단기이다. 특히 재단기 날의 교체 작업시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 다음호 인쇄 작업 마지막 편에서는 직업성 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유해한 인쇄 작업으로부터 노동자의 몸을 지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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