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2월|안전보건연구동향] 네일살롱 근로자를 위한 지침

일터기사

미국 산업안전보건청
네일살롱 근로자를 위한 지침
한노보연 선전위원 최 민
2013년 연구소의 6가지 활동의 집중점 중 한 가지는 “연구소 활동 사회화 방안 마련 및 시스템 구축”이다. 우리가 안전보건연구를 하는 것도 결국 노동자들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 일과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무기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 동안 연구소에서 해 왔던 주옥같은 연구 결과들이 얼마나 현장에서 잘 활용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연구소가 직접 수행했던 연구 결과뿐만이 아니다. 학계에서, 정부에서, 다른 운동단체에서, 연구소에서, 노동조합에서 매우 다양한 연구와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지식이 얼마나 민주적으로 재구성되고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노력을 우리는 얼마나 기울여 왔을까? “연구소 활동 사회화 방안 마련 및 시스템 구축”은 연구소 활동의 홍보 차원을 넘어, 넘치는 노동안전보건 정보와 지식의 계급적이고 민주적인 활용까지 껴안는 고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오늘 소개하려는 연구는 연구 자체의 중요성이나 독창성보다, 앞서 언급한 선전과 사회화, 소통의 측면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선택했다. 2012년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에서 ‘네일살롱 근로자를 위한 지침서’를 제작했다. 지침서에는 매니큐어나 패디큐어 작업을 하는 네일살롱 노동자의 안전보건을 위한 정보가 담겨 있다. 네일살롱에서 자주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지침, 생물학적 유해요인, 근로자로서의 권리 등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목할 것은 이 지침서가 현재 영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한국어로 제작되어 배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일살롱에서 실제로 많이 근무하는 히스패닉이나 이주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 및 캘리포니아 건강 네일살롱 협회가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에 한국어판도 발간된 것으로 보인다.
24쪽으로 구성된 간단한 지침서 형태로 제작되었다는 점, 24쪽 중 10쪽에 걸쳐 그림과 사진을 첨부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 역시 지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네일살롱에서 사용할만한 마스크 종류를 직접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실제로 작업 중인 노동자의 사진을 통해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작업 공간과 작업 자세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점이 있다. 길지 않은 지침서임에도, ‘근로자의 권리’라는 짧은 장을 마련하여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유계약자로 불리우고 마치 가게 내에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노동자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호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소유주가 근로자의 작업 일정을 정하거나, 시간급으로 지불하거나, 노동자가 작업 공간을 따로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거나, 소유주가 고객이 지불할 가격을 결정하거나, 노동자가 소유주의 도구와 장비를 사용한다면 이 노동자는 독립계약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것이다. 네일살롱 소유주가 예방안전 및 보건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독립계약자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음을 경고하고, 노동자들에게는 ○유해성, 유해 방지 방법, 자신의 작업장에 적용되는 산업안전보건청의 표준에 대한 정보를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교육받을 권리 ○작업장 유해물질을 측정한 검사 결과의 사본을 받을 권리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믿거나 고용주가 산업안전보건청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될 경우, 산업안전보건청에 자신의 작업 현장을 검사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보복이나 차별을 받지 않고 법에 따라 자신의 권리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해하기 쉬운 편집, PDF로 제작하여 인터넷 배포, 필요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번역 제작 등의 노력을 보면서 연구소 활동을 사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떠올려본다. 어떤 연구나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결과의 사회화와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 결과를 잘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 추가로 조금 더 수고를 기울이는 것이 출발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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