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6월|특집]안로브(ANROEV, 아시아산재피해자네트워크)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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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로브(ANROEV, 아시아산재피해자네트워크)에 다녀와서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대표 박영일

지난 5월 8~1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노동재해 환경재해 피해자네트워크(ANROEV, 이하 안로브) 회의에 산재피해 당사자로서 참석하게 되었다. 안로브에 산재노협은 90년대 말부터 당사자조직으로 결합해왔고, 이번 참가를 포함하면 개인적으로 안로브 회의 결합은 5번째 참가이다.
안로브 회의에서는 여러 개의 섹션별 모임이 진행됐는데, 그 중 산재노협의 활동처럼 산재피해자 조직화와 지지, 지원 관련한 고민을 나누는 그룹섹션 하나와 반올림과 같이 전자산업 노동자의 고통을 나누고, 그들을 조직하기 위한 사업방향을 고민하는 전자산업부분의 섹션이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산재당사자이기 때문에 산재피해자 조직화와 관련한 섹션에 참여해 함께 고민을 나누고 각 국의 산재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나, 현실적 문제인 언어 장벽(?)을 넘지 못해 해당 그룹섹션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이번 안로브 전체 섹션 사전에 케이더 공장 화재 사건의 피해당사자와 1993년 중국 질리화재 사고 피해자가 참여해 사고 당시의 상황과 열악한 근로조건의 현실을 나눌 수 있었다. 그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 당시 케이더와 질리 현장의 열악한 근로조건은 각 국의 근로조건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이며, 자본은 안전한 근로조건이 보다 오직 이익을 앞세운다. 세계 각국 어느 곳에서나 자본의 행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사건 당시의 현장사진과 피해노동자의 사진, 싸늘한 죽음을 당해 누워있는 노동자들의 사진에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났고, 다른 참가자들도 많이 분노했다.
전자산업 부분 그룹섹션에서는 공유정옥 동지와 숙견 동지의 도움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유럽에서 활용하는 유해물질 관련 사이트를 소개받고, 유해 물질이 인체에 어떻게 유입되는지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 직접 찾아보는 실습은 매우 유익했다. 무엇보다 유럽 등 해외에서 분류하고 있는 유해물질 종류에 비해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적은 종류만을 유해물질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한국에서도 유해물질의 종류를 체계적으로 늘려나가는 작업들이 조금 더 속도를 내야하지 않을까? 등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5번째 참가한 안로브, 행사 마지막 모두가 외친 “이제 그만! 아시아 일터에서의 산재를 멈춰라!”라는 구호를 현실로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각국에서 펼칠 것을 결의한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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