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07월 | 현장의 목소리]이랜드 해고노동자들에게 따뜻한격려를!!

일터기사

이랜드 해고노동자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 홍윤경

510일의 뜨거운 기억이 아직도 꿈속에 살아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3차례나 행해졌던 매장점거투쟁과 많은 동지들이 연대해 준 전국적인 매장봉쇄투쟁! 신문 1면과 9시뉴스의 첫 머리를 장식했던 숨막히던 순간들!! 그리고 하루하루를 처절하게 버텨낸 인고의 510일 동안 함께 울고 웃었던 조합원 언니들이 8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꿈속에서 꿈틀거린다. 비단 아픈 기억만은 아니다. 눈물과 아픔이 가득 찬 채로 내일의 투쟁을 위해 억지로 잠을 청한 날들이 더 많았지만, 투쟁현장에 가기만 하면 저절로 웃을 수 있게 했던 그 따뜻하고 애틋한 동지들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기억이 더 많다.

많은 이들이 이랜드 투쟁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맞다. 2007년 여름, 비정규법 시행에 즈음해서 시작하여 2008년 가을까지 뜨겁게 달구었던 이랜드 비정규직 투쟁은 끝이 났다. 대다수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복귀하여 이제는 투쟁현장의 구심이 아니라 일터현장의 구심으로 새롭게 깨어나고 있다. 또 비정규직 투쟁을 내 일이라 생각하고 함께 했던 정규직 조합원들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일터와 일상으로 돌아갔다.

얼마 전, 홈플러스노조 월드컵지부 설립 2주년 문화제가 역사적인 장소 월드컵 홈플러스 앞에서 진행되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조합원 언니들의 당당함과 순수함에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고 가슴 벅찼다. 그러나
이랜드 자본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이랜드노조(이랜드일반노조)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파업을 마무리하는 타결은 이랜드 자본하고가 아니라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 자본과 이루어졌다. 당연히 홈에버를 제외한 이랜드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합의내용은 없다. 매각과 타결 이후 노조는 다시 이랜드노조와 홈플러스노조로 분리되었고, 이랜드노조는 단협해지 4년째, (주)이랜드 소속 조합원들은 임금동결 5년째이고,노조사무실도, 전임자도 없어 사무국장의 집을 노조 소재지로 노동부에 신고하였다.
조합원은 소수인데 그 중 위원장 직무대행, 사무국장을 포함한 주요간부 7명이 해고자이다. 이중 이번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가 6명인데 합의사항이 없으니 오히려 행보가 자유롭다.

이랜드와의 싸움이 끝을 보지 못했으니 어렵지만 해복투를 구성했다.
이랜드노조 해복투는 현재 지난 1월부터 매월 집중집회와 주 1회 1인시위 및 선전전을 하고 있다. 아직도 잊지 않고 찾아와주시는 동지들을 뵐 때마다 가슴 시리게 고맙기만 하다. 해고무효확인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법정 공방은 최소 3년을 각오하고 있다.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투쟁해 나가련다. 그러다보면 또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이랜드투쟁 기간 중 시작했던 CMS후원금은 이제 이랜드 해고자들을 위한 생계비와 투쟁비로 쓰인다. 그러나 대부분 6개월에서 1년을 약정했던 터라 지금은 매월 후원금이 대폭 줄고 있다. 혹시 이랜드 해고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싶으시다면 기존CMS후원 연장이나 새로운 CMS후원으로 언제든지 참여하실 수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가 추가로 발생했다. 2006년 노조에 가입하자마자 해고되었던 조합원이 1000일 가까운 시간이 흘러 법원의 복직 판결로 작년 12월 복직했다. 그러나 회사는 해고당시 문제되었던 부당인사이동을 다시 강행하고 가압류를 하는 등 한 개인과 가정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행히도 해당 조합원은 꿋꿋이 싸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해복투도 바빠졌다. 집회도 자주 하고, 선전전을 주 2~3회를 실시한다. 이랜드불매도 다시 시작했다.

벌써 16년째이다. 이랜드에 노조 깃발을 꽂고 노동자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위해 이랜드 자본과 싸워 온 것이…., 하지만 아직 이랜드엔 온전한 노조 깃발이 펄럭이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노조를 인정한 적이 없다. 오늘도 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이랜드 직원들은 이랜드에는 노조가 없는 줄 알거나 노조는 빨갱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박성수 왕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16년이나 끊임없이 싸워 왔음에도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불가능할 것 같은 꿈도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오늘도 절망스럽지만 다시 희망을 꿈꾸는 것은 지난 16년간 그래도 많은 사람을 남기고, 비정규직 투쟁을 계속 이어왔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이랜드로의 복직을 꿈꾼다. 그 꿈은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자 절실함으로 매일매일 나를 일깨워준다.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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