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1월|성명] 살인경영 책임자 황창규 前 삼성전자 사장 사회학과 초빙교수 임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일터기사

[기자회견문] 살인경영 책임자 황창규 前 삼성전자 사장 사회학과 초빙교수 임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12월 22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들려왔다. 사회학과는 아무 관련도 없던 기업의 경영자가, 그것도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비윤리적인 경영방식을 채택했던 기업의 경영자를 대학에서 초빙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황창규가 누구인가.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장,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가 삼성전자의 사장을 맡는 동안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암과 백혈병, 각종 질환으로 고통 받았고 수십 명이 죽음에 이르렀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대응은 어떠했던가.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는커녕 산업재해 신청을 막고, 산업재해 사실을 은폐하고, 유족들의 일인시위마저 폭력적으로 저지했다. 산업재해 뿐 아니다. 삼성의 자랑인 무노조 경영은 노동자들이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해놓은 극악무도한 경영방법이다. 황창규가 자랑하는 ‘황의 법칙’과 삼성전자의 생산량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곳보다 극단적인 삼성의 노동강도 덕분이었다는 사실도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사회학과에서 “과학기술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교육과 연구의 중책을 맡게 된다고 한다. 그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그가 보였던 반사회적, 반노동적 경영 마인드와 분리하여 사고할 수 있겠는가. 노동자를 탄압하고 죽음으로 내몰아가면서 기업을 성장시켰던 전력이 그의 경험이며 전문성이다. 초빙교수 임용은 그를 연구 대상이나 필요할 경우 협조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를 대학의 협력자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대학이 산업재해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전자의 폭력을 비판하기는커녕 교육과 연구의 협력자로 삼는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다. 황창규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세우겠다는 것은 반(反)노동, 반(反)사회적 경영의식이 서울대학교 교육기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창규와 같은 인물을 대학교육의 협력자로 인정하게 된다면 다른 학과, 다른 대학에서도 황창규 교수 임용과 같은 맥락의 사건들이 발생하는 물꼬를 트게 되는 것인 만큼 이는 서울대학교 그리고 한국 대학교육 전체에 걸친 문제다.

사회학과가 학과 이미지 개선과 혁신을 위해, 발전기금 확보를 위해 황창규를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고유한 학문적 성과가 아니라 ‘명망가 강사’를 초빙해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발전기금을 늘리는 것이 교육과 연구에 어떠한 기여도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사회학과가 봉착해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학기업화 추세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기초학문과 비인기학과도 고유한 학문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도록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얼마 전 산소통에서 황창규 임용의 사유와 취지, 자질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학생들이 황창규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의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이유를 학생들에게 설명이라도 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무과는 ‘채용 심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최소한의 윤리적인 자질도 갖추지 않은 인물을, 납득할 수 있는 이유 하나 없이 교수로 임용할 때 공정성은 이미 무너졌다. 반노동, 반사회적이며 한없이 무책임한 경영행위를 배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서울대학교의 임용체계는 이미 자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대학교에 최소한의 비판적 지성이 살아있다면 황창규를 초빙하고자 하는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황창규 초빙교수 임용이 본부 인사위원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반발과 이의제기를 수용하여 인사위원회에서 황창규 초빙교수 임용을 거부해야 한다. 지금 대학이 해야 할 일은 황창규를 임용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반사회적, 반노동적 경영을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더불어 황창규 교수 임용 맥락과 관련된 정보들을 학내외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에 나서야 한다. 서울대학교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사회과학대학 과/반학생회장연석회의, 산업재해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 ‘산소통’. 사노위 관악분회 등 학내외 단위들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의 성명을 지지하며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과 공동행동을 이어갈 것이다. 대학본부가 하지 않겠다면, 학생들이 나서서 삼성전자의 살인경영을 알리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황창규 임용을 막아내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을 전개하자.

인사위원회는 살인경영 책임자 황창규 초빙교수 임용을 단호하게 거부하라!
황창규를 사회학과에 임용하고자 한 배경과 이유를 분명하게 해명하라!
대학은 삼성전자의 살인경영과 반인권적 행동을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하라!

2013년 1월 14일
황창규 前 삼성전자 사장 사회학과 초빙교수 임용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시작하며

서울대학교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사회과학대학 과/반학생회장연석회의
산업재해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 ‘산소통’
사노위 관악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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