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ㅣ2월ㅣ지금 지역에서는] – 방사선 누출, 계속되는 제보

일터기사


방사선 누출, 계속되는 제보

녹산노동자 희망찾기의 진상조사단활동

녹산노동자 희망찾기

작년 12월 30일에 언론보도로 폭로된 녹산공단 방사선 누출은 방사선투과검사 안전관리의 구조적 부실을 보여준 사고였다. 뿐만 아니라 누출의 당사자나 이를 관리 감독할 기관까지 모두 책임 있는 자세는커녕 사고를 덮기에만 급급했다. 이에 녹산노동자희망찾기는 노동부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계속 활동을 해오고 있다.

뒤늦은 노동부의 일제감독. 진상조사단의 노동부 감시활동

진상조사단의 수차례 항의면담으로 결국 노동부는 녹산 공단 방사선 취급업체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준수여부에 대한 일제감독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진상조사단은 노동부의 현장조사 일정을 확인해 함께 동행하여 감독을 제대로 하는지를 지켜보았다. 그런데 우려대로 노동부 현장조사에서 형식적이고 성의 없는 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공단에서 녹산노동자희망찾기가 노동부 현장조사를 알리고 성실조사를 촉구하는 순간에조차 노동부는 단지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일정을 변경하거나, 현장에 들어와서는 눈으로만 한 번 쓰윽 둘러보고 나갔다는 노동자 진술도 확인하였다. 또 노동부 스스로도 관련지식과 경험이 부재해 동행감시를 하는 동안에 근로감독관의 이런저런 질문에 답해줘야 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계가 있었지만 노동부가 나선 일이 전혀 무용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방사선 문제에 노동부가 처음 나선 일이었고, 유명무실했던 노동부가 노동자의 요구와 감시에 의해 그 기능을 작동한 것만으로도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진상조사단으로 이어지는 제보들

진상조산단의 현장조사와 녹산노동자희망찾기의 선전활동 등을 전개하는 동안 노동부 조사에서는 물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방사선 안전관리의 고질적 문제점들이 제보로 속속들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스팟보고라 하여, 일시적 비파괴 검사에 한하여 허가나 신고 사업장이 아닌 경우에도 간단한 보고만으로 차폐시설을 면제 받고, (사실상 안전수칙도 면제 받는) 비파괴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남용되고 있는 것을 적발하였다. 스팟보고로 검사를 하는 동안에 작업자를 대피시킨다고 하지만 애당초 관리감독이 부재할뿐더러 다닥다닥 붙어 있는 영세사업장에서 주로 시행되는 만큼 인근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노동자의 경우 대피 등의 조치를 취할리 만무한 일이다. 게다가 제보로 찾아간 한 사업장에서는 이주노동자는 아예 대피도 안 시켜놓고 계속 작업을 시키는 것을 확인하였다.

녹산 노동자들의 선택은?

이번 노동부의 녹산공단 일제조사는 방사선 누출이라는 사고의 사후 조치로 이뤄진 조사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그 한계가 명백했다. 또한 노동부가 아니라 녹산노동자희망찾기로 이어진 노동자들의 제보는 여전히 노동부의 조사에 대한 노동자의 불신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노동부가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녹산 노동자들이 그들의 요구와 변화를 담기위해 녹산노동자 희망찾기를 선택한 것은 곧 노동자의 주체성을 발견하고 실현해 나가는 첫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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