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5월|사진으로보는세상]

일터기사


▲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Seoul Mrina Club & Yacht ▲ 서울 반포지구 한강변 플로팅아일랜드(세빛둥둥섬)

글, 사진 _ 한노보연 운영집행위원 최 종 배

프랑스의 루이14세는 태양왕이라 불렸다. 지방 봉건영주였던 귀족들을 힘으로 누르고 절대왕정을 확고히 했던 그는 “짐이 곧 국가요 법이다”라는 격한 말을 뱉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느 날 재무장관 푸케의 저택을 방문한 뒤 불법으로 돈을 모아 집을 지었다고 단정하고 푸케를 체포해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가뒀다. 그리고 푸케의 저택을 지은 당대의 거장들을 동원하여 2만 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규모의 거대한 궁전을 만들고, 호사스럽게 꾸몄다. 이름난 건축가, 화가, 조각가, 원예가, 공예가들이 총동원되고, 최대 하루 3만 명이 무보수로 동원돼 50여 년에 걸친 공사 끝에 본관 전면 길이만 해도 580m, 2천여 개의 방, 부속궁전 2개, 분수, 운하, 걸어서 3시간이상 걸리는 정원 등 가히 예술품이라 할 만한 궁전이 완성됐다.
그리고 귀족들을 궁전에 모으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호사스런 연회를 베풀었다. 72년에 이르는 재임기 동안 국민의 희생과 부담을 강요하며 치렀던 끝모를 전쟁 속에 온갖 호사와 사치로 권력을 과시한 루이14세의 ‘업적’ 베르사이유 궁전은 굶주린 일반 국민에게는 분노의 대상이었다. 약 100년 뒤 증손자인 루이 16세가 대혁명으로 단두대의 이슬이 되고 가구, 세간 등이 많이 없어졌지만,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미술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무심히 눈에 들어오던 세계최대의 수상 복합문화공간이자 컨벤션 시설이라는 세빛둥둥섬과 일반시민의 고급 레저문화를 위한 시설이라는 여의도 한강변의 요트장을 찾아갔을 때 프랑스의 역사 속으로 초대받은 느낌이었다. 권력과시를 위해 창조된 ‘예술품’이고, 강력한 서울시장 권력의 상징물로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한강 르네상스을 통해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다. 귀족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았을 베르사이유 궁전만큼의 의미를 한강 르네상스도 가지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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