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3월|현장의목소리] “삼성노동자들의 즐거운 노동조합 만들기”

일터기사

“삼성노동자들의
즐거운 노동조합 만들기”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부지부장 조장희

삼성노조 설립을 결의하다.
2008년 1월 에버랜드 소속 4명의 노동자와 금속노조, 전문가 등이 영등포역 부근 식당에 모여, 무노조 세습경영으로 악명 높은 삼성에 민주노조 설립을 결의했다. 이후 2011년 7월 12일 3년의 준비 끝에 삼성그룹 최초로 민주노조를 설립하였다.
삼성은 창립 이래 창업자 이병철의 유지를 받들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불법경영을 경영철학으로 미화하며 수십 년간 노조 설립을 시도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짓밟아왔다.
노조 설립을 위해 제일 처음 한일은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네가족이 모여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도 쉽지가 않아, 가족여행을 구실로 백일도 되지 않은 아이를 포함해 완도로 여행을 떠났다. 아이들을 재우고 삼성에 왜 노동조합이 있어야 하는지, 최소 10년 이상 삼성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한 토론을 밤새도록 했다. 그렇게 가족들과 오랫동안 소통하다보니 처음에 “왜? 하필 당신이?”라던 가족의 반응이 “꼭 삼성에 제대로 된 노동조합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는 쪽으로 변화했다.

2009년 3월 “삼성노조 설립준비위원회” 구성.
삼성그룹 내에서는 노조설립이나 운영이 전무했기 때문에 노조설립 주체들은 삼성 민주노조설립에 동의하는 동지들과 연대하여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에버랜드 노조설립 주체들이 처음으로 준비한 것은 삼성 창업이래 노동조합 탄압사례를 취합하여 “노조탄압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었다. 미행, 감시, 납치, 감금, 해고, 휴대폰 도청, 금품 회유 등 노조만 깰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를 탄압한 삼성의 폭압을 알고는 있었지만 탄압사례를 정리하며 다시 한 번 분노했고, 반드시 삼성민주노조를 성공적으로 설립해 뿌리를 내리자는 결의를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탄압사례 한건 한건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행동대응/법적대응 등의 매뉴얼을 만들고 필요한 장비도 구입하고 리허설도 했다. 2010년 8월에는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복수노조 허용시점에 맞춰 설립하게 될 삼성노조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요청 하였다. 7주에 걸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해 강사진에게 함께 교육도 받았다.
2011년 노조설립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되자, 삼성 인사부서에서는 노조 주체들에 대한 회유공작이 강화됐다. 승진이나 급여인상 편한 근무지 등의 조건을 내세우며 노골적으로 노조설립 포기를 종용했으나, 오히려 노조주체들은 노무 담당자들을 호통 쳐 돌려보냈고. 삼성의 회유는 노조설립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집요해졌으며 회유의 방법도 다양화 됐다. 6월경 삼성에버랜드에 유령노조가 설립된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준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용인시청에 사실 확인결과 삼성에버랜드 노동자 4명이 노조를 설립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더 이상 민주노조 설립을 미루면 교섭권마저 잃게 될 것이라는 대다수 의견에 따라 2011.7.12. 설립 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 했다. 설립총회를 개최한 다음날, 곧바로 고용노동부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고, 7.18 설립필증을 교부받아 노조설립 준비 3년 만에 삼성자본 역사상 최초의 민주노조가 탄생하였다. 하지만 필증교부와 동시에 삼성노조설립을 주도한 조장희 부지부장은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명불허전! 악질자본 삼성의 탄압과 노조 깨기 공작의 시작.
조장희 부지부장의 해고를 시작으로 삼성자본은 노조설립 주체 4명 모두에게 정직 등의 부당징계를 하였고 노조의 경제적 ,시간적 제약을 목표로 30여건의 고소, 고발을 남발하며 악질 자본의 본색을 드러냈다.
일상적인 감시와 미행, 집 앞 부터 노조간부가 이동하는 모든 동선에 미행차량이 배치됐다. 7월 19일 노조간부들이 미행조직이 식사하는 식당을 알아내 미리 대기하고 있자 23대의 차량이 식당으로 들어오다가 말고, 줄행랑을 치다 교통이 마비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자본의 탄압에 삼성노조 간부들은 3년간 준비해온 매뉴얼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반면 삼성노조가 설립되자 전국의 삼성사업장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의 격려와 응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삼성노조 간부들은 3개월간 전국의 삼성사업장을 돌며 삼성노동자들을 만나며 소통했고 설립 1년 만에 조합원이 1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노조와 만난 많은 삼성노동자들이 지방발령, 문책 등의 탄압을 이기지 못해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삼성에서 일하다 죽고 병들고 다치는 노동자들
2012년 1월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근무하던 비정규 사육사 김주경씨가 패혈증으로 15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례식장에 조문을 하는 삼성노조 주체들에게 인사팀 직원들은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을 하고 문상을 방해하는 극악한 모습을 보였다. 김주경씨 사망이후에 휴대폰과 싸이월드에 남긴 글과 사진에는 입원기간동안 회사가 설명한 내용과는 상이한 증거들이 발견됐다. 이에 대한 해명을 유족과 삼성노조가 요구하자, 사측은 면담요청을 거절하면서 사내에서 유족과 삼성노조를 비방하는 교육을 수차례 진행하였으며 심지어는 인사팀 차장의 실수로 “고 김주경 관련 상황보고”라는 이름의 노조원과 유족을 사찰하는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삼성 백혈병 피해노동자 문제에서도 드러났듯이 삼성자본은 삼성에서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은 노동자의 문제에 대해 회사에는 잘못이 없고 개인의 질병으로 몰아가는 뻔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삼성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삼성노조 첫 활동으로 삼성백혈병 피해유족이 농성 중이던 근로복지공단에 방문하였다. 삼성반도체 피해노동자 故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 어르신을 처음 뵈었을 때 “삼성노동조합이 무너지면 안 됩니다. 반드시 정착해서 유미 같은 불쌍한 노동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꼭 노조를 키워 달라”고 말씀 하셨다.
삼성노조 설립 2년이 되어간다. 삼성은 유령노조를 내세워 삼성노조의 교섭권을 무력화 하고 부당한 징계와 수십 건의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사내에서는 삼성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면서 노조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3년은 삼성노조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한해이다. 금속노조에 가입하였고, 조직화 사업과 단체교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노조와 연대하는 동지들과 후원주점, 희망식당 시즌2, 에버랜드인근에 2000평 밭에 동지들과 함께할 희망농장 등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해도 삼성노조의 즐거운 노조 만들기는 계속 됩니다. 동지들! 함께 해주세요!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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