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2월] 사투리, 그것이 궁금하다

일터기사

[문화마당]

사투리, 그것이 궁금하다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사무차장 이경호

순회투쟁을 하면서 여러모로 느꼈던 것이 많지만, 끝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역의 사투리가 생각이 난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사투리를 들어보면 사람 냄새나는 그리고 정이 넘치는 말투가 많다.(개인적으로 본인의 고향이 부산이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면 왠지 좋다.^^)

영화를 보면 사투리 돌풍이 일고 있다.
“니 자들하고 친구나?” <웰컴 투 동막골>은 수많은 사투리 어록을 남기며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되었다. 영화 <친구>도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대사 등 많은 유행 사투리를 만들며 흥행에 성공했다.

왜 사투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새 잔업․특근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복고(復古)에의 향수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각 지역의 사투리를 정밀분석(?)해 보자. 지금까지 우리는 충청도와 전라도, 그리고 경상도를 비교 분석하며 그들의 말이 얼마나 빠른지를 보아왔다. 비교분석을 하면서 각 지역의 사투리가 아주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이가 있으니~ 자!!!!! 이제부터 하나하나씩 살펴가 보자.

사례 1

표준어 : “어~~ 이일을 어떻게 하지?”
충청도 : “이 어쩐댜…???”
전라도 : “으짜 쓰까나!!”
경상도 : “우야노!!”
※ 경상도가 1등. 경상도 사투리는 짧은 말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사례 2

표준어 : “잠시 실례합니다.”
충청도 : “좀 봐유.”
전라도 : “아따! 잠깐만 보더라고.”
경상도 : “내 좀 보소.”
※ 충청도가 1등. 이것을 보니 충청도 사투리가 결코 느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례 3

표준어 : “빨리 오세요.”
경상도 : “퍼뜩 오소.”
전라도 : “허벌라게 와버리랑께.”
충청도 : “빨리 와유.”
※충청도와 경상도 사투리가 비슷하게 빠르다.

위의 예를 보면 각 지역 사투리마다 재미있는 말투도 많고 특색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구는 ‘경상도 사람 3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 싸우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전라도 사투리는 구수한 입담과 재미난 말투가 좋다 한다. 위에서 보듯 충청도 사투리는 결코 늦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리고 위에는 쓰지 않았지만 경상도 사투리의 아킬레스건이 있다. ‘ㅆ’발음이 안 되는 크나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라도는 ‘거시기’에서 ‘거시기’로 다 통한다는 재미있는 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투리를 상품화하여 너무 가볍게 다가서는 부분들도 있다. 지금 tv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투리를 보면, 우리에게 웃음만을 주려는 사투리이거나 마케팅을 위한 연출이 대부분이다. 또한 사투리의 희화화를 조장해 단순 유행어로 떠다니기도 한다. 우리의 소중한 사투리가 희화화가 되지 않도록 tv와 영화에서의 가벼운 사용은 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어렸을 때 고향에서 동네 아저씨들이 쓰던 구수한 사투리가 왜 기억에 남고 그리워지는 걸까? 각박한 자본주의 시대, 그리고 각박한 서울 인심 때문은 아닐까? 사투리가 각 지역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서로의 언어가 되길 바라며 펜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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