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월] 부산지하철 매표소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일터기사

겨울의 추위를 온몸으로 삭히며, 봄의 태동을 기다린다

부산지역 일반노조 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2002년 8월 부산지하철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영혁신이라 하여 정규노동자를 줄이고, 1,2호선 33개역사 34개 매표소를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면서 100여명이 넘는 저희 비정규 노동자들을 채용하였습니다.
2002년 11월, 부산지방노동청은 이를 불법파견이라 판정하였으나, 법원과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심판위원회는 “역 매표소 민간위탁이 불법 파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나, 정부와 부산교통공단에서 추진하는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이유를 주요한 판단의 근거로 하여, 공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후 파견법 상의 불법성을 피하기 위해 공사는 2002년 계약 이후 4차례나 민간위탁사와의 계약을 수정, 불필요한 조항을 삭제하여 계약해지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면서 계약해지를 정당화 시켰습니다.

그리하여 공사는 2005년 12월 31일까지 계약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매표소 폐쇄를 추진하면서 계약을 2005년 9월 10일에 종결지었고, 이로 인하여 저희 부산지하철 비정규 매표소 노동자들은 계약기간마저 채우지 못한 채 해고되었습니다.
작년 7월 10일경 저희들이 일방적인 해고통지를 받으면서 ‘시민 불편과 안전을 외면하는 매표소 폐쇄 철회와 매표 노동자들의 집단해고에 따른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저희들은 부산교통공사와 서면환승역, 부산시청 앞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꾸준히 선전전과 집회를 벌여왔습니다.
2005년 10월 27일에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차원의 순회집회를 하던 중 교통공사 측의 불미스런 일로 말미암아 11월 3일까지 로비점거를 하였으며, 11월 28일에는 강서구청 역에서 있었던 3호선 개통식에서 ‘시민안전 대책없는 3호선 개통식 반대투쟁’을 진행하였고, 이때 삭발식과 혈서로 결의를 다지며 대응하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12월 2일부터는 민주노총 시국농성에 맞추어 저희들도 부산역에 생존권 쟁취를 위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12월 6일에는 지난 10월경 부산시민 3,500명의 서명을 받은 매표소 해고자들에 대한 고용승계 진정서를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제출하였고, 이후 부산역 천막농성장을 부산시청 앞으로 옮겨와 부산시의 결단을 촉구해 오고 있습니다.
12월 22일에는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노동자 집단해고 철회와 고용 승계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기자회견을 하였고, 이후 대책위는 저희들의 천막농성을 지원하면서 매주 대책위 차원의 집중집회와 1인시위, 허남식 부산시장을 따라다니며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그림자시위 등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대책위 구성부분 삭제)
올해 1월 2일 부산시 산하기관으로 새로이 출발하는 부산교통공사 현판식에서 대책위는 ‘낙하산 인사 철회’와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 비정규노동자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날 바로 그 자리에서 부산시 교통국장이 그 주중으로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약속하였지만, 허남식 부산시장은 한 달이 넘어가도록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후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시민결의대회와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의 집중집회 등을 전개하였지만, 한달을 훌쩍 넘기고서야 그토록 바라던 시장과의 면담이 지난 2월15일 이루어졌습니다. 면담은 30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고, 앞으로 실무회의(우린 교섭이라 말한다)를 통해 이문제를 해결하기로 하였다. 이후 있었던 1차와 2차 실무회의에서 그들은 “고용승계는 절대불가”라는 초지일관된 입장을 보이며 그 문제를 제외하고서는 대화에 임할 수 없다는 저희쪽 대표단과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3차 실무회의를 약속했습니다.

2차 실무회의에 앞서 17일은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이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2층 대강당에 마련한 200석이 넘는 자리를 꽉 채우고도 모자랄 만큼 지역의 많은 분들이 오시어 저희에게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현재 천막농성장에서는 출퇴근 선전전, 정오 집회, 전동차 내 선전전, 역사 내 자필대자보 부착과 금요 촛불문화제, 부산시장 그림자 시위 등의 일정을 진행해 오고 있고, 이후 서면까지 시가행진과 함께 삼보일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들은 7개월째 농성, 80일째 천막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겨울의 추위를 온몸으로 삭히며 봄의 태동을 기다립니다. 부당한 집단해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 되는 그날을 위해 비정규직의 설움이 사라지고 모든 노동자가 하나 되어 웃는 그날을 위해 오늘의 이 고통쯤이야 참아낼 것입니다. 하지만 시청 앞 천막에도 어서 빨리 따뜻한 봄볕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함을 보답할 수 있게… 꼭 이겨내라며 초코파이 한상자 넣어주고 가시던 시민에게도, 따뜻한 커피라도 뽑아먹으면서 하라고 손에 만원짜리 한 장 쥐어주시던 할아버지에게도 이 감사함을 다 전해야 하는데…
열심히 싸워서 꼭 이겨내겠습니다. 투쟁!

– 집단해고 철회하고 고용승계 보장하라!
–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 들어오라 할 땐 경영혁신, 나가라 할 땐 적자개선, 비정규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하지 마라!
– 시민 안전과 불편 외면하는 부산교통공사 정신 좀 차려라!
– 적자라며 매표소 비정규 노동자 집단해고하고, 이제 지하철 요금까지 올린다더니 창단비 7억, 연 운영비 19억원 든다는 축구팀 창단은 웬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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