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1월/현장의 목소리] 산업보건연구회

일터기사


산 업 보 건 연 구 회

산업보건연구회 사무국장 김은미

(편집자 주) 11월호 <현장의 목소리>는 15년간 대구경북지역의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선도적 주체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산업보건연구회’를 찾아가 단체의 활동 상황과 전망, 그리고 지역노동안전보건운동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들어보았다. 연구소의 내부 사정상 서면인터뷰로 대신하였다.
바쁘신 와중에도 소중한 글을 보내주신 산보연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1) 산업보건연구회를 알아보자

문 : 먼저 산보연의 간단한 역사는?

☞ 87년 이후 부문운동으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약사회·의사회가 생겨나고 점차 노동자와 함께 하기 위한 활동이 모색되었다. 그러다 전노협 산하 대구지역 노동조합연합 사무실에 노동진료실을 설치하고 산재상담 등의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들과의 직접 만나게 되었고, 각 단체에 산업보건분과가 만들어졌다. 이들이 산안활동에 대한 전문성 담보, 산재추방운동의 지역내 실천활동, 교육·선전, 작업환경조사를 주요하게 내걸고 활동해오다가 91년 8월에 창립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는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산보연과 지역노동자건강권운동의 활동방향과 과제에 대해 새롭게 모색하는 단계에 있다.

문 : 올해 활동의 목표와 계획, 활동기조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리면?

☞ 첫째. 기존사업의 확대·강화 및 가능한 사업의 수행으로 조직적 성과를 만든다, 둘째. 회원의 확대 강화에 노력한다, 셋째. 지역내 노동자 주체의 노동안전보건운동의 기틀을 마련한다, 넷째. 전국적, 지역적 필요한 공동사업의 수행으로 지역 노동안전보건운동을 활성화한다는 기조로 몇 가지 사업계획 원칙을 세웠다.
산재보험제도개혁, 노동자건강권확보를 위한 전국과 지역의 공동 실천 투쟁을 배치한다. 산보연과 노조와의 긴밀한 연계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사업을 모색한다. 산재노동자모임의 주체적 활동을 지원하고 조직화의 단초를 마련한다. 실천중심으로 조직체계의 재편 및 핵심 활동역량을 강화한다. 회원사업의 확대강화 및 안정된 재정을 확보한다. 창립15주년을 맞아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장단기 과제를 모색한다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정했다.

문 : 회원들의 분포와 활동력은? 조직확대 과제는?

☞ 과거 보건의료인 중심에서 산재노동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건강한 노동 실현을 위한 산재노동자모임’을 하고 있는데 8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인 노무사·변호사와 비회원노무사들로 구성된 5명의 상담팀이 활동하고 있고, 그 외 활동가, 의사, 변호사, 약사가 약간명 조직되어 총 22명이 활동하고 있다.
산재노동자모임은 현재 요양중인 환자들 중심으로 일상활동이 되고 있으나 그 외 회원들의 활동은 직장 단체 활동 등으로 실제 활동은 하지 못하고 정기회의에 참여하는 수준이다. 현장노동자들의 참여는 산보연의 지속적인 과제이다.

문 : 여름수련회 사진을 보니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놀이 등을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따뜻한 단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회원들간의 유대는 어떠한가?

☞ 현장노동자들의 참여가 전무하다시피하고 회원들 각자 특성이 뚜렷하여 사회운동에의 참여의식, 정서적인 동질성이 담보되지 못하면 자칫 유대감이 떨어져 상호 괴리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산보연이란 조직을 통해 노동자건강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가져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원들간의 유대감은 중요하다. 나아가 그 가족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생활공동체는 아닐지라도 살아가는 방식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산보연이 추구하는 건강한노동은 가능해지리라 생각된다. 산재노동자 회원들간의 상호 친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문 : 산보연의 운영 체계, 상근인력은?

☞ 현재 의사, 노무사 2인으로 공동대표가 활동하고 있고 대표·임원·각부서장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사무국(상담팀, 산재동자모임, 홍보편집팀, 조사연구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회의체계로는 최고의결기구인 정기총회가 년1회, 일상적인 의사결정단위인 운영위원회가 매월 개최되며 실무점검단위로 실무집행점검회의가 매월 개최되고 있다.
현재 상근은 사무국장 1인이 하고 있는 있다.

2) 산보연 활동내용과 관련하여

문 : 사업내용을 보니 주요하게 조사 연구 사업, 교육사업, 홍보사업과 대외 연대사업등이 있던데, 올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의 경과와 성과가 있다면?

☞ 근로복지공단의 횡포는 날로 더해가고 산재보험제도는 개악될 처지에 놓여 있어 산재법개악저지 및 산재법제도개혁을 위한 지역실천투쟁이 중요하게 배치되고 있으며, 그간 금속중심의 노동안전보건활동을 점차 병원, 사무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회보험노조대경본부와 함께 사무직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지역내 의제화를 목표로 사업추진 중에 있는데 지난 7월 대구와 인근지역, 9월엔 경북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와 근골격계질환 교육 및 증상실태조사를 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지만, 사회보험노조 자체 산별전환, 4대보험통합, 직제개편, 집행부 선거 등 큰 현안문제들이 있어 순조롭지는 않을 듯 하다.
산보연 내부적으로는 이를 계기로 역량강화를 도모해 보고자 한다.
또한 올 한해 총력투쟁과 실천을 총화해내기 위한 행사를 연말 정도에 계획하고 있다.

문 : 산보연 활동하면서 상근활동이나 조직활동의 어려움이 있다면?

☞ 1인의 상근자로 노조사업, 대외사업, 회원관리, 재정관리, 각종 회의운영, 홈페이지관리 등 모든 활동을 관장하고 있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책임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회원들이 일을 나눠서 할 수 있는 조건도 되지 못하여 안타깝다.
다만 현재 회원들의 활동력을 조금만 더 보태주면 좋겠는데…그렇다고 사람이 있으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건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 도무지 어렵다.

문 : 산재 노동자 화요모임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셨으면 한다. 비정규 중소, 미조직 사업장 노동자들이 많이 조직되는지요?

☞ 산재노동자모임은 전·현직 산재노동자들의 자발적 모임인데 ‘격월 정기모임’과 현재 요양자를 중심으로 주단위 실천활동을 하기 위한 ‘화요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기모임은 산보연 및 전체 노동자건강권운동에 대해 공유하고 주요사업을 결정하는 단위이고, 화요모임은 요양자들이 자신의 권리확보를 위해 선전·교육·투쟁 등을 직접 수행하는 실천단위 역할을 하고 있다.
산재노동자들의 조직화는 전화상담 또는 병원방문을 통해서, 타 단체의 소개를 통해 한다. 선전물을 받아보기도 하고 집회에도 나오는 식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고리를 찾고 있고, 이 과정에서 조직되어 요양중인 일정기간은 참여하나, 요양종결 후엔 참여도가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미조직사업장 노동자들이며, 이들은 당장엔 원직복귀하더라도 장해정도에 따라 업종을 바꾸거나 자영업을 하는 등, 결국 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 : 산재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병원방문이나 교육 사업은?

☞ 미세접합술 전문병원이 대구에서는 대표적인 산재전문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산재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월1회 정기방문을 하고 있다.
최근엔 산재법 개악에 대한 교육과 간담회를 통해 산재노동자선언을 조직하였고, 산재환자의 병원/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요구도 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문 : 상담을 통한 투쟁과 조직화 사례가 있다면?

☞ 상담은 전화상담과 방문상담으로 하고 있고, 불승인된 사례나 직업병에 대한 상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능한한 방문상담을 통해 전반적인 산재현황 관련 얘기도 하고 정보도 주고 받는데, 지금은 상담이 노무사·변호사들의 토요상담으로 되고 있어 직접적으로 투쟁과 조직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단체소개에 의한 경우엔 당사자의 의지와 피해 정도에 따라 본인의 항의시위, 해당 단체와의 공동 항의 면담·집회 등으로 투쟁을 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산재노동자모임으로 조직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면 참여도가 떨어진다.

노조가 있는 금속사업장에서 산재발생시 과거엔 직접 투쟁을 지원했으나, 현재는 자문하는 정도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이나 사무직 노조의 경우는 경험이 부족하여 노조와 긴밀한 연대활동을 한다. 작년 건강보험공단의 한 노동자가 한방진단으로 산재 신청했다가 불승인된 후, 노조를 통해 상담으로 연결되면서 양방진단으로 우울증, 적응장애,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신청하여 승인된 사례가 있다. 그 노동자는 직접 실천투쟁을 하고 노조는 산보연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노조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그 노동자는 회원으로 가입하여 산재노동자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노조는 조합원의 건강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지며 조합원교육, 직무스트레스 및 근골격계질환 대책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 : 현장에서의 교육사업/조사사업과 연대하는 현장에 대해 간단히 정리부탁.

☞ 일반적인 교육사업 외에 산보연이 직접 기획해서 추진한 연구조사사업은 몇 년 전 버스노동자들의 요통 조사연구사업을 1년간 진행한 바 있고, 올해 주요사업으로 ‘사무직노동자와 노동재해’를 주제로 한 사회보험노조 대경본부와의 기획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자들의 경우 항의성 민원, 장시간 부동자세의 자료입력 노동, 전산시스템에 의한 현장통제, 직무요구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자율성으로 직무스트레스가 높고, 공통적으로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 : 건강보험공단 현장의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 현재까지 파악된 것은 수년간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인력감축이 진행되었고 직장보험과 지역보험의 통합·전산시스템도입 등으로 늘어난 업무에 비해 인력충원되지 않고 있는데 또다시 4대보험 통합을 앞둔 직제개편과 시스템변화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대민 서비스가 강화되었는데 예를 들면 전화응대를 할 때 반드시 해야 할 대사를 하는지? 친절하게 받는지? 전화벨이 울리면 얼마만에 받는지 등이 중앙통제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휴식시간도 없이 종일 컴퓨터 작업을 하다 화장실도 못갈 때가 많고 작업자 스스로 인력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것을 생각하면 출근하기 싫고 죽고 싶다는 심정으로 출근하는 작업자도 있었다.
그런데 현재 4대보험통합, 산별전환, 직제개편, 임원선거 등 굵직한 현안문제가 당면해 있어 사업추진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 최소한으로 묻혀가거나 환자찾기는 되지 않아야 될 텐데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문 : 160여일을 맞고 있는 척추고정술 불승인 공단투쟁의 경과와 현재 상황은?

☞ 금형제작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2005년 허리디스크로 산재요양 중 낫지 않아 2006년 3월 공단 자문의사협의회에서 수술을 결정하여 척추기기고정술을 시행하였는데 4월 공단에서는 불안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척추기기 고정술을 불승인한거죠. 이에 대책논의 후 5월 11일부터 공단대구본부 내에서 피켓시위, 선전물배포, 항의면담, 규탄집회 등 대공단투쟁을 진행하였고, 결국 공단은 척추고정술은 인정하지 않으나 현재 장해상태인 핀 2개 고정술한 것에 대한 장해등급을 결정하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토론과 고민 속에서 현실적인 판단을 하여 164일째 되는 날로 투쟁을 마무리하였다.

3) 현재 산재보험제도 개악과 관련하여

문 : 산재보험제도 개악저지투쟁에 대한 입장과 지역내의 활동이 있다면?

☞ 산재노동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주장하면서 재정적자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신자유주의정책을 고수하는 한 제대로 된 산재보험제도 개혁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개정과정에서 직접 산재당사자인 산재노동자들과 예비산재자인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현실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는 산재법 개악은 절대 막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산재노동자들과 현장노동자들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재법 개악음모를 산재노동자의 목소리로 직접 얘기하고자 산재노동자 선언운동이 조직되었다.
산재노동자모임에 참여하는 일부회원을 중심으로 산재법 개악저지 및 개혁에 대한 일상적인 선전·교육·투쟁이 되고 있는 정도이고, 지역노동자들의 경우 민노총 사업장 간부에 교육·선전되었지만 직접 실천투쟁으로 힘있게 나서지는 못하고 중앙일정에 따르는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활동과 성과는 미흡하다. 점차 전체 노동자로 확대되어 광범위한 노동자 참여에 의한 개혁투쟁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문 : 현재 대경지역내에서 노동안전보건활동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보십니까?

☞ 그나마 금속노조는 그간의 활동의 성과와 경험으로 단사내 활동은 일부 되고 있지만, 그 경험이 타업종과 공유가 되지 못하고 있. 타 업종은 인식정도가 낮고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로 활동주체가 대단히 빈약하다. 따라서 활동가를 양산해 내고 그간 활동의 성과와 경험을 지역적으로 총화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4) 지역내 노안투쟁과 지역운동에 대해

문 : 지역내 노동안전보건운동과 어떻게 결합되어 대중운동의 발전에 어떻게 복무하고 있는지, 그런 관점에서 산보연 활동의 진단과 평가 그리고 향후 계획은?

☞ 부끄럽게도 정말 중요하면서도 할 말이 없는 질문입니다. 그만큼 지역에서의 활동이 저조하고 산보연 또한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산보연 활동가가 민주노총 대구본부 산안국을 담당하고 있는데 산하 노조들의 상황과 산보연 상황은 앞서 얘기한 정도이고 그러다보니 제대로 활동이 되지 못하고 닫혀있는 활동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산보연이 올해로 창립 15주년인데 산보연의 15년이 지역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보연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런데 회원들도 바뀌고 구성원이 달라지면서 새롭게 산보연과 지역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 단체들의 활동과 고민도 들어보고 내부 토론도 하면서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문 : 교대제 개선(심야노동철폐), 근로복지공단 3대독소규정 폐기, 휴식시간 확보 및 물량줄이기, 작업중지권 복원 등 한노보연에서 제안하는 이른바 ‘4대 실천의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와 관련된 사건이나 사업이 지역 내에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노동자를 골병들게 하는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라고 봅니다. 그런데 교대제 개선과 물량줄이기, 작업중지권의 경우 금속사업장 등 제조업에 국한되는 요구는 아닌지 싶고, 심야노동철폐는 염색산업, 병원 등의 경우 적용이 불가능한데 이는 전체적인 산업구조를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싶네요. 사무직의 경우는 별도로 지정된 휴식시간이 없으니 주요요구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민이 없었지만 진정 건강한 노동환경을 만들자는 4대 실천의제와 같이 구체적인 의제를 정하여 실천활동을 해나가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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