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월/다녀와서] 뭄바이 세계사회포럼(WSF)을 다녀와서

일터기사

[특별투고-1]

뭄바이 세계사회포럼(WSF)을 다녀와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손미아

세계사회포럼이 인도 뭄바이에서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있었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한노보연)에서는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3개의 포럼에 참가를 하고 국제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왔습니다.

노동자 건강관련 포럼에 참가한 첫 번째 세미나는 1월 19일 오전에 진행된 것으로 포럼제목은 <직업상의 안전과 건강: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였습니다. 참가인원이 약 200명 정도였던 이 세미나는 최근 아시아 지역의 사례들을 폭로하면서, 기본적인 노동자권리를 위해 노동자들이 나서서 싸울 것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국제적 연대를 만들 것을 주창한 세미나였습니다.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 노동자의 건강문제에 대한 연구자체는 아직 미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동자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었고, 국제적 연대의 틀을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아 있었습니다. 한노보연에서 국제적 연대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참석했던 저도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되어서 노동의 소외, 노동강도의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해방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틀을 만들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두 번째 세미나는 1월 19일 오후에 열린 것으로, 주제는 가난과 불평등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불평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으며, 참가인원은 약 50명 정도였습니다. 이 세미나는 가난과 불평등의 해결을 지역사회의 재원확보나 재정보조 등을 통해 하려는 경향을 비판하고, 문제를 인식한 집단의 조직화와 주체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세미나의 참가자들은 건강불평등의 문제의 해결을 국가정책개선에서 찾지 않고, 소외된 집단에서 스스로 자각을 하고 조직화를 통해서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세 번째 세미나는 1월 20일 오후에 한노보연이 주최한 세미나로, 신자유주의와 전지구화에 따른 노동강도의 증가경향과 노동강도강화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상황을 공유하고자 이 문제를 포럼으로 제기된 포럼이었습니다. 의외로 남아시아 각 지역의 노동조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관심을 갖고 이 세미나를 찾아주었습니다. 한노보연은 경제위기 이후의 노동강도 강화를 보고하였고, 이러한 노동강도강화에 맞서서 투쟁한 대우조선, 두원정공 등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노동강도강화에 맞서서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 그리고 국제적 연대가 필요함을 피력하였습니다. 이 세미나에 모인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으나, 남아시아의 각 나라에서 노동자조직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주로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향후 이들과 함께, 각 나라의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에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별투고-2]

세계사회포럼 참가자 인터뷰
노동자의 힘 홍석만/정리 편집실

문: 세계사회포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떠하였는지요?
답: 참가자 8만명이 모두 울타리 쳐진 안에만 있었고 마지막 날 행진을 제외하고는 모든 포럼과 행진과 행동이 모두 그 안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게 느껴졌고, 모든 행사들이 행사장 울타리를 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리들만의 잔치라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도 민중들과의 접촉할만한 기회나 공간이 오히려 더 적게 된 것이 문제가 아니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럼 자체의 내용도, 큰 포럼들 같은 경우에는 내용 자체가 대단히 형식적이었고, 패널들만 발표를 하고, 객석토론도 없었구요. 대신에 1,20명 정도 규모로 모이는 작은 포럼들이 수백 개가 열렸는데, 그런 포럼들 중에는 좀 의미 있고 괜찮은 포럼들이 많이 있었어요. 사실상 세계사회포럼이 큰 포럼이나 활동가 총회로 내용들이 다 수렴된다기보다는, 그 포럼들이 진행이 되면서 각국 활동가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겠지만은, 전체적으로는 어수선하고, 혼란하고, 좁은 공간 안에서 우리끼리만 진행한다는 느낌이 많았어요.

문: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답: 이번 4차 사회포럼은 기존과는 다르게 일단 브라질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었다는 데에 일차적인 의미가 있죠. 외형적으로 보면은 전에 열렸던 1,2,3차 사회포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외형적인 성공은 거두었다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1,2,3차 때 얘기되었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반복되는 한계를 가졌습니다. 외형적인 성장이나 성공을 어떻게 내용적인 측면, 질적인 측면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가가 이후 사회포럼의 큰 과제로 남은 셈이고요. 또, 사회포럼 자체가 명실상부하게 반세계화 운동의 대안적인 주제로 고민하는 국제적인 자리로 정착이 되었는데, 좀 더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사회포럼의 모토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였는데, 다른 세상이 어떻게 가능하고 다른 세상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히 밝혀나가지 못하면, 세계사회포럼 자체의 미래도 어떻게 보면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문: 노동보건관련 포럼의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답: 제가 참여를 해보지 않아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노동 건강과 관련된 포럼들이 성황을 이루지는 않았어도 실제 관심이 있는 여러 활동가들이 참여해서 아주 내실 있게 토론이 진행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에 관련된 국제 네트워크가 앞으로 건설될 수 있을 정도로 성과를 많이 남긴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제가 한두 나라의 노동보건 관련한 활동가들을 만나봤는데, 상당한 관심들을 가지고 있고, 한국에서의 사례도 무척 인상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투쟁 사례들을 좀 더 많이 소개하고, 외국의 경험들 속에서 국제적인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앞으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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