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6월|직종별 건강장해] 금속가공유 편

일터기사

▮금속가공유 편▮

한노보연 선전위원 안착한

작업의 감초 – 금속가공유

금속을 다루는 노동자, 금속노동자들은 흔히 자신들을 가리켜 ‘기름밥’을 먹는다고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름은 전문용어로 ‘오일미스트’이며, 절삭유/연삭유/쿨런트라고도 불리는 산업용 기름을 통칭하여 ‘금속가공유’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금속제품은 주물작업․기계가공작업․표면처리작업(도장, 도금) 등을 거쳐서 완성되며 금속가공유는 기계가공작업 중에서도 절삭 및 연삭 가공 과정에서 주로 사용된다. 절삭 및 연삭작업은 자동차산업/조선업/각종 기계산업 등의 산업에 걸쳐 이루어지며, 가끔씩 이루어지는 작업까지 포함하면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절삭가공은 선반/드릴/밀링/형삭기/평삭기/연마기 등의 가공기계 공구를 이용하여 재료금속을 깎아서 제품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이들 공작기계에 절삭공구를 설치하고 재료금속을 깎을 때 쇳가루와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 윤활과 냉각을 위해 금속가공유를 붓게 된다. 금속가공유는 <사진1>과 같이 분사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 과정에서 미세한 기름입자가 공기 중으로 날리게 되고(이를 오일미스트라 한다) 작업하는 노동자의 피부로 흡수되거나, 코와 입을 통해 폐로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환기장치가 미비하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에는 기름 먼지를 뒤집어쓰고 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콩기름으로 보이니?!

흔히 노동자들은 ‘콩기름과 같은 식물성 오일이라 인체에 전혀 영향이 없다’거나 ‘쇳가루 보다는 낫다’는 인식을 가지고 금속가공유에 대한 인체의 위해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설사 식용유라 할지라도 미세한 입자가 코를 통해 지속적으로 폐에 들어간다면 폐에 염증을 일으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금속가공유는 단순한 콩기름이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의 결합체이다. 금속가공유는 성분에 따라 비수용성, 수용성, 반합성, 합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종류에 따라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되는 유해인자도 다르게 된다.

비수용성 금속가공유는 물을 섞어서 쓰지 않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커다란 드럼통에 보관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부분의 성분이 원유에서 정제한 윤활기유로 되어 있어서 기름 냄새가 난다. 반면 수용성, 합성, 반합성 금속가공유는 물로 희석해서 사용하며 다양한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다. 우선 썩지 않도록 방부제가 첨가되고, 사용 중 기계에 녹이 슬지 않도록 방청제가 참가된다. 이러한 첨가제들은 모두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들이다. 오일미스트란 이러한 금속가공유가 가공 중에 미세한 입자로 공기 중으로 발생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분진이 아닌 다양한 화학물질의 덩어리인 것이다.

금속가공유로 인한 건강장해

금속가공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건강장해로는 광범위한 피부접촉으로 인하여 모낭이나 땀구멍을 막아 여드름과 같은 피부염, 피부나 호흡기를 자극하여 접촉성 피부염과 호흡기 장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질환의 발생이 금속기계 가공작업자들에게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피부질환은 주로 비수용성 금속가공유에 의해 많이 발생된다. 금속가공업은 접촉피부염을 가장 잘 일으킬 수 있는 직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인들이 손에 접촉성 피부염을 가질 확률이 2-5%로 보고되는 반면에 금속가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10-30%나 된다고 한다. 유성 여드름과 모낭염은 보통 여드름과는 달리 손등과 발등에서 시작되고 허벅지, 종아리, 복부까지 퍼지게 된다. 땀구멍이 크고 털이 많은 남자에게 흔히 발생되며 기계의 속도가 빠르고 기름이 많아 지속적으로 기름에 접촉하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서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고 목욕과 세면시설 등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속가공유로 인한 호흡기 장해는 화학물질 첨가제들에 의한 자극증상 및 천식과 금속가공유의 부패로 인해 발생한 미생물에 의한 과민성 폐장염, 폐렴 등을 들 수 있다. 작업자들이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느낀다면 금속가공유에 의한 것은 아닌지 한번 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 천식은 기침에서부터 심한 호흡곤란까지 유발하는 기도장해로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죽음에 이를 정도의 즉각적인 의학적 조치를 요하는 경우까지 있다. 작업자의 노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직업적 천식은 더욱 만성이 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허용농도 수준이거나 그 이하의 금속가공유에 노출된 작업자들의 천식 발생위험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수용성유와 합성유가 특히 천식 발생 위험도를 2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금속가공유에는 각종 발암물질이 첨가되어 있다. 니트로스아민, 다핵방향족탄화수소, 염화파라핀, 포름알데히드 등이 그것이다. 금속가공유 작업자에 관한 암 연구에 의하면 피부암, 위암, 췌장암, 후두암, 직장암, 담낭암이 강한 관련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외에도 식도암, 뇌 및 신경계암, 전립선암, 폐/기관지암, 결장암, 조혈구암, 림프구암 등에 관한 연구가 있으나 그 결론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올바른 작업장 관리법은?

현장의 노동안전보건부서에서 금속가공유의 관리를 위해 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자. 첫째, 물질안전보건 자료를 잘 활용하자.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금속가공유의 물질안전보건자료가 현장에 비치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에서 제시한 안전조치들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금속가공유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서 제시한대로 기간이 지난 것은 폐기해야 한다. 사용하는 금속가공유의 종류와 사용시 주의사항에 대하여 노동자 교육을 실시하도록 요구한다. 개인보호구가 필요한 경우 작업장에 비치하고 노동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관리한다. 금속가공유가 변질되지 않도록 적절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둘째, 금속가공유의 유지와 관리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금속가공유가 새어 나오거나 오일미스트가 바닥에 내려앉아서 미끄럽지 않게 청소가 되었는지 살펴야 한다. 기계 청소 시에 금속가공유 탱크와 흐르는 관을 함께 청소해야 한다. 담배꽁초는 저장탱크에 버려져서는 안 된다. 일요일에 작업이 없을 때도 기계를 켜놓아 금속가공유가 계속 순환되도록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말에 기계를 멈춰 놓으면 금속가공유가 정제되어 세균이 급격히 번식하게 되므로, 비록 작업은 하지 않더라도 금속가공유는 계속 순환시켜야 한다.셋째, 환기장치는 정상인지 점검한다. 기계마다 미스트 컬렉터가 설치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필터는 사용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하나의 미스트 컬렉터에 여러 대의 기계가 연결되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한다. 미스트 컬렉터는 미스트의 발생부위에 가장 가까이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실외로 닥트를 빼내어 배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스트 컬렉터가 적절히 설치되지 않을 경우 오일미스트가 증발되어 다시 실내의 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기계는 완전히 밀폐되어 있는지, 오일미스트가 노동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환기장치는 잘 작동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오일미스트에 대한 대책은 완전밀폐가 최고이며 외국에서 도입하는 기계는 밀폐가 선택사양(옵션)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도입할 때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업장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현장의 관리책임자를 세우는 것이다. 이 사람을 중심으로 각 조별, 반별 단위로 위와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현장의 점검을 하는 것이 관리의 출발이며 금속가공유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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