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7월/투쟁의현장] 병원노동자의 파도가 휘몰아치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파업 현장

일터기사

[투쟁의 현장]

병원노동자의 파도가 휘몰아치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파업 현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편집실

6월 16일, 여의도 국회 앞 민주노총의 총력투쟁 결의대회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의 조합원들은 산별총파업 7일차에 지칠만도 하건만, 그런 기색 하나 없이 하늘색의 장대한 파도를 만들어냈다. 근래의 후덥지근하던 날씨 때문에 손마다 하나씩 들고 있는 부채에는,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98년 산별노조를 건설한지 6년이 지나도록 산별교섭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 4만의 조합원은 병원측이 산별교섭에 참여하도록 끌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병원측은 지난 시기 산별교섭에 불참하거나 각 병원의 특성별 교섭을 고집하면서 교섭 자체를 부인해 왔던 것이다. 병원측의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막판타결이 무산되고 지난 6월 10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하였다. 3개월 가까이 산별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간 병원측의 작태에, 병원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는 총파업으로 발화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요구는 간단하다. 변형 6일 근무제 등 불안정/불건강한 근무 조건을 개선할 것, 공공성을 외면하는 보건의료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할 것, 그리고 비인간적 대우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30%의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를 철폐할 것. 하지만 병원측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를 살리기 위한 인원 충원은커녕, 변형 6일 근무제, 연월차휴가 축소, 생리휴가 무급화, 초과근로시간 할증 인하 등을 안으로 내걸고 면피하고자 한다. 또한 턱없이 비싼 보험료에 비해 제대로 된 혜택을 보장하지 못하는 현행 절름발이 건강보험제도와 전반적인 의료체계에 대한 노조와 대중의 요구 역시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병원측은 겉으로는 대화와 타결, 국민의 불편함을 운운하며 총파업의 기세를 누그러트리기 위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주일이 넘도록 조합원들은 고대 노천극장에 파업대오의 짐을 풀고 더운 날씨와, 한 여름의 비를 감내하며 투쟁의 날을 세우고 있다. 집회에서 만난 보건의료노조 동지들. 목에,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1만명이 하나 되어 구호를 내지르고, 노란 깃발을 펄럭이고 있었다. 이들의 투쟁이 이 여름의 청량제 한 모금 같이 알싸하고 개운한 투쟁으로 당당히 설 것이라 믿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동지와의 5분 인터뷰

현재 대오의 분위기와 상황은 어떠한가?

사측이 오늘 아침(6월 17일) 교섭 중에 갑자기 자리를 파해버렸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것 같다. 어쨌건 우리에게는 주5일제 사안이 중요하고, 주5일제가 2년마다 한 번씩 갱신하는 사안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10년 노동조건을 좌우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는 산별총파업인데, 이 첫 산별총파업을 지켜내지 못하면 나중에는 파업소리 못할 것이라 느끼고 있다. 다른 조합원들도 이 부분을 조금씩 느끼는 것 같다. 현재 대오는…서울대, 경희대, 이대, 한양대, 고대가 보건의료노조에서 판단하기에 교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이 5개 병원을 계속 타격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는 약 1,500명 정도는 각 5개 병원에, 나머지는 다시 고대 노천극장에 다시 집결해 있다. 그래서 각 병원별, 지부별 분위기를 판단하기는 조금 어렵다. 어쨌든 각 지부 간부들은 조직에 더 힘쓸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전에는 간부들이 조직, 교섭 등을 다 했지만, 지금은 중앙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가져가면서 지부 간부들의 교섭 등에 대한 부담은 덜어졌다. 그래서 각 지부 조직에 더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현재 조합원이 제일 힘들어 하는 점은?

이후에 돌아갔을 때의 부당노동행위가 제일 문제다. 나올 때에는 ‘꼭 이거다, 이게 맞다’고 해서 나온 것이지만, 이 파업 이후에 현장으로 돌아갔을 때, 부당노동행위나 인사적 징계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런 것들이 없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마음대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너무나 걱정이 되는 것이다.

향후 보건의료노조의 각오와 계획은?

어쨌든 집행부가 가지고 있는 부담이 크다. 사람들은 지쳐가고… 장기파업 되는 거 아니냐면서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산별교섭이 합의가 되더라도, 그것이 지부 차원에서 적용을 하는 문제가 있다. 산별요구안에 대한 세부요구안이 지부별로 또 논의가 되어야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지부별 세부요구안을 가져가기 위한 과정에서 시간이 좀 드는 문제가 있는데, 이게 짧으면 몇 시간이면 되겠지만 길면 또 며칠도 가는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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