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8월] 청소는 아무나 하나-고대 청소용역

일터기사

[현장통신1]

청소는 아무나 하나
고대 불철주야(불안정노동철폐를주도할거야)

“우리는 투명인간이야…” – 미화원들의 삶을 담은 영화 <빵과 장미> 중.

안녕하세요? 저희는 고려대 학내 미화원 분들과의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어 가는 불철주야(불안정노동철폐를주도할거야)입니다. 오늘 이 글마당에는 지금까지 우리 안에서 투명인간으로만 살아오던 미화원 분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1999년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새 학교 직원에서 용역노동자로 일하게 된 그/녀들은 하루 반나절의 고된 일에 최저임금만을 받아 왔습니다.(2002년 겨울까지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비정규직 용역노동자라서, 대부분 정년을 넘긴 고령노동자라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기계처럼 일만 해오던 그/녀들이 어느 날 인간선언을 했습니다.

학교가 ‘24시간, 365일 깨끗한 캠퍼스’라는 허울좋은 조건을 용역업체들에게 요구했습니다. 용역업체들은 하나같이 교대제, 시간제, 주/야간제, 휴일노동 등 일을 더 힘들게 하는 형태로 바꾸고, 99년 이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인원을 더 줄이겠다고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해고 0순위는 바로 80%가 넘는 60세 이상 노동자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고려대 미화원 협의회>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고용승계 쟁취와 노동형태 악화 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노예처럼 자신을 부려먹던 학교와 용역회사를 상대로 하는 힘든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들은 매일같이 모이며 두렵지만 즐겁고 힘차게 싸웠습니다. 손가락 도장에서부터 본관 점거까지 그/녀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학교-용역회사로부터 ‘조건 없는 고용승계’를 쟁취했습니다. 그리고 주간조/오후조/야간조 등 살인적인 노동형태를 제시한 용역회사를 물러가게 했습니다.

고용승계를 쟁취한 뒤에도 그/녀들은 긴장감을 잃지 않고 2004년 7월 1일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흐린 날씨에도 매일 밝은 표정으로 모였습니다. 스스로의 권리를 알고,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녀들은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삶에 대해 얘기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알아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완전한 무권리의 투명인간이었던 그/녀들이 온전한 인간으로 향하는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미화원 분들을 만날 때 어머니, 아버지란 말이 더 자연스러웠지만 이제는 동지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동지들, 투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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