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8월] <일터> 발간1주년을 되돌아보며

일터기사

[<일터>게시판]

<일터> 발간 1주년을 되돌아보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이훈구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였을까. 그렇다. 노동자의 현실과 요구, 그리고 행동 그 자체가 <일터>를 만드는 핵심적인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발간 한 돌을 맞은 <일터>는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작업장으로부터 시작하여 노동자의 삶 전체를 <일터>의 내용으로 받아 안으려는 노력을 실천적으로 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사람보다 이윤을 절대선으로 삼아 골병과 죽음을 강요하는 ‘자본’의 세상을 거꾸러뜨리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고통과 실천과제를 녹여내는 노동자정치의 전망과 주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터>의 역할 또한 예외이지 않다.

<일터>는 현장성/계급성/전문성을 지향하는 대중잡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는가.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부족하였다. 어찌 한 술에 배가 부를 수 있겠는가. 허나, 현재 <일터>는 외롭고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의 현실과 역량 한계 때문이리라. 지향하는 바를 관통하는 노동과 자본의 핵심쟁점에 대한 실천적 제안과 결합은 여전히 미흡하고,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와 행동을 하는 주체들과의 결합은 부족하며, 정작 노동운동 내부의 대리주의와 전문주의라는 고질병을 뜯어고치는 것은 여전히 주요 과제이다. 경총의 발빠르고 종합적인 대응에 비하면, 사안적 대응수준에 그치고 있는 노동(안전보건)운동 주체들의 단결과 투쟁을 선도하고 함께 하는 것 역시 집중해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일터>를 발간한 지 일년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활동에 안주하고 멈춰서는 안될 일이다. 스스로의 한계와 과제를 실천적으로 반성하고 결의해야 한다. <일터>는 골병과 죽음의 현장을 당장 멈출 대중행동을 제안하고 조직하며 함께 해나가는 일상활동의 지침서로 거듭나야 한다. 치열한 자기반성과 일상을 거는 활동으로 진전시키지 못한다면, 자본과 정권이 추진하는 노동운동의 정치적 목표를 거세하는 것에 주체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일조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일터>를 통해 우리들의 현실과 역량을 온전히 드러내고 검증받아 나갈 때, <일터>는 비로소 현장과 세상을 바꿀 ‘무기’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때문에 살인적 노동강도에 찌든 현장을 평등세상의 희망터로 가꾸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현장이야기와 주체들의 일상적 참여가 절실하다. <일터>는 우리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고 비빌 언덕으로 자리매김되는 자족적인 실천이 아니라, 바로 변혁의 주체형성과 세상바꾸기를 위해 쉼 없이 전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일터>를 만드는데 참여한 모든 동지들과 부단한 일상활동을 전개한 편집위원회 동지들에게 단결과 투쟁의 마음을 전한다.

3일터기사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