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9월/지금 지역에서는] 거침없이 자~알 나가는 울산 현대중공업 , 산재 사망도 거침없이

일터기사

거침없이 자~알 나가는 울산 현대중공업 , 산재 사망도 거침없이

정리: 한노보연 선전위원회

세계 1위의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으면서 자율안전관리 우수업체로 지정되어 노동부 감독조차도 면제된, 이른바 거침없이 자~알 나가는 울산 현대중공업, 그러나 그 곳 조선소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극히 지극히 위험스러운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올해 초 3건의 중대재해로 3명의 목숨을 앗아가더니(6월호 지역소식 참조), 최근 또 다시 2건의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 두 명의 하청노동자가 고된 삶과 노동의 세상살이를 마감하였다.

하청노동자들의 쓸쓸한 죽음. 더이상 죽지 말자. 이 악물고 살자. 살아서 투쟁하자!

정규직 노동자들이 여름휴가를 떠난 7월 28일, 현대중공업 엔진주조공장에서 지붕 보수공사를 하던 성우산업개발(주) 소속 김00(47세) 하청노동자가 4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쓸쓸이 동료의 곁을 떠난 것이다.
그런데 한달이 채 지나기 전인 지난 8월 20일, (주)해왕기업 소속 전00(36) 하청노동자가 건설장비 1공장 10BAY에서 지붕환기창 교체 작업 중 슬레이트 지붕이 깨지며 10m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지상으로부터 7미터 넘는 높이에서 작업을 하면서도 안전을 위한 시설물(그물망 설치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발생하였다.
3주만에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던 같은 하청노동자가 사망사고를 당한 것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성웅 지회장은 “올해만 정규직 2명을 포함해 울산에서만 7명이 산재사망을 당했는데, 사측은 유족 합의로 모든 걸 눌러버리고 재발방지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금속노조와 지부 차원에서 공동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은 현대중공업에 있다!

이번 중대재해를 대하는 현대중공업의 태도에서도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청노동자들 죽음에 대한 책임과 사고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는 커녕, “작업자가 현장경험이 미숙하다보니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며 모든 원인을 고인의 부주의로 몰아가면서 책임을 철저하게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은 뒤로 빠져 있고 실권 없는 (주)해왕 업체 간부들만 유족들을 만나면서 장례식을 치루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시설에 대한 관리권과 안전상의 총괄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하청업체로 떠넘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제라도 ‘시설관리권’ 운운하며 하청노조의 현장활동을 막지 말고,, 하청노조의 현장활동 보장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무재해 운동 –
현장 통제 강화, 노동강도 강화, 산재은폐 강화

하이파이브 운동, 툴박스 미팅, 마이존(MY-ZONE) 운동, 무재해 포상 등 현대중공업에서 진행되는 무재해 운동은 현장통제 강화, 노동강도 강화, 조직적인 산재은폐를 불러오고 있다.

중대재해의 근본 원인은 결코 작업자의 부주의가 아니다. 현장에 있는 직영, 하청 노동자들이 생산 공정과 맨아워를 통제하고 노동시간 단축과 여유인력을 확보함으로써 노동강도를 완화해야 한다. 또한 위험작업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작업을 중지할 수 있으며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생산은 중단되어야 한다. 재발방지 대책과 표준안전작업에 따라 쉬엄쉬엄 안전하게 일을 해야 한다. 잔업 특근을 하지 않아도 생활임금을 쟁취해야 한다.

중대재해의 근본적인 대책은 결코 현대중공업이 해주지 않는다. 오직 우리 현장의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하여 현장통제 분쇄, 노동강도강화 분쇄, 노동시간 단축, 작업중지권 쟁취 투쟁을 조직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더 이상 죽지 말자! 이 악물고 살자! 살아서 투쟁하자!

– 현중사내하청노동자 173호에서 발췌-

╔ 모두가 휴가를 떠나던 7월 28일, 성우산업개발(주) 47세의 김00 하청노동자가 추락사했다. 또 한명의 하청노동자가 쓸쓸히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근본적 조치는 간데없고 현장은 변함없이 바삐 돌아간다. 이와 관련, 현장의 한 하청노동자가 안전교육을 들으며 느꼈던 생각을 <현중사내하청노동자> 노보에 기고한 글을 실어본다. ╝

현대중공업은 무재해 사기극 중단하라!

한순간 한순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임없이 터지는 작업장, 현대중공업에서“중대사고 추방하자”를 외치며 매월 첫째 주 첫 일과로 안전 조회를 참석한다. 하지만 매번 참석하면서 왜 이리도 내 자신이 허수아비 같다는 느낌이 드는지!

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고소식과 사후대책을 들으며 답답함은 더해만 간다. 예측도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비참함은 당사자가 아닌 어느 누구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아닌가. 오늘도 사측은 사고 당사자의 부주의로 결론지으며 우리들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사측이 이러한 태도를 계속 갖는 한, 우리의 목숨 또한 방치될 뿐이다.

무더위에 만신창이가 되는 협소한 작업공간에서 부딪치고 넘어져 온몸에 상처가 늘어가도 어느 누구하나 아프다 말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다가 병원에 몰래가는 것이 현실인 이런 우리의 자랑스러운 회사, 현대중공업에서는 오늘도 50만, 100만시간 무재해 포상 운운하며 형식적인 안전조회를 한다.
나는 그저 사측이 의도하는“안전놀이”에 관객이 된 채 오늘도 파리 목숨 같은 내 안전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말 한마디 못한 채, 언제 나의 일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그저 침묵하고 있지 않는가!

매일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산재, 협소한 작업공간에서 넘어져 고통스러워하는 동료와 사망사고 소식이 여기저기서 우리 노동자의 가슴을 짓누를 때 진짜 일할 맛 안 난다. 조롱당하는 안전조회에 참석해서 안전결의를 다지느니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안전한 작업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파업이 필요하다. 파업하는 시간만큼은 가장 안전 하지 않겠는가!

결국 현대중공업의 “중대사고 추방하자”라는 구호는 곧 각종 중대사고를 은폐하는 사기극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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