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 04월 | 지금지역에서는] 사주 횡령 밝혀낸 보람상조 노조

일터기사

사주 횡령 밝혀낸 보람상조 노조




한노보연 선전위원 서 은 실


장례 치를 돈까지 빼먹은 파렴치한 형제

보람상조가 사주의 비리횡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30일 검찰은 보람상조를 전격 압수수색했고, 67억 횡령 혐의로 회장의 친형인 최 부회장을 구속했다. 동생인 최 회장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어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범죄인 인도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검찰의 내사가 진행 중인 지난 1월에 가족과 함께 출국했고, 출국 직전 개인 및 법인 계좌에서 164억원을 인출했다고 한다. 혐의대로라면 형동생이 사이좋게 200억원을 해먹은 것이다. 이 돈이 대개 장례비가 부담스러워 월 몇 만원씩 할부로 납부해두면 장례를 대행해주겠다는 상조업체 약속을 믿고 가입한 서민들의 돈임을 생각하면, 두 형제가 서민 등짝을 제대로 후려친 것이다.


노조의 폭로로 드러난 보람상조 비리

지난 1991년 부산에서 시작한 보람상조그룹은 현재 80만에 가까운 회원을 보유한 상조업계 1위 업체이다. 보람상조가 업계 1위를 달성한 비결은 노동자 쥐어짜기였다. 장례지도사와 승무원으로 이루어진 보람상조 노조에 따르면, 3개월에 6개월 단위의 계약직 근무를 요구당하면서 공휴일, 연월차 휴가 등을 전혀 적용받지 못한 채로 24시간 대기근무 등의 중노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여기에 최저임금은 물론 기본이다. 이처럼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해보고자 작년 6월에 상조업계 최초로 노조(부산지역일반노조 보람상조 현장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보람상조는 오히려 더 악랄해졌다. 노조원들은 원거리 전보를 발령받고 계약해지를 당했다. 노조원들이 파업을 벌이자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구속된 최현규 부회장이 얼굴에 가스총을 직접 대고 발사해 노조원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사건도 발생했다. (09년 12월 일터기사 <생사람 잡는 저승사자, 보람상조> 참고)

하지만 노조는 투쟁을 접지 않았다. 최 회장이 대표로 있는 교회와 자택, 부산지방노동청을 순회하며 보람상조의 내부비리를 폭로해왔다. 이번 검찰수사도 보람상조 노조의 고발을 계기로 이뤄진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최 회장 일가의 공금 횡령과 리베이트 착복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부산지부에서 매달 1억5천만원에서 2억원씩의 자금을 최 회장의 측근을 통해 전달한 관련 자료 일체와 최 회장의 비서가 경리 직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등 결정적인 자료를 검찰에 넘겨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 상조업계의 열악한 노동현실 개선하는 계기 돼야

이번 보람상조 비리는 단지 최 회장 일가의 부도덕함만이 문제가 아니라 상조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기존 장의업을 대체하며 상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서민들 상조비를 눈 먼 돈인 양 취급하는 상조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그동안 정부가 감독 및 관계법령 정비의 역할을 방기해와 상조업체의 도덕적 해이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게 됐다는 말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자 정부는 겨우 상조업체 등록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올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상조업체의 불법적인 자금운용을 규제하기에는 미비하고, 더군다나 이미 대형부실이 불거진 마당에 때늦은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상조업계의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한 개선의지가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몇박몇일 이어지는 장례의 특성상 상조업계 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하는 실정이다. 또 영세사업주가 난립해 고용불안과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 일반화돼있다. 이들의 노동기본권이 지켜지기 위한 합당한 근로기준도 함께 논의되고 마련돼야 할 것이다.

4일터기사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