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7월l특집]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국제회의

일터기사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국제회의”

– 각 국가의 경험과 사례-

정리 : 한노보연 선전위원 타래

지난 6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전 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Global Strategy Meeting on Sustainable Electronics Industry)가 천주교 수원대리구청 내 청소년 문화원에서 진행됐다.

국제회의에는 10여개 국가의 50여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해 3일간 국제연대와 공동 활동을 만들기 위한 발표, 토론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Asia Monitoring Resource Centre(AMRC; 홍콩), Citizen of the Earth Taiwan(CET; 대만), Good Electronics, International Campaign for Responsible Technology(ICRT; 미국), Supporters for Health and Right of People in Semiconductor Industry(SHARPS; 한국,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가 공동주최한 것이다. 이번 일터 7월호에서는 3일간 진행된 국제회의 중 다양한 활동가들이 전한 각국의 전자산업 실태와 그에 대한 노동안전보건운동의 경험들을 매우 간략하게 담았다.

미국

미국,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세계전자산업의 최초의 중심지였던 만큼, 미국의 전자산업 노안운동은 후발국가의 전자산업 노안운동에 있어 예시적이며, 그만큼 많은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쌓아왔다.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ICRT)’와 ‘실리콘밸리 독성물질 방지연합(SVTC)’의 활동가인 테드 스미스는 특히, “전자업계는 가장 비밀이 많은 산업”이라며 제조공정상의 사용물질 등의 정보의 공개를 기업에게 강제하는 투쟁과 방안을 힘주어 말했다.

한국

미국으로부터 전자산업을 이식받아 국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온 개발국가 한국에서 전자산업과 이를 대표하는 삼성의 사회적 지위는 성역에 비견될 정도이며, 이로 인해 그 폐해를 고발하는 운동은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올림 운동이 조직되면서, 피해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고발되고 ‘두 얼굴의 삼성’에 대한 분노와 반올림에 대한 사회 곳곳에서의 연대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대만의 전자업계는 한국보다도 역사가 길며, 근래에는 값싼 노동력에 기반을 둔 해외공장에서의 하청생산 등의 세계화에 힘입어 자본을 축적하고 있다. 이에 국내 노동자에게도 바닥을 향한 경주를 강제하며, 노동자의 건강과 지역 환경을 대규모로 파괴하고 있고, 정부는 자본을 비호한다. 따라서 이와 맞서 투쟁하는 조직화도 다양하고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투쟁의 범위와 규모만큼이나 이번 국제회의에도 대만의 세 단체가 참여해 자신들의 싸움을 알렸다.

일본

일본 전자산업은 한때는 세계 최고로 불렸지만, 현재는 장기불황과 후발국가들의 따라잡기로 인해 구조조정 중이다. 대량 감원에 나섰고 해외생산과 외주생산, 기업 간 제휴를 늘리며 생존을 위한 새로운 비니지스 모델을 모색한다. 그만큼 일자리와 삶의 질은 하락해왔다. 점차 파견근로자들이 지역노조로 조직되고, 반빈곤네트워크가 형성되며, 노동법 개정 논의까지 삶의 추락에 대한 사회적 반대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

세계의 공장답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자산업의 문제점을 압축하고 있는 곳이 우한의 폭스콘 공장이다. 공산당이 우한에서 일방적으로 토지를 수용해 폭스콘을 위해 기간시설을 모두 갖춘 Light Valley라는 계획도시를 만들어주었고, 폭스콘은 중국 노동자들을 저임금과 장시간 혹독한 강도로 노동을 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공산당 정부는 노동자의 파업을 탄압하며 폭스콘만을 거든다.

태국

동아시아를 좇아 산업화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태국에는 HP나 델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납품산업이 육성돼 있다. 태국 전자산업에서도 노동자들의 건강이 파괴된 사례가 90년대 초부터 일찍이 알려졌으나,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운동은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쳐있다. 무엇보다 노조조직률이 1%대로 낮고, 정치불안정으로 집회 결사나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권마저 말살당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바탐섬은 자유무역지대로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발하고, 그중 일본계 회사가 투자의 60%를 차지하며, 그들이 주도하는 국제적 하청계열화에 의해 전자산업이 유치돼있다.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사실상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위험에 처해있으며, 섬까지 산업폐기물로 심각하게 오염돼있다. 이에 이 문제들을 사회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대통령과 국회에 100만장 엽서 보내기’와 풀뿌리 언론운동 등의 다양한 모색들을 통하여 이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에는 페낭섬 같이 외국계 투자에 의해 개발된 특별수출지역 등에 형성된 전자산업에 30만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과 이들이 일하고 있는 지역까지 독성물질 오염으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전자산업에서 말레이시아 최초로 지역노조가 결성되고, 안전보건정책이 주요 의사에 오를 정도로 문제의식이 실체화하고 있다. 또한 핸드폰의 유해성에 대한 캠페인 같은 소비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소비자운동도 하고 있다.

필리핀

필리핀에서 전자산업은 수출의 6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렇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으로 초국적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권과 환경정의에 대한 고려는 이뤄지고 있지 않으며, 필리핀 노동자들의 자구적 노력에 의해서만 개선될 수 있을 뿐이다. 기 조직된 노조의 활동으로 업계 전체의 환경 상승을 이끌어가는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

베트남

베트남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외국인 직접투자와 수출을 장려하고 있고, 외국계 투자에 많은 편의를 봐주고 있다. 삼성전자도 베트남에 진출해 있으며, 그 공장에 대부분 여성인 4만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에서는 초과근무가 기본이며, 유산이 발생하고 있고 불임을 발생시킨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자와 지역주민들을 공장에 초청했는데, 쇼를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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