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ㅣ8월ㅣ칼럼] SJM 용역깡패 투입 및 민주노조 탄압의 배경과 투쟁 과제

일터기사

SJM 용역깡패 투입 및
민주노조 탄압의 배경과 투쟁 과제

한노보연 이진우

올림픽의 열기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는 지금, SBS 뉴스는 파업 중인 SJM사의 용역업체 폭력 사태에 대해 전하였고, 앵커는 클로징 멘트를 통해 “신나는 올림픽 축제도 있지만 드릴 말씀은 드려야겠다”며, “폭력으로 근로자들을 두드려 패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니요, 철저하게 수사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하였다. 여타의 언론에서도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의 폭력성과 이명박과의 연관성 기사들로 도배되었다. 하지만 이 용역업체가 SJM 노조를 탄압하게 된 배경이라든지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납품업체 중 하나인 SJM이 지난 7월 27일 노조 탄압에 나선 것은 2010년 지주회사(SJM홀딩스) 설립 이후 변화된 SJM그룹 상황과 관계되어 있다. 지주회사가 만들어지면서 계열사 내부거래가 크게 늘었고, 이 과정에서 각종 편법을 동원해 회장 일가는 최근 수년간 매년 20억 원대의 배당금과 7억 원에 가까운 임원보상을 챙겼다. SJM지회는 2010년부터 홀딩스 체계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했고, 비제조부분 회사들의 실체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해왔다. SJM지회는 안정적 일자리, 건전한 생산활동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2011년 초부터 계속 구조조정설을 유포하며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현장탄압을 계속해왔다. 오히려 구조조정 컨설팅 전문가를 영입해 노조를 자극해 왔고, 그룹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거래에 대해 내부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번 용역깡패투입을 기획한 것이다.
사측의 구조조정 명분은 수익성이지만 SJM 한국공장의 수익성 하락은 기획된 것이다. SJM은 국외 공장 납품가가 한국 공장보다 훨씬 높은 비상식적인 납품가 체계를 가지고 있다. SJM이 의도적으로 원청들과 협의해 해외에서 납품가를 높게 받는 대신 한국에서 납품가를 낮게 받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SJM 한국 법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반면 국외 공장의 경우 순이익률이 30%에 달했고, SJM은 이를 명분으로 삼아 구조조정을 압박했다.
27일 용역이 난입한 사업장은 SJM만이 아니다. 만도의 평택, 문막, 익산 공장에도 각각 수백여 명의 용역들이 난입했다. SJM에서의 용역투입은 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통해 사업장 밖으로 내몰기 위한 것이었다면, 만도에서는 노조의 집단행동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함이었다. 2008년 만도 경영진으로 다시 복귀한 한라그룹 오너들은 2012년을 만도기업 재도약의 시기로 삼아 이 명분으로 경영혁신과 원가절감을 강조했지만, 이런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걸림돌인 노조를 통제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자본이 노사갈등을 고의적으로 유발하고 노조가 이에 대해 파업을 진행하면, 이번 사태처럼 직장을 폐쇄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용역투입을 감행한다. 이후 노노갈등을 활용해 어용노조를 설립하고 민주노조를 박살내는 시나리오이다.
SJM과 만도에서의 용역깡패투입과 직장폐쇄는 노조파괴를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여러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2,000여 명의 용역들이 당일 일사분란하게 흩어져 전국 각지의 사업장에 진입한 점, 법이 허용한 직장폐쇄의 범위를 넘어 신고절차도 무시하고 동시에 전개한 점, 원청의 양해 없이 부품업체가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는 어려운데 두 회사 모두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기업들의 부품업체라는 점에서 그렇다. 두 기업의 노조 탄압 배후에는 원청인 현대차가 있었던 것이다. 2010년부터 현대차 그룹은 부품사 노사관계에 개입하여 우회적으로 현대차 지부와 기아차 지부를 압박하는 전술을 계속 써왔다.
따라서 SJM과 만도의 직장폐쇄 및 노조 탄압을 단위사업장 차원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는 금속노조 총파업 전선을 무너뜨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전체를 뒤흔드는 상황이다. 악덕 용역경비업체, 공격적 직장폐쇄에 따른 비판적 여론을 강화하는 것 이상으로 필요한 것은 자본의 악랄한 행태를 알려내는 것이다. 노조로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현장투쟁과 지역연대투쟁을 전개하며 완강하게 투쟁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전선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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