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3월|특집] 문제제기가 목표였던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집중교육, 한걸음을 떼다.

일터기사

노동부가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도록 제도화한지 10년, 지난 2월 25~27일 3일 동안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강당에서 공공운수노조연맹이 전 업종을 대상으로 주최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집중교육(이하 공공근골교육)”이 진행되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이 포괄하고 있는 업종의 숫자만큼, 참가자들의 경험은 다양했다. 3월호 일터 특집에서는, 3일간 진행된 공공근골교육의 내용을 나누고자 한다.

[특집1]
문제제기가 목표였던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집중교육, 한걸음을 떼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정책국장 이태영

근골격계질환 일명 골병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 일 것이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최초의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괴롭혀 온 질긴 놈이다. 수렵과 목축, 농경사회, 산업사회라고 구분을 하든지 토기문화, 청동기 문화, 철기문화라고 구분을 하든지 ‘누군가의 육체적 능력을 갉아먹는 이 병’은 그 안에 자신의 새끼를 기생시키고 있다.
못 배워서, 가난해서, 재수가 없어서라고 자위하며 아픈 허리와 다리, 어깨, 목 등 온 몸의 관절이 악악거리는 통증을 견뎌내며 살게 만든 질병. 현재는 어떻게 해야 안 걸리는지, 걸리더라도 하다못해 진짜 골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잘’ 알면서도 어떻게 해 보지 못하는 골칫덩어리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골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힘들지만 끊임없는 시도들이 있었고, 그 결과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되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다. 공공운수노조연맹만 보더라도 그렇다. 공공기관, 사회서비스노동자, 청소노동자, 운수노동자 등 모두가 근골격계 문제를 직면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위 미쳐 날뛰는 곳이 없다.
스포츠 경기에서 많이 언급하듯, 소위 미친 선수가 있어야 (그것도 큰 경기일수록) 이긴다. 마찬가지다. 근골격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파 죽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곳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그것은 ‘이렇게 하면 낳는다’고 쑥덕공론을 벌이는 것이 첫 걸음이다. 물론 한 번의 시도로 씻음 굿판을 벌일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근골격계 가마솥에는 인력, 노동시간, 교대근무, 노동강도, 소음, 진동, 야간노동 등도 복잡한데 그에 더해 성과급과 재계약 문제 등도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노동안전보건을 담당-전담이 아닌 그야말로 담당-하는 간부로서 이런 고민이 있었다. 너무 조용하다는 것! 여기서는 된다고 하고 해보자고 하고, 저기에서는 안 된다고 하고 실익이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도. 그래서 기획한 것이 교육이다.
처음부터 실행계획 논의라는 높은 수준을 바라지 않았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져야 뭐가 되도 될 거라 생각했다. 노조연맹 내 사업장들의 경험도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을 그룹화해 수준에 걸 맞는 교육을 할 수 없는 조직 상황이다. 그래서 꾀를 낸다고 낸 것이 산업별로 구분해서 날을 달리해 교육을 해 보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에도 못 미쳤다. 공공기관 사업장은 거의 참여가 없었고 장기적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버스업종도 미미한 참여에 그쳤다. 다만, 노조연맹이 가입 조직을 상대로 무언가를 시도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위한다.
연말에는 평가 학교를 반드시 꼭! 할 계획이다.
교육에 참여하였든, 하지 않았든, 근골격계 조사를 어떻게 진행했고 그 결과를 가지고 어떤 사업을 벌였거나 혹 벌일 계획인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가 제도로 남는가, 아니면 살아 움직이게 하는가는 결국 노동자의 운명을 거스르는 반복되는 시도뿐이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이 아직 운명을 거스를 정도의 힘은 없지만 그래도 주사위를 한 번 움켜쥔 기억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실망하지 않고 좀 더 높게, 좀 더 빠르게 판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참가한 모든 조합원과 교육을 준비한 모든 동지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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