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국가책임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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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이주노동자 기숙사 산재사망 국가책임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 국가는 이주노동자의 죽음 앞에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

우리는 2020년 한파 속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자다가 사망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 씨 사건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이번 판결은 비닐하우스·불법 가설건축물 숙소라는 비인간적인 주거 환경을 방치해 온 국가 정책이 한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갔음을 분명히 확인한 사법적 판단이다.

그러나 판결 직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보도설명자료는,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와 국가의 책임을 여전히 축소·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명확히 책임을 져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기관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따르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상 의무다. 이번 판결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명령이다.

[국가배상의 즉각적인 이행이 필요하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배상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하였다. 국가는 이번 판결에서 명백한 가해 책임 주체이자 채무자다. 판결이 확정된 이상, 배상 ‘협조’가 아니라 즉각 전면적으로 이행해야 할 당사자다. 유가족 앞에서 책임을 흐리는 이러한 표현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

[5년이 지나서야 꺼내든 ‘법률 개정 추진’]
고용노동부는 불법 가설건축물을 외국인 노동자 숙소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속헹 씨가 사망한 지 이미 5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동일하거나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위험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와서 내놓은 ‘추진하겠다’는 약속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최대한 빨리 법개정을 해서 이주노동자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

[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책임을 이행하라]
이번 판결은 단지 한 사건에 대한 배상 문제가 아니다. 이주노동자의 주거를 사업주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방치해 온 국가 정책 전반에 대한 책임을 묻는 판결이다.

우리는 고용노동부와 정부에 다음을 강력히 요구한다.
– 속헹 씨 유가족에 대한 신속하고 온전한 배상 이행
– 불법·노후·비인간적 이주노동자 숙소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사용 중단
– 이주노동자 주거를 ‘지원 사업’이 아닌 국가의 법적 의무로 명시하는 제도 개편
– 이주노동자의 생명과 존엄을 침해해 온 정책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우리는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그러나 이 판결이 또 하나의 선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고 연대할 것이다. 국가는 더 이상 죽음 이후의 말로 책임을 대신하지 말라. 속헹 씨의 죽음 앞에서, 이제 국가가 응답해야 할 것은 오직 변화된 행동이다.

2026년 1월 30일
지구인의정류장, 크메르노동권협회, 법무법인 원곡, 이주노동자평등연대, 경기이주평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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