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돌봄의 공공성 강화하고, 제대로 된 이주 가사돌봄 노동정책 수립하라” – 이주가사돌봄노동자 정책 관련 이주·노동·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활동소식

일시 : 2025년 2월 27일(목) 11:00

장소 : 서울시청 앞(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주최 :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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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회]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김희지

[발언1]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대표

[발언2]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오대희 지부장

[발언3] 이주민센터 친구 송은정 센터장

[발언4] 민주노총 한성규 부위원장

[발언5]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수정 공동대표

[발언6] 가사•돌봄유니온 임미영 지회장

[발언7] 카사마코(필리핀이주노동자단체연합) 활동가 줄리엣 에가

[기자회견문 낭독]

돌봄의 공공정책 강화하고, 이주 가사돌봄 노동정책 수립하라

-정부와 서울시의 “외국인 돌봄 인력” 수급 계획에 부쳐-

지난 2월 14일,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시범사업) 종료 이후 이주가사돌봄노동자(이하 이주노동자)의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와 사업주는 다양한 사업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위험한 환경에서, 싸게 일해도 괜찮다.”라는 인식을 고착화해왔다. 이들은 ‘다문화 사회’를 운운하지만,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조차 막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인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기는커녕 더욱 확대하고 있다. “내국인 돌봄 인력이 감소하고 임금이 높다.”라는 명분으로 도입된 이번 시범사업 역시, 성별화되고 저평가된 가사 및 돌봄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워버린 채, 정주민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던 착취의 굴레를 이주여성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태일 뿐이었다.
돌봄이 ‘인력난’에 놓였다고 하지만, 정부와 자본은 돌봄노동을 기피하는 이유인 민간기관의 난립, 시급제에 기반한 단시간 노동과 저임금의 굴레, ‘돌봄은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편견은 건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2인1조와 월급제, 유급병가, 긴급돌봄 등으로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던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을 폐지하는 등 ‘공적 돌봄’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
시범사업 그 자체에 관한 문제와 더불어, 진행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첫 달부터 민간업체에 의한 임금체불이 발생하여 이주노동자들은 생활고를 겪어야 했고, 통금시간을 지정하여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통제하기도 했다. 한 달 40~50여만 원에 달하는 숙소비 역시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에서 공공성은 탈각되면 안 된다. 하지만 이번 시범사업과 관련,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이나 주거권 등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그것과 정면으로 반대된다. 정부는 25년 3월부터 이주노동자들에게 “자율적으로” 숙소를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숙소비 지원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부재함은 물론이다. 민간기관이 고용하는 상태라는 명분이, 숙소비를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의 비용부담을 공적으로 담보할 방안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비용부담을 운운하며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 제외 해야 한다고 강력히 이야기하던 정부와 서울시, 언론 등의 태도를 기억한다. 그들은 현재 ‘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시범사업의 확장성을 방해하는 이유로 ‘높은 가격’을 지목하고 있다. 주류 언론들 역시 비용, 상품으로써 돌봄을 인식하게 하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임금’이 아닌 ‘이용가격’이라 표현하는 기사들, ‘2명의 무단이탈’, 추방’ 등의 표현들이 헤드라인에 걸린 기사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기사는 이주노동자들을 노동하는 인간존재가 아니라 노동력을 상품으로 구매하는 감각을 확산하고 있다.
노동자의 몸과 마음은 기계가 아니며, 돌봄은 상품이 아니다. 이윤과 비용의 논리로 사람의 값을 매길 수 없다.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이주가사돌봄연대)는 그동안 시범사업으로 한국에 입국한 노동자들과 접촉하고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정부와 업체의 강력한 노동통제로 인해 뚜렷한 성과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돌봄의 부담을 이주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멈추지 않는 지금, 이주가사돌봄연대는 계속해서 현장 노동자와의 접촉 시도, 집담회 개최 등의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이를 통해 돌봄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으로 나아갈 것이다.

정부는 돌봄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 제대로 된 중장기적 돌봄 정책을 지금 당장 수립하라!
정부는 돌봄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이주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마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 지급 논의를 중단하라!
정부와 업체는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가로막는 노동자 통제를 당장 중단하라!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안전한 체류권을 보장하고, 인권침해 방지 및 권리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라!
정부는 안정적이고 좋은 돌봄이 가능하도록 모든 돌봄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라!

2025년 2월 27일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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