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잊지 말자, 오늘 19주기

활동소식

[성명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잊지 말자, 오늘 19주기
– 가둘 이유가 없는 사람들을 가두는 정책, 반대한다! –

지난 2월 8일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시민 추모비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를 비롯한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이다. 참사를 잊지 않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이다. 19년 전 오늘, 여수 외국인보호소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했는데 구금된 이주노동자들이 도망갈까 봐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공포와 질식 속에 10명이 숨졌다. 당시 정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이주노동자 제도 개선, 외국인보호소 폐지 요구를 철저히 외면했다. 하지만 이주노조를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됐다. 1주기가 되는 날, 전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 모였다. 외국인보호소 철창을 형상화한 상징물에 신발을 투척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고용제도의 악랄함은 살기 위해 미등록이 되어야 했고, 단속으로 구금된 이주노동자는 죽임을 당해도 문제가 없었다. 기계처럼, 노예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하다 죽거나, 돌아가라는 한국은 잔인함 그 자체였다.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로 사람이 죽었는데,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사람은 없었다.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9주기 전날인 어제, 경북 상주시청 앞에서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연대회의와 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가 기자회견을 했다. 정부가 상주에 외국인보호소를 짓겠다며 예산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상주 외국인보호소 신설 계획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외국인보호소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 성명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전국의 외국인보호소와 보호실에서 26명이 사망했다. 외국인보호소는 한국에 체류를 허가받기 위해 대기하거나, 미등록이주민으로 단속되어 추방되기 전 체불임금, 민사소송 등의 문제로 바로 출국할 수 없는 사람들을 임시 보호한다는 시설이다. 하지만 실상은 보호소가 아닌 감옥이나 다름이 없다. 제대로 정보를 받지 못하고, 강제추방의 위협에 놓여 있다.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구금된 이주민이 폭행을 당해도 외부에서는 알 수가 없다. 장기간 구금으로 몸과 마음에 병이 들고 있다. 외국인보호소에 사람이 구금되어 살고 있는데, 여전히 이곳에는 차별과 혐오를 동반한 심각한 인권 침해만 존재할 뿐이다. 가둘 이유가 없는 사람들을 가두는 사회는 반인권적이다. 외국인보호소 신설이 아닌 폐지가 우리의 요구인 이유다.

지난 10월 28일 APEC을 빌미로 정부 합동단속에 의해 사망한 뚜안님을 우린 기억한다. 함께 단속되었던 이주노동자들은 출입국 외국인보호실에 갇혀 있다 추방되었다. 정부의 복잡한 비자체계와 여전히 착취적인 고용제도는 이주노동자를 미등록으로 내몬다. 미등록으로 내몰린 이주노동자들은 정부가 강제로 잡아서 외국인보호소에 가둔다. 강제 추방한다. 과정에서 강제단속으로 사람이 크게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이를 그들은 모두 공무집행이라 부른다.

오늘은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9주기이다. 이주노동자는 사람이다. 사람으로 보장받고,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는 차별의 대상이 아니다. 그 인식에 기반하지 않는 정책과 제도는 결국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다.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를 잊지 말자. ‘불이야! 사람 살려! 여기 사람이 있어요! 문 열어주세요!’라고 쉼 없이 외치다 사망한 10명의 이주노동자를 기억하자. 그리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함께 연대하자!

2026. 2. 11.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2활동소식

댓글

댓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정보통신 운영규정을 따릅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