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현중사내하청 투쟁과 관련한 펀 글입니다


( 사내하청노조 홈페이지에 있던 펀글을 다시 퍼왔습니다. )


[주장] 열사투쟁, 다시 머리띠를 묶자!

"확대된 장기투쟁만이 열사투쟁의 해법"
 
 
글쓴이:nodong




지난 45여일간 투쟁이 달려와 머물러있는 지점



3월 28일 새벽 故 박일수 열사 분신대책위의 이헌구 위원장 조성웅 현중하청노조 위원장 그리고 김주익 하청조합원이 폭력연행되면서 열사투쟁은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이틀간의 잔업거부에 이어 31일(수)에는 2시간 부분파업을 결정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사측과 진행되어 왔던 대책위의 실무교섭이 교착된 상황과 탄핵과 총선이라는 흐름 속에 파묻힐 뻔 했던 상황이 일단 멈춤으로 돌아선 것이다.



열사투쟁이 한달을 넘기기 전부터 대책위 지도부는 동력이 없다는 이유속에 국면전환을 바라며 '무조건 교섭'을 선언했다. 그결과 현대중공업 사측과 4차례의 실무교섭이 진행되었고, 불안정한 틀이지만 협상타결을 시도해왔다. 더불어 3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전후해서는 계속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하며 기본적인 유지에 힘을 썼다.



이 과정에 하청노조를 비롯해 적지않은 반발도 있었다. 교섭전술을 놓고 대책위 지도부에 대한 지역과 전국단위의 항의도 있었고, 급기야 3월 27일 영남노동자대회이후 행진에서는 열사정신계승선봉대가 독자적인 진입투쟁도 진행됬다.



대책위 지도부 특히 이헌구 본부장은 이런 단위의 반발을 사실상 회피했다. '과연 누가 이 투쟁을 책임질 수 있느냐'라는 주장속에 하청노조나 현중 직영활동가들이 조직력은 생각않고 원론만 되풀이한다며 몰아부쳤다. 보다 빨리 교섭을 통해 요구조건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대책위 지도부 다수의 입장이었고 4월 10일 전국 노동자대회 이전 타결이 될꺼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자본의 계산법은 달랐다



열사투쟁이 시작될 때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열사투쟁이 동구지역의 1인자를 자처하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의원에 대한 타격이 될꺼라고 다수가 판단했다. 그것은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노동탄압분쇄라는 중심요구가 한편으로는 총선에서 노동과 반노동이라는 구도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이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생각했다.



때문에 울산대병원 영안실에 빈소가 마련된 이후 현중 사측이 계속적인 음해공작을 펼치고 폭력경비, 현중 직영노조와 어용대의원들을 앞장세워 물리력을 가하는 것이 자본의 조바심으로 여겼다. 이 과정에서 '방어진애향회' '상가연합회' '써클연합회' '기장연합회' '현중사랑자원봉사단' 등등 그동안 물밑에 숨어있던 각종 사조직과 구사대가 대놓고 활동을 시작했다. 그것은 현대중공업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유지해온 30년 가까이 진행된 동구지역 철권통치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위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자본의 계산은 달랐다. 실무교섭에 참가한 대책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중 사측 교섭담당자는 까놓고 말해 '박일수 투쟁으로 우리가 총선에 불리할게 하나도 없다'라고 의기양양했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한 허풍이 아니라 동구지역 내의 흐름을 보아도 분명하다.



지금의 긴장국면을 가장 바라는 것은 다름아니라 현대중공업 자본이기도 하다. 최소한 4.15 총선직전까지는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자신들의 돈과 힘으로 지속적(그것도 공개적)으로 유인물을 뿌려대며 사실을 왜곡할 수 있을 뿐더러 현장의 노동자들을 숨죽일 수 있게 만드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것이다.



때문에 교섭 자체도 느긋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대책위 지도부가 빠른 교섭을 요구해도 현중자본이 기본틀만 유지하는 선에서 시간끌기를 하는 것은 이런 계산과 그 결과의 확인(총선 여론조사)을 끝마쳤다는 것이다.





투쟁의 동력이 없다는 말은 이제 그만!!



대책위 지도부 중 일부는 투쟁의 지속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는 집회속에서 연설을 통해 '투쟁이 동력이 없다' '힘이 없다'라는 말을 너무도 자주 듣는다. 이것은 그동안 대공장 직영노조 투쟁의 관성에 빠져있었던 탓에 나오는 오히려 '힘없는 푸념'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푸념은 서로에게 전염되어 또다른 패배의식 또는 허탈감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반대로 투쟁을 힘있게 방식을 지역과 전국차원에서 잃어왔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탄핵정국에 돌입할 때 '탄핵무효화'를 위한 잔업거부는 선언할 수 있지만, 현 노동운동의 제일 큰 핵심사항으로 떠오른 비정규직 투쟁은 '대책본부' 구성과 '비정규직연대기금조성' 노동자대회 개최와 같은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것은 전국적 총파업 전술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신임 이수호체제의 민주노총 현실이기도 하다.



이미 곳곳에서 이 투쟁은 정리를 위한 마지막 수순을 향해 가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말들이 돌고 있다. 대책위 지도부는 이미 사측과 기본적인 틀의 의제에 대해서는 동의를 본 상태였는데 유족 보상금 부분에서 교섭이 끊겼다고 한다. 그러나 현중자본은 현장내의 여론을 주시하면서 보수언론을 통해 유리한 정보를 던지는 한편, 검경을 동원한 폭력연행까지 사주하는 입체적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교섭을 통해 합의를 내주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는게 바로 현중자본이다. 그러나 그전에 최대한 흠집을 내어 투쟁대오를 너덜거리게 만들고 핵심요구안을 난도질 치는게 현중자본이 자랑해온 노무관리 방식이다.



작년 현대중공업 노사화합 한마당이란 거대한 이벤트를 할 무렵, 지역 방송인 UBC는 무쟁의 신화를 찬미하는 특집방송을 졸속적으로 만들어 배치했던 적이 있다. 그 내용은 다름아니라 현중 사측의 노무관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찬양하는 방식이었다. 그 때 사측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현대자동차 노무관리처럼 무르지 않다.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이외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기 때문에 결국 노조가 수용할 수 밖에 없다"






확대된 장기투쟁이 올바른 해법이다



교섭에 매달려 얻는 합의서가 휴지조각이 되는것, 조직력이 부족한 노동조합 특히 비정규직 노조에서는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작년 세원테크 열사투쟁 이후 나온 합의문이 지켜지지 않아 결국 몇개월이 지나 대구 노동청에서 다시 해고자가 농성에 들어가고 투쟁이 시작된 것은 그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어설픈 교섭의 결과는 더 큰 상처로 남는다. 간이 커질 대로 커져있는 자본으로서는, 공권력도 제손에 있다고 자신하는 저들로서는 교섭은 단순한 흥정정도로 여길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3월 28일 저녁, 긴급하게 집회에 모인 동지들의 분노에 촉각을 내세운다. 그리고 정문앞에 노숙투쟁에 들어간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주목한다. 현장의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에서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럽게 나오는 불만들을 점검한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전국의 노동자들로부터 주목되고 나아가 여론의 집중포화에 맞는 것을 경계한다.



결국 확대된 장기투쟁을 고민해야 한다. 그 중심은 열사투쟁이 어떻게 정리된다 하더라도 결국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만들어갈 사내하청노조가 있다. 대책위는 조직된 노동자들 바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힘으로 연대하고 엄호하는 전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선을 쳐야한다. 그리고 현대중공업 외에도 미포조선, 현대자동차, 건설프랜트, 화물연대 등 이미 포문을 연 현장의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 나서야한다.



비정규직 투쟁을 '정부와 상대할 문제' '법개정으로 해결할 문제'라면서 현장에서 부딪치는 것을 주저하는 기회주의 세력과 개별자본의 이데올로기를 깨뜨리는 것. 그 힘으로 전국적인 비정규직 투쟁전선이 실질적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과제이다.




콩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