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합의안이 타결될 때까지의 과정(4월 6일 상황)

어제 새벽 1시까지 회의를 했다고 하는데...결국 합의를 했습니다....
합의안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과정의 문제도 들어있네요...

[열사투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

54일 동안 지속되었던 열사투쟁의 협상이 오늘 타결되었다. 갑작스런 타결로 인해, 이 투쟁에 함께한 혹은 관심을 표명한 여러 동지들 사이에서는, 허탈감 혹은 시원섭섭함, 반대로 분노 혹은 아쉬움 등이 각자 입장에 따라 표출되고 있다.

타결까지의 개략적인 과정은 이러하다.
어제 4월 6일, 오전 현대중공업 회사측과 대책위는 상호 협상가능성을 확인하고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본교섭을 3시에 갖기로 했다. 낮 3시, 회사측, 현중노조, 분신대책위 교섭위원들이 나와 빠른 타결을 공감하고 실무협상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곧이은 각 단위 교섭실무 담당자들로 구성된 실무협상에서 각자 협상의 마지노선을 던지고 곧바로 종결됐다. 사측의 마지노선안에 문제인식을 가졌던 대책위는, 이에따라 저녁 6시 반경, 대책위원장 직무대행 장인권 집행위원장을 중심으로 회사 측을 독대했고, 결국 ‘잠정합의안’이 도출되어 대책위 대표자회의에서 가부여부를 판단해줄 것이 제출됐다.

하청노조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열사투쟁에 함께하였던 지역동지들과 열사정신계승선봉대 동지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하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잠정합의안의 내용과 진행과정에 대해 문제인식을 가졌다.

주요하게는, 핵심적인 요구사항이었던 하청노조 활동보장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부분이 없다(출입보장과 관련한 절차․방식문제, 해고자 복직문제, 하청노동자 처우개선과 관련하여 현중노조 단협으로 넘긴 것 등)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하청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 성과가 없다, 교섭 진행과정에서 사전공유가 미비하고 절차에 문제가 있다 등의 내용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청노조와 지역의 투쟁하는 동지들은 잠정합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모아냈고, 이에 따라 당장 가부판결을 내리고 현재내용으로 협상을 타결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전달하기로 했다.
대책위원장 직무대행과 실무교섭 담당자 동지와 간담회를 진행한 후, 합의안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한 첨가 및 재교섭/재요구 형태 등은 현재 구조와 조건에서는 불가능하고, 잠정합의에 대한 가부판결을 당일 해야함이 확인됐다.

하청노조 성원 모두가 잠정합의안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과는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결정될 것이라는 것 또한 예측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크게는 “최대한 대책위 동지들을 설득하고 표결에는 반대입장을 거수하자,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자”라는 입장과, “표결 자체를 물리력으로 막아야한다, 승복해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이 존재하였고, ‘최대한 설득하고 승복하자’라는 입장으로 견해를 모았다.
결국 대책위 대표자회의에서는 다수적 입장으로 잠정합의안을 채택하고, 오늘 본교섭을 통해 현대중공업 회사와 협상을 타결하였다.

이로서 54일 동안 이끌어왔던 열사투쟁은 ‘공식적으로’ 마감되었다. 교섭을 계기로, 박일수 열사가 온몸으로 밝힌 횃불을 지켜내고 키워내는 투쟁은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마감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힘이 미약하여 회사를 완전히 굴복시키지 못하고 우리의 입장을 대책위에 관철시키지 못했으며, 또한 이 투쟁에 지역동지들을 확대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열사의 뜻을 이번 투쟁에서 온전히 살려내지 못했다. 우리는 열사가 분신하신 순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도 여전히 크나큰 죄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이 투쟁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사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여전히 우리 하청노조는 열사투쟁을 계속 진행해야만 한다. 열사의 염원은 여전히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며 투쟁의 지침이다. 하청노조는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싸워갈 것이다. 투쟁!


열사의 뜻 이어받아 비정규직 철폐하자!!!
투쟁으로, 투쟁으로, 열사정신 계승하자!!!
부산연구소